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청사·군공항·의대 등 내부 갈등 속 정부 공모 밀릴까 우려
컨트롤타워·속도전 부재… "허브 대신 '실증' 거점" 대안론도

FILE - The symbol of the United Nations is displayed on the main gate outside UN headquarters, Feb. 24, 2022, in New York. The United States is spearheading the first United Nations resolution on artificial intelligence, aimed at ensuring the new technology is “safe, secure and trustworthy” and that all countries, especially those in the developing world, have equal access. The draft General Assembly resolution aims to close the digital divide between countries and make sure they are all at the table in discussions on AI. (AP Photo/John Minchillo, file)
[전남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국제연합(UN) 산하 기구 인공지능(AI) 기능을 통합한 'UN 글로벌 AI 허브' 유치전에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뛰어든 가운데 반도체 주도권과 함께 탁월한 인프라를 갖춘 전남광주특별시는 상대적으로 소극적 자세를 보여 속도감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디지털 기술 강국을 넘어 글로벌 AI 종주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프로젝트임에도 주청사와 군 공항 이전, 전남 의대 문제 등 '안방 갈등'에 발목이 잡혀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3월, 국제노동기구(ILO)·세계보건기구(WHO)·세계식량계획(WFP) 등 UN 산하 6개 기구와 협력 의향서를 체결, 글로벌 AI 허브 국내 유치를 공식화한 데 이어 5월에는 추가로 유엔환경계획(UNEP)·유엔아동기금(UNICEF)·유엔난민기구(UNHCR)까지 총 9개 국제기구, 세계은행(WB)·아시아개발은행(ADB) 등 5개 다자개발은행(MDB)과 함께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UN AI 허브는 기존의 단일 국제기구와 달리 기술·산업·정책·규범이 동시 작동하는 복합 다자 협력 플랫폼으로, 연간 100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글로벌 AI 전환(AX) 시장의 주도권과 새로운 무역장벽이 될 'AI 운영 증빙 표준'을 선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간 최대 6조5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3만2000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보고서도 나온 상태다.
담당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관련 TF를 꾸려 유치공모에 착수했고, 내년 상반기 허브 가동을 목표로 올 하반기 중 입지 선정을 위한 유치공모에 나설 예정이다. 운영 모델과 재원 설계를 위한 연구용역도 발주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가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UN AI 허브 유치지원 TF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03.10. mangust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10/NISI20260310_0021202790_web.jpg?rnd=20260310135005)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가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UN AI 허브 유치지원 TF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03.10. [email protected]
정부 공모를 앞두고 지자체 간 사활을 건 유치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전남광주를 비롯해 부산, 인천, 경기, 경북, 제주 등 광역 지자체들이 유치전에 뛰어들었거나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수조 원 대 경제효과를 노리고 전담 TF까지 꾸렸다. 단체장이 직접 외교전에 나서는 지자체도 여러 곳이다.
반면 전남광주는 국내 유일의 AI 중심도시라는 독보적인 상징성과 함께 탁월한 공공 인프라를 갖춘 데다 5·18정신을 바탕으로 인류가 당면한 AI의 민주적 통제와 윤리 규범을 논할 최적지라는 강점을 지녔지만 유치전엔 뜨뜻미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통합시 출범 이후 불거진 주청사 갈등과 19년째 난항을 겪다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으로 급물살을 탔으나 여전히 불씨가 남은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 전남 국립 의대 신설을 둘러싼 동·서부권 갈등 등 내부 소모전이 행정력을 분산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합시 주요 관련 부서의 올해 업무 계획에도 UN AI 허브 유치에 대한 언급은 전무한 실정이다. AX실증밸리 조성과 국가 제1호 AI집적단지 지정, 국가 NPU 전용 컴퓨팅센터 설립, 국가 AI 데이터센터 고도화, AI 영재학교 설립 등은 과제로 제시됐으나 반도체 클러스터와 AI를 연계한 청사진은 미흡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기구 프로젝트를 구축하는 것은 고도의 정밀함과 속도가 생명"이라며 "내부 갈등으로 타이밍을 놓치면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UN AI 허브 유치는 반도체 신화 이후 대한민국 경제 외교의 지형을 바꿀 흔치 않은 기회"라며 현안 갈등과 유치 전략을 분리하고, 지자체장과 국회의원들이 참여하는 컨트롤타워를 가동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과기부의 유치 공모 계획이 아직 명확하게 나오지 않아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 중"이라며 "전남광주가 지닌 여러 강점을 최대한 살려 유기적으로 대응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차선책에 무게중심을 두는 의견도 있다.
IT 전문가인 더불어민주당 임문영 의원은 "부담금과 UN 요구 조건 등을 고려할 때 허브 자체를 유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면 허브 대신 '실증' 부문 유치에 집중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임 의원은 지난 5월 민형배 특별시장과 공동 정책발표를 통해 "정부에 가상형 초광역 AI 캠퍼스(VAC) 모델을 제안하고, 광주와 전남이 UN AI 허브의 핵심 거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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