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두테르테 부통령 탄핵심판 시작…마르코스 가문과 정치 혈투

기사등록 2026/07/06 17:59:33

예산 유용·뇌물 수수·마르코스 Jr. 대통령 부부 암살 위협 발언 등 혐의

친 두테르테 의원 잇따라 체포…상원 24명 중 16명 찬성해야 가결

2022년 정·부통령 러닝 메이트에서 극한의 정치적 갈등으로

[마닐라(필리핀)=AP/뉴시스]사라 두테르테 필리핀 부통령이 지난해 2월 7일 마닐라에서 기자회견 중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필리핀 대법원은 지난해 7월 25일 두테르테 부통령에 대한 탄핵이 절차상의 문제로 헌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2026.07.06.
[마닐라(필리핀)=AP/뉴시스]사라 두테르테 필리핀 부통령이 지난해 2월 7일 마닐라에서 기자회견 중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필리핀 대법원은 지난해 7월 25일 두테르테 부통령에 대한 탄핵이 절차상의 문제로 헌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2026.07.06.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필리핀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48)에 대한 탄핵 심판이 6일(현지 시각) 시작돼 대통령과 부통령간, 두테르테 가문과 마르코스 가문간의 정치적 갈등이 다시 시작됐다.

5월 하원 이어 상원 탄핵 심판 시작 

 
하원은 5월 11일 찬성 255명, 반대 26명, 기권 6명이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두테르테 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가결 처리했다

주요 혐의는 예산 유용과 뇌물 수수 의혹,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부부에 대한 암살 위협 발언 등이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2024년 11월 자신의 신변에 이상이 생길 경우 대통령 부부를 암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공언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지난해에도 하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됐으나 대법원이 지난해 7월 절차상의 문제로 헌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하면서 고비를 넘겼으나 올해 다시 하원에서 통과됐다.

필리핀은 상원 의원 24명 중 3분의 2인 16명이 찬성하면 탄핵안이 통과된다. AP 통신이 입수한 재판 계획서에 따르면 재판은 92일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두테르테 부통령에 대해 탄핵 결정이 나오는 경우 2028년 중반 치러질 대선 출마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5월 여론조사에 따르면 두테르테 부통령은 차기 대선에서 선두 주자로 응답자의 51%가 그녀에게 투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테르테 부통령의 부친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다. 로드리코 두테르테는 지난해 국제형사재판소(ICC)의 명령으로 체포됐으며 11월 30일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마약 단속 과정에서 수천 명의 가난한 용의자들이 사망한 사건에서 초법적 반인권 행위가 자행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의 아버지는 20년 넘게 장기 집권하며 폭정을 일삼다 1986년 시민 봉기로 축출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다. 그의 어머니 이멜다는 구두 3000켤레로 대표되는 호화생활로 비판을 받았다.

탄핵 심판, 정치적 갈등 속 정국 불안 요소

필리핀의 두 명문 정치 가문인 두테르테와 마르코스 집안은 2022년 5월 대선에서 손잡고 압도적인 승리를 이뤘다.

하지만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이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ICC 체포를 도우면서 정치적으로 결별한 데 이어 대통령과 부통령이 탄핵을 놓고 극한 투쟁을 벌이는 형국이다. 

마르코스 대통령이 두테르테 부통령의 탄핵을 밀어붙이는 배경에는 2028년 대선에서 두테르테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정치적 보복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탄핵 심판이 시작된 6일 마닐라의 상원 주변에는 진압 경찰 등 6000명 이상의 경찰관이 배치됐다. 약 400명의 반두테르테 시위대는 “사라를 지금 당장 유죄 판결하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두테르테 부통령은 이날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변호인단이 대신 참석했다.

마르코스 주니어와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미중 관계에서 대조적인 외교 정책을 나타냈다.

마르코스는 미국과의 국방 협력을 확대하고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서 점점 더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중국에 맞서고 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계 단절을 위협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는 재임 기간 남중국해 분쟁 해역에서 중국이 강력한 물대포를 사용하는 등 필리핀 군대와 어부들을 공격한 것을 비난하지 않아 비판을 받기도 했다.

탄핵 재판 앞두고 친 두테르테 상원의원 잇따라 비리 혐의 체포

상원의 탄핵 심판이 시작되기 전 친 두테르테 부통령측 상원의원들이 잇따라 체포되는 일이 발생해 탄핵 심판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두테르테 일가를 지지하는 징고이 에스트라다 상원의원은 지난달 홍수 방지 사업 뇌물 스캔들과 관련하여 5억 7300만 페소(약 142억 7000만원) 이상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1일 체포되었습니다.

두테르테 부통령 지지의 또 다른 상원의원 로단테 마르콜레타는 7500만 페소(약 18억 6000만원)의 선거 자금을 받고도 자산 신고서에 이를 기재하지 않은 혐의로 역시 보석이 불가능한 횡령 혐의로 6일 체포됐다.
 
로널드 델라 로사 상원의원은 ICC가 두테르테 정권 시절 발생한 살인 사건의 공범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상원 건물로 피신해 있다가 잠적했다.

델라 로사는 두테르테 대통령 재임 시절 경찰청장을 역임했으며 마약 단속 정책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6일 시작된 상원의 탄핵 심판에는 24명 중 21명 만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 검사인 제르빌 징키 루이스트로 하원의원은 실제로 참석한 상원의원만으로 탄핵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6일 마닐라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WR 누메로의 클리브 아르구엘레스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탄핵 재판에서 유죄를 입증할 만한 수치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죄 판결을 받기까지 매우 어려운 길이라는 것은 꽤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필리핀 두테르테 부통령 탄핵심판 시작…마르코스 가문과 정치 혈투

기사등록 2026/07/06 17:59:33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