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끝에 '~노', 과제물에 '운지'…혐오 표현에 노출된 교사들

기사등록 2026/07/07 12:31:51

최종수정 2026/07/07 1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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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7월 2일~6일 초중고 교사·학생 조사

교사 53% "수업 중에도 혐오·역사왜곡 경험"

교사 70% "정치 중립성 의무 문제될까 우려"

정치기본권 보장·온라인 혐오정보 규제 등 촉구

[서울=뉴시스] 7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이달 2일부터 6일까지 전국 초중고 교사 1109명·청소년(초등학교 6학년~고등학교 3학년) 1636명을 조사한 결과 교사의 89.3%는 '최근 1년간 학생들의 발언·과제물·발표 등에서 혐오·차별·역사 왜곡 표현을 접했다'고 응답했다. 직접 목격했다는 교사는 73.9%, 전해 들었다는 교사는 15.4%였다. (사진=전교조 제공) 2026.07.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7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이달 2일부터 6일까지 전국 초중고 교사 1109명·청소년(초등학교 6학년~고등학교 3학년) 1636명을 조사한 결과 교사의 89.3%는 '최근 1년간 학생들의 발언·과제물·발표 등에서 혐오·차별·역사 왜곡 표현을 접했다'고 응답했다. 직접 목격했다는 교사는 73.9%, 전해 들었다는 교사는 15.4%였다. (사진=전교조 제공) 2026.07.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최근 배재고등학교가 전국 고교 야구대회 도중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응원 구호를 외쳐 논란을 빚은 가운데, 교사 10명 중 9명은 교실에서 혐오 표현을 접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이 혐오·차별·역사 왜곡 표현을 주로 온라인에서 접하고 있고 교사는 정치 중립성 의무 위반과 민원 우려로 교육하기 어려운 만큼, 교원의 정치기본권 보장과 온라인 혐오·허위정보 규제 법제화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달 2일부터 6일까지 전국 초중고 교사 1109명·청소년(초등학교 6학년~고등학교 3학년) 1636명을 조사한 결과 교사의 89.3%는 '최근 1년간 학생들의 발언·과제물·발표 등에서 혐오·차별·역사 왜곡 표현을 접했다'고 응답했다고 7일 밝혔다. 직접 목격했다는 교사는 73.9%, 전해 들었다는 교사는 15.4%였다.

특히 중학교 교사의 직접 목격 비율이 타 학교급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았다. 중학교 교사 81.7%는 학생의 혐오·차별·역사 왜곡·민주주의 부정 표현을 직접 경험했다고 답했고 초등교사는 68.4%, 고교교사는 68.5%가 이를 직접 목격했다고 밝혔다.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또래문화로 집단적으로 혐오·차별·역사 왜곡 표현이 이뤄지고 있는 현장은 중학교"라고 설명했다.

정치인 죽음·약자로 향하는 '혐오·차별'…교사 53% "수업 중에도 경험"

학생들의 조롱은 주로 노무현 전 대통령 등 정치인의 죽음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로 이어졌다. 최근 1년간 '정치인 또는 역사적 인물의 죽음·비극을 조롱하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접한 교사는 58.2%,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등에 대한 혐오·차별 표현'을 지속적으로 경험한 교사는 57.0%에 달했다

박 위원장은 "학생들이 말끝마다 '~노'라는 말을 붙이거나 운지, 부엉이바위 등의 이야기들을 각종 과제물과 자신들의 언어 속에서 다 표현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는데 아마 일간베스트(극우 커뮤니티) 사이트나 이명박 정부 때부터 사이버 공간을 자신들의 혐오적 인식들, 이념을 전달하기 위한 공간으로 활용해 왔던 것이 쌓이고 쌓여서 이렇게까지 온 것이라고 보여진다"고 했다.

이외에도 '세대, 직업, 계층 등에 대한 비하 표현'(50.3%), '역사적 사건을 왜곡하거나 희화화하는 표현'(45.4%), '정치·사회적 가짜뉴스나 음모론의 공유'(45.2%),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낙인찍는 표현'(43.1%), '특정 지역에 대한 비하·조롱 표현'(40.0%)을 반복적으로 경험했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교사들은 이 같은 표현을 주로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마주치지만, 수업 중이나 과제물에서도 관찰됐다. 교사의 77.3%는 '쉬는 시간·점심시간 등 학생 간 대화'를 통해 접했다고 답했고, 52.6%는 '수업 중 발언'을 통해 경험했다고 했다. '과제물 또는 발표 자료'에서 접했다는 응답도 20.8%에 달했다.

학생들 사이 혐오·역사 왜곡·차별 표현이 팽배함에도 이를 수업이나 생활지도 과정에서 실제로 다뤘다는 교사는 각각 51.0%, 56.2%에 그쳤다.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지도에 어려움을 느끼고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는 교사도 늘었다. '수업이나 생활지도 과정에서 다뤄야 할 필요성을 느꼈으나 여건상 어려웠다'는 응답은 초등학교 교사 13.6%, 중학교 교사 19.3%, 고등학교 교사 22.9%로 나타났다. 반면 '생활지도 과정에서 실제로 다룬 적이 있다'는 응답은 초등학교 교사 68.5%, 중학교 교사 58.1%, 고등학교 43.6%로 갈수록 낮아졌다.

교사가 혐오·차별·역사 왜곡 표현을 사용한 학생을 지도할 때 학생들은 대개 장난이라고 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난이라고 반응했다'는 교사 응답은 56.0%, '애들이 써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는 응답은 55.5%였으며, 11.8%는 '학생이 표현의 자유라며 반발'했다고, 15.5%는 '교사를 정치 편향으로 문제 삼았다'고 답했다. '몰랐다고 인정하고 수긍했다'는 응답은 초등학교 41.0%, 중학교 31.1%, 고등학교 21.5%로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낮아졌다. '학생 스스로 자료를 찾아보거나 사과·성찰로 이어졌다'는 응답은 1.8%에 불과했다.
[서울=뉴시스] 7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이달 2일부터 6일까지 전국 초중고 교사 1109명·청소년(초등학교 6학년~고등학교 3학년) 1636명을 조사한 결과 교사의 89.3%는 '최근 1년간 학생들의 발언·과제물·발표 등에서 혐오·차별·역사 왜곡 표현을 접했다'고 응답했다. 직접 목격했다는 교사는 73.9%, 전해 들었다는 교사는 15.4%였다. (사진=전교조 제공) 2026.07.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7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이달 2일부터 6일까지 전국 초중고 교사 1109명·청소년(초등학교 6학년~고등학교 3학년) 1636명을 조사한 결과 교사의 89.3%는 '최근 1년간 학생들의 발언·과제물·발표 등에서 혐오·차별·역사 왜곡 표현을 접했다'고 응답했다. 직접 목격했다는 교사는 73.9%, 전해 들었다는 교사는 15.4%였다. (사진=전교조 제공) 2026.07.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전교조 "정치기본권 보장하고 온라인 혐오·허위정보 규제 법제화해야"

전교조는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에 대한 우려, 학부모 민원 등이 교육적 지도를 가로막는다고 주장했다. 설문 결과 '정치적 중립 위반으로 문제 삼을까 우려된다'는 교사 응답이 69.9%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학부모 민원이나 외부 공격이 우려된다'(60.1%), '학생들이 온라인 문화의 영향으로 쉽게 반발한다'(47.0%), '학교 관리자나 교육청의 보호를 기대하기 어렵다'(45.4%)가 뒤를 이었다.

박 위원장은 "교육 현장의 가장 큰 문제는 악성민원으로부터 전혀 보호받지 못하는 교사들의 위태로운 교육 활동, 그리고 교사들에게 가해지는 왜곡된 정치적 중립성의 강요"라며 "이것이야말로 혐오를 방치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자 당장 해결해야 될 위기"라고 강조했다.

6·3 지방선거로 미뤄졌던 교사의 정치기본권 보장 논의도 다시 활성화해 올해 안에 관철하겠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올해는 반드시 교사들의 정시 기본권을 보장하는 입법이 돼야 된다고 보고 있다"며 "민주당 태스크포스(TF)가 지방선거 때문에 잠시 멈춰 있었는데 다시 가동이 돼야 한다"고 했다.

학생들은 주로 온라인 공간에서 혐오·차별·역사 왜곡을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유튜브(53.1%), 인스타그램(51.6%), 틱톡(33.6%)에서 혐오 콘텐츠를 접했고, 학교 친구들과의 대화(19.9%), 게임채팅(13.7%), 온라인 커뮤니티(11.6%)가 뒤를 이었다.

이에 전교조는 온라인 혐오·허위정보 규제를 법제화해 플랫폼의 혐오·극단주의 콘텐츠 추천 책임을 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수영 전교조 참교육실장은 "온라인상에서 짧은 시간에 수천만명에게 광범위하게 유포되는데 이를 팩트체크하고 바로잡기 위해서는 수십만배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오늘부터 정보통신망법이 시행되지만 조롱·혐오 알고리즘 규제는 포함돼 있지 않다. 해외는 채널을 정지시키고 수익 창출을 금지하거나 알고리즘을 조정하게 하는 것도 온라인 플랫폼의 책임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우리 사회에서도 진지하게 검토하고 적용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도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될 것은 교실을 오염시키고 있는 혐오와 차별, 역사 왜곡 표현들은 결코 학교 안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며 "학생들이 어디에선가 묻어와서 학교 안에서, 또래 문화에서 퍼지고 있다. 교육부가 혼자서 다 책임질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국무회의 때 이 이야기를 부처들이 같이 다뤄 기업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혐오·차별·조롱 표현을 접한 학생 절반 이상은 불쾌함을 느꼈지만, 친구와의 관계 등을 의식해 그냥 넘긴 것으로 관찰됐다. 관련 표현을 접한 학생들의 50.9%는 '불쾌했다'고 답했고, 38.5%는 '누군가 상처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별생각 없이 넘겼다'는 응답도 36.5%에 달했다.

친구가 혐오·차별·조롱 표현을 쓸 때 '하지 말라고 대응했다'는 응답은 38.3%에 그쳤다. 학생 43.4%는 '불편하지만 그냥 넘어간다'고 답했고, 15.2%는 '무슨 뜻인지 몰라 반응하지 못했다'고, 14.9%는 '같이 웃거나 장난으로 넘겼다'고 답했다. 문제적 표현을 접해도 '친구들이 예민하다고 할까 봐'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학생은 35.9%에 달했다. 

진 실장은 "또래 관계 안에서 이를 제지하거나 멈추게 하는 일이 쉽지 않다"며 "분위기나 관계를 깨지 않으면서도 문제를 제기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구체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교육 당국이 역사·민주시민교육 강화 방침을 내놨지만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박 위원장은 "현장의 본질을 외면한 채 그저 역사 교육 몇 시간 강화하는 식으로 생색만 내는 대책은 교사들이 단호히 거부한다. 이는 전형적인  언발에 오줌 누기식의 임시방편일 뿐이며, 오히려 현장 의사들의 거센 반발과 피로감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했다.

진 실장은 "이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역사교육이나 민주시민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선언적으로만 이야기하는데 현장에서는 교육부가 이야기하는 민주시민교육의 실효성이 없다"고 응답하고 있다"며 "헌법재판소와의 업무협약(MOU),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의 MOU 등을 통해 교육하는데 교사들에게 어떤 내용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제시하지 않고 교사들의 교육활동을 보호를 해주지 않은 채 이를 다 외주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교사들과 학생들이 뭘 필요하는지를 좀 듣고 그것으로부터 교사들을 지원하고 보호하고 가르칠 수 있게 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전교조는 ▲학교생활규정 내 조치 근거 명시 및 공동대응 체계 구축 ▲교사 정치기본권 보장 및 쟁점교육 보호 제도 마련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및 온라인 혐오·허위정보 규제 법제화 ▲정치권·언론·고위공직자의 혐오·차별·역사왜곡 표현에 대한 책임 강화와 처벌 및 제재 규정 마련 ▲민주시민·인권·역사교육 강화 및 미디어 리터러시 결합 ▲학교급별·성별 맞춤 교육 운영 ▲매뉴얼 보급, 교원 연수 및 공동 수업 모델·자료 개발 등을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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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끝에 '~노', 과제물에 '운지'…혐오 표현에 노출된 교사들

기사등록 2026/07/07 12:31:51 최초수정 2026/07/07 1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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