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301조로 무역전략 유지…과잉생산 등 추가 관세 가능성

기사등록 2026/07/24 10:56:24

최종수정 2026/07/24 11: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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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제동 뒤 IEEPA→122조→301조로 법적 근거 변경

60개국에 10~12.5% 새 관세…한국에 12.5% 관세 부과

세계 무역질서 재편 기조 유지…스무트-홀리 등 관세 확대도 모색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강제노동 근절을 명분으로 60개 주요 교역국에 10~12.5%의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대법원에서 제동이 걸린 기존 글로벌 관세 체제를 다른 법적 근거를 통해 사실상 되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07.24.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강제노동 근절을 명분으로 60개 주요 교역국에 10~12.5%의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대법원에서 제동이 걸린 기존 글로벌 관세 체제를 다른 법적 근거를 통해 사실상 되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07.24.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강제노동 근절을 명분으로 60개 주요 교역국에 10~12.5%의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대법원에서 제동이 걸린 기존 글로벌 관세 체제를 다른 법적 근거를 통해 사실상 되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잇따른 법적 분쟁과 미국 소비자·기업의 반발에도 관세를 앞세워 세계 무역 질서를 재편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분석이다.

2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관세는 1974년 무역법 301조(Section 301)를 근거로 한다. 이 조항은 외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해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각국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법을 마련하거나 충분히 집행하지 않아 미국 기업들이 불리한 경쟁 여건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60개 교역 상대국을 네 개 유형으로 나눠 10~12.5%의 관세를 적용했다. 한국과 일본, 스위스에는 기존 기본관세와 301조 추가관세를 합산해 최종 관세율이 12.5%가 되도록 했다. 기본관세가 12.5%보다 낮은 품목에는 그 차이만큼 추가관세를 부과하고, 이미 기본관세가 12.5% 이상인 품목에는 추가관세를 매기지 않는 방식이다.

IEEPA에서 122조, 다시 301조로…트럼프의 관세 우회 전략

그러나 외신들은 강제노동 근절을 명분으로 내세운 이번 조치가 사실상 24일 만료되는 임시관세를 대체하고, 대법원 판결 이후 흔들린 글로벌 관세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근거로 이른바 '해방의 날(Liberation Day)' 상호관세를 발표했지만, 연방대법원은 지난 2월 이를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IEEPA는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 시 폭넓은 경제 제재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법인데, 이를 관세 부과 근거로 쓴 것 자체가 법 취지를 벗어난다는 취지였다.

법원은 약 1600억달러 규모의 관세 수입을 환급하라고 명령했고, 트럼프 행정부는 이후 무역법 122조를 활용해 10%의 임시 관세를 유지해 왔다. 122조는 국제수지 문제 대응을 명분으로 최대 150일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하지만 이 역시 지난 5월 연방 국제무역법원에서 요건 미비를 이유로 제동이 걸렸고, 트럼프 행정부는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 기존 10% 관세를 계속 징수해 왔다. 122조 관세의 적용 기한이 24일 만료되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대체할 새로운 법적 근거가 필요해졌다.

이번에 선택한 301조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대중(對中) 관세의 근거로 쓰였고 여러 차례 법원 심사를 거치며 효력을 유지했다. IEEPA나 122조와 달리 조사 절차를 거쳐야 하는 대신, 한 번 발동되면 시한 제한 없이 유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법적으로 더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강제노동은 관세 위한 명분" 비판에…행정부 "무역 전략 그대로"

다만 이번처럼 수십 개 국가를 동시에 대상으로 301조를 적용한 것은 처음이다. 조지타운대 로스쿨의 피터 해럴 전 바이든 행정부 관리는 "301조는 특정 국가가 불공정 무역 관행을 시정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거의 모든 수입품에 영구적인 관세를 부과하는 근거로 재해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제노동을 명분으로 내세운 점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캐나다와 유럽연합(EU) 등은 이미 강제노동 제품 수입을 금지하거나 관련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미국은 집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 이번 관세 대상에 포함했다.

해럴은 "USTR가 강제노동 조사를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명분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이번 조치는 실제로는 강제노동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행정부는 관세 정책 자체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행정부가 사용하는 법적 권한은 바뀌었지만 무역 전략은 변하지 않았다"며 "관세를 활용해 미국 제조업을 되살리고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301조는 시작…추가 관세도 예고

이번 조치에 이어 추가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주요 교역국의 제조업 관행을 겨냥한 여러 조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부는 EU와 15개국의 제조업 분야 불공정 관행을 조사하고 있으며, 중국과 멕시코, EU 등이 글로벌 제조업 과잉생산을 초래하고 있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수주에서 수개월 안에 추가 관세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301조 이외의 법적 수단도 동원되고 있다. 백악관은 이번 주 초 1930년 스무트-홀리 관세법의 전례 없이 활용된 조항을 근거로 다음 달부터 일부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법적 근거를 달리하며 관세 확대 방안을 계속 모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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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301조로 무역전략 유지…과잉생산 등 추가 관세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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