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공급 4분의 1 위협
비축유는 수십 년 만에 최저
러 정유시설 타격에 디젤 공급난 심화
![[서울=뉴시스] 2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이번 주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유조선 운항을 차단했다. 2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2026.07.23.](https://img1.newsis.com/2026/07/22/NISI20260722_0021373061_web.jpg?rnd=20260722102618)
[서울=뉴시스] 2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이번 주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유조선 운항을 차단했다. 2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2026.07.23.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세계 에너지 공급망이 페르시아만, 홍해, 흑해에서 동시에 위협받고 있다. 전 세계 원유 비축량도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공급 충격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이번 주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유조선 운항을 차단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의 최대 수출 통로가 된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전쟁 이전 전 세계 해상 원유 운송량의 약 12%를 담당했다.
흑해에서도 공급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원유 수출의 약 3분의 1을 처리하는 노보로시스크 항 인근을 집중 공격해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산 원유를 흑해로 운송하는 송유관 가동을 중단시켰다.
호르무즈 해협, 바브엘만데브 해협, 흑해 등 세 개의 핵심 해상 병목지점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4분의 1이 위협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에너지 시장의 대응 여력도 크게 약화됐다. 미국의 상업용 재고와 전략비축유(SPR)를 포함한 원유 재고는 17일 기준 한 주 동안 300만 배럴 감소해 레이건 행정부 시절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정부 비축유도 지난달 4400만 배럴 줄어 1990년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이날 배럴당 95달러를 넘어 미국과 이란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 전인 6월 1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유보다 더 위험한 '정제유 쇼크'…디젤 공급망 흔들린다
EA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러시아의 원유 정제량은 이번 달 하루 평균 400만 배럴에도 못 미쳐 20여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러시아는 지난 8일부터 이달 말까지 디젤 수출을 전면 중단했으며, 휘발유와 항공유 수출 제한도 유지하고 있다.
우드맥킨지의 이사벨 길크스는 "러시아 정제 능력의 3분의 1 이상이 가동을 멈췄고 디젤 수출도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며 "제재로 부품과 기술자 확보가 어려워 복구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정제유 공급난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원유는 일부 우회 수출이 가능하지만 디젤과 항공유 등 정제유는 대체 운송 경로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정제시설 가동이 충분하지 않아 원유를 제품으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다"며 "원유 가격 상승은 제한되는 반면 정제유 시장은 극심한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해 항로가 막히면서 운송 비용도 급등하고 있다. 사우디 원유를 아시아로 운송하려면 수에즈운하와 희망봉을 우회해야 해 항해 기간이 10~15일 늘어나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은 만재 상태로 수에즈운하를 통과할 수 없어 운송 효율도 떨어진다.
후티 반군 정치국의 히잠 알 아사드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지중해를 이용한 우회 수송은 어리석은 행동"이라며 "필요하다면 사우디 원유 생산시설까지 공격해 공급 자체를 차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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