'이 병원' 환자 10%는 외국인…"언어장벽 없기 때문이죠"[인터뷰]

기사등록 2026/07/27 06:01:00

최종수정 2026/07/27 06:24:30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외국인 환자 국내 2위…전체 환자 10% 외국인

의료통역사, 외래 진료 동행…진료·검사 등 도와

[서울=뉴시스] 조정래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국제진료위원장(순환기내과 교수·오른쪽)과 모빈 의료전문코디네이터(간호사)가 22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조정래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국제진료위원장(순환기내과 교수·오른쪽)과 모빈 의료전문코디네이터(간호사)가 22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국내에 거주하거나 관광 등으로 한국에  외국인들은 아플 때 병원을 찾아도 언어와 문화적 차이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료 예약부터 검사나 입원, 수술 등 전 과정을 지원해 주는 시스템에 대한 니즈가 정말 많은 편입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에서 외국인 환자를 총괄하고 있는 조정래 국제진료위원장(순환기내과 교수)의 말이다.

27일 한림대강남성심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은 2013년부터 서울시와 함께 국내 의료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다문화 가족이나 결혼이민 여성 등의 외래 진료를 동행하며 접수부터 진료, 검사, 입·퇴원 등 진료를 도와주는 의료통역사(벤토)를 배출하고 있다. 지금까지 배출한 의료통역사는 모두 132명으로 중국어, 베트남어, 몽골어 등 다양하다.

또 올해 초엔 꾸준히 늘고 있는 중국인 환자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간호대학을 졸업한 간호사 출신의 중국인 의료코디네이터도 채용했다. 의료코디네이터는 의료통역사와 달리, 전문 의료지식을 갖추고 있어 좀 더 세밀하게 환자의 상태를 관찰하고 전 과정을 밀착 케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이 국제진료에 힘을 쓰고 있는 것은 늘어나고 있는 중국인의 의료 수요 때문이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은 전국 대학병원 중 세브란스병원에 이어 외국인 환자를 두 번째로 많이 보는 병원에 오르기도 했다.

뉴시스는 최근 K-의료 선봉에 서있는 조정래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국제진료위원장(순환기내과 교수)과 간호사 출신의 중국 국적 모빈 의료코디네이터와 인터뷰를 갖았다.

다음은 조정래 교수, 모빈 의료코디네이터와의 일문일답.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의 외국인 환자 비중은
"(조정래 교수)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이 위치한 영등포구·구로구·금천구·관악구는 서울시에서도 다문화가족이 밀집한 지역으로, 이들 5개 자치구에는 약 17만5000명의 다문화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특히 영등포구의 경우 인구의 약 10%가 외국인이며, 이 가운데 90% 이상이 중국인(동포 포함)이다. 우리 병원은 전체 입원, 외래 환자 가운데 중국인 환자가 12%를 차지하고 있다. "

-'벤토(Vento)' 프로그램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조정래 교수) "벤토는 자원봉사자(Volunteer)와 멘토(Mentor)의 합성어로, 병원을 이용하는 다문화가족과 외국인 주민이 언어 장벽으로 진료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의료통역과 정서적 지원을 제공하는 의료통역사다. 2013년부터 서울시 위탁을 받아 매년 트레이닝을 거쳐 중국어, 베트남아, 태국어, 몽골어 등 약 130여 명의 멘토를 배출했다. 외국인 환자가 내원 시 동행해 진료 편의를 제공하고 통역도 도와준다."

-간호사 출신 전문 의료코디네이터를 채용하게 된 배경은
(조정래 교수) "기존 멘토들은 역량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비의료인이었기 때문에 의학용어 등 정확한 의사 전달에 어려움이 있었다. 늘어나는 중국인 환자에 대응하기 위해 보다 전문적인 의료 지식을 갖춘 인력의 필요성이 컸다."

-한국에서 의료코디네이터를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모빈 의료코디네이터) "한국에서 간호대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의료관광경영을 전공했다. 한국의 의료통역은 피부과나 성형외과 중심인데, 이 분야의 의료 통역 인력은 많다. 하지만 실제 질병의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의료 현장에서는 의료 지식과 전문성을 함께 갖춘 통역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알게됐다. 단순 언어만 전달하는 것이 아닌 의료 지식을 갖추고 질병 치료나 전문 진료가 필요한 외국인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의학적 도움을 주고 싶었다."

- 중국인 환자들이 한국 병원을 이용할 때 주로 어떤 어려움을 겪나

[서울=뉴시스] 조정래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교수에게 스텐트 시술을 받은 중국인 환자의 보호자에게 모빈 의료전문코디네이터가 시술 경과와 치료 과정을 중국어로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조정래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교수에게 스텐트 시술을 받은 중국인 환자의 보호자에게 모빈 의료전문코디네이터가 시술 경과와 치료 과정을 중국어로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제공)
(조정래 교수) "언어 장벽, 의학 용어 통역의 부재로 인한 불안감이다. 중국 의학 용어와 한국 의학 용어 간의 차이가 크다. 환자와 소통을 위해 중국어를 배우게 됐다. 예를 들어 관상동맥질환은 중국어로 '관신빙'(冠心病) 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말하면 바로 이해한다. 환자들은 자신의 진료 과정에 대해 잘 이해할 수록 의료진에 전적으로 신뢰를 하게된다. 의학용어를 이해하고 명확히 전달하는 전담 인력이 필요한 이유다."

(모빈 의료코디네이터) "중국과 달리 한국 대학병원은 진료과가 매우 세분화돼 있어 무슨 과에, 누구에게 예약을 해야 하는 지 어려움을 겪는다. 예를 들어 내분비내과도 갑상선을 보는 의사, 당뇨를 보는 의사, 골다공증을 보는 의사가 다 달라 헛걸음을 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에서는 한 의사가 부재중이면 다른 의사에게 진료를 볼 수 있다."

- 기억에 남는 환자 사례가 있나
(모빈 의료코디네이터) "BTS 광화문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던 40대 홍콩인 여성 환자다. 병원을 찾았을 당시 양쪽 다리에 심한 봉와직염 증상이 있었고, 통증으로 인해 거동도 힘든 상황이었다. 환자와 감염내과 진료에 동반해 증상과 불편감을 의료진에게 전달했고 치료를 받은 뒤 무사히 홍콩으로 돌아갔다."
 
(조정래 교수) "타 병원에서 관상동맥 만성완전폐색(CTO)으로 관상동맥 중재술을 하다 실패했던 한 60대 중국인에게 스텐트 시술로 막힌 혈관을 성공적으로 뚫어준 적이 있다. 막힌 혈관은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 뚫기가 매우 어렵고 성공률도 낮은 고난도 시술인데, 시술자의 많은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제때 뚫지 못하면 생명도 위협할 수 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조정래 교수) "의료 지식을 갖추고 중국인을 전담하는 의료코디네이터는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이 거의 유일한 것으로 안다. 병원 접수부터 진료·예약·사후 관리까지 밀착 케어하는 패스트트랙을 운영하고 있다. 또 중국 길림대학교 제2병원과의 지속적인 학술·인적 교류(MOU)를 통해 교포 사회와도 높은 신뢰도를 쌓아오고 있다."

(모빈 의료코디네이터) "외국인 환자가 보다 편안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외국인들은 언어뿐 아니라 병원 이용 절차에서도 어려움을 느낄 수 있는데, 이러한 부분을 세심하게 안내하고 있다. 또, 다양한 진료과와 전문센터를 갖추고 있어 여러 증상과 질환에 대해 체계적인 진료가 가능하다. 외국인 환자는 본인의 증상이 어느 진료과에 해당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적절한 진료과로 안내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우리 병원이 중국 내 리틀 레드북(중국판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주 거론될 정도다."

-K-의료 관광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 있다면
(조정래 교수) "치료비 할인보다는 규제 완화와 홍보 지원이 핵심이다. 한국 의료는 최신 장비 도입과 높은 기술력으로 '높은 가성비'라는 경쟁력이 있다. 위챗, 리틀 레드북 등 중국 현지 포털과 SNS를 통한 국가 차원의 의료 홍보 시스템 체계화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모빈 의료코디네이터) "비자 문제 개선이 시급하다. 의료 목적으로 방문하는 외국인 환자에 대해 7일간 단기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거나, 상하이·베이징 등 주요 도시부터 단계적으로 무비자 대상을 확대해 준다면 의료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조정래 교수) "중국을 넘어 몽골, 일본 등 다국적 의료코디네이터 인력을 보강하고, 구로디지털단지 인근의 지리적 장점을 활용한 외인 검진 패키지 연계 사업을 추진하려고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이 병원' 환자 10%는 외국인…"언어장벽 없기 때문이죠"[인터뷰]

기사등록 2026/07/27 06:01:00 최초수정 2026/07/27 06:24:30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