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야 할 세포만 죽는다" UNIST·IBS, 암 정복 새 단서

기사등록 2026/07/15 09: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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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된 유전자 유전 막는 메커니즘 확인

[울산=뉴시스] 생식세포 전반에 켜진 '죽음 신호'와 실제 사멸 세포 관찰 결과 (사진=UNIST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생식세포 전반에 켜진 '죽음 신호'와 실제 사멸 세포 관찰 결과 (사진=UNIST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세포가 스스로 사멸하는 '세포 예정사'의 작동 규칙이 세포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새로 규명했다. 고장난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발생하는 암 등 다양한 질환의 발생 원인을 이해하고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전망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의과학대학원 안톤 가트너 교수팀은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과 공동으로 예쁜꼬마선충(C. elegans)의 배아 체세포와 성체 생식세포에서 세포 예정사를 결정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세포 예정사는 발생 과정에서 불필요한 세포를 없애고, 손상된 세포를 안전하게 제거하는 인체의 필수적인 방어 기전이다. 이 기능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손가락 사이 세포들이 제거되지 못해 손가락이 붙은 채 태어나거나, 손상된 세포가 무한 증식해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배아 체세포는 죽어야 할 세포에서만 사멸 시작 신호가 켜지는 단순한 방식을 따랐다. 반면 성체 생식세포에서는 DNA 손상을 감지해 신호를 켜는 단계와 실제 죽음을 실행하는 단계가 엄격히 분리된 ‘이중 조절’ 시스템이 작동했다.

실제로 연구진이 방사선을 쪼여 DNA를 손상시키자, 생식세포 전반에서 세포 사멸을 시작하는 유전자(egl-1)가 활성화됐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사멸한 것은 난자로 자라기 전 염색체를 점검하는 특정 단계(후기 파키텐 단계)에 있는 일부 생식세포뿐이었다.
[울산=뉴시스] 사진 왼쪽부터 안톤 가트너 UNIST 교수, 나딘 메마르 IBS 선임연구원, 스테판 롤랑 UNIST 연구부교수, 고쿨 코파쿠마르 UNIST 연구원(제1저자), 아프로자 아만 UNIST 연구원 2026.07.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사진 왼쪽부터 안톤 가트너 UNIST 교수, 나딘 메마르 IBS 선임연구원, 스테판 롤랑 UNIST 연구부교수, 고쿨 코파쿠마르 UNIST 연구원(제1저자), 아프로자 아만 UNIST 연구원 2026.07.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진은 이를 번식에 필수적인 생식세포를 한꺼번에 잃는 것을 막으면서도, 심하게 손상된 유전정보가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안전장치'라고 해석했다. 손상 신호에 따라 전체가 죽을 준비를 하되, 일정한 발달 단계와 추가 조건을 충족한 세포에서만 선별적으로 죽음을 실행한다는 것이다.

이번 성과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세포 예정사 유전자 4종과 관련 단백질에 형광 표지자를 달아 관찰하는 방식으로 도출됐다. 실험에 쓰인 예쁜꼬마선충은 몸이 투명하고 전체 체세포 수가 959개에 불과하며, 발생 과정에서 사멸하는 131개 세포의 운명이 완벽히 밝혀져 있어 세포 사멸 추적에 최적화된 모델 동물이다.

관찰 결과 CED-4, CED-3 등 세포 사멸 조절 단백질의 세포 내 위치가 조직과 발달 단계에 따라 달라지는 현상도 확인됐다. 이는 세포 사멸이 단순히 유전자 스위치를 켜고 끄는 것을 넘어, 단백질의 유기적인 위치 변화까지 맞물리는 고도화된 조절 과정임을 시사한다.

공동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의 세포 예정사 주요 유전자와 유사한 계열이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에도 보존돼 있는 만큼, 향후 암처럼 세포 예정사 조절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을 이해하는 데 기초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만든 형광 관찰 도구는 세포가 어떤 조건에서 죽고 살아남는지를 모델 동물의 생체 안에서 밝히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IBS)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세포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데스 앤 디퍼런시에이션(Cell Death & Differentiation)'에 지난달 10일 온라인 공개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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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야 할 세포만 죽는다" UNIST·IBS, 암 정복 새 단서

기사등록 2026/07/15 09:14:4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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