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불통의 축구협회…월드컵 실패는 '예견된 참사'[한국축구 개혁①]

기사등록 2026/07/04 08:00:00

감독 선임 공정성 논란…클린스만 실패 홍명보 때도 반복해

홍명보호 출범부터 팬들 야유…월드컵 준비 과정도 '삐걱'

정몽규 회장 독단과 절차 무시…협회 악수가 월드컵 실패로

2014년 실패 후 2022년 16강 올랐으나…또다시 뒷걸음질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홍명보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축구대표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32강 토너먼트에 떨어졌다. 감독 선임 과정부터 대표팀 운영, 리더십 등 한국 축구를 둘러싼 여러 문제가 한꺼번에 드러난 결과라는 평을 들으며 홍명보 감독 뿐 아니라 대한축구협회도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사진은 28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모습. 2026.06.28.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홍명보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축구대표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32강 토너먼트에 떨어졌다. 감독 선임 과정부터 대표팀 운영, 리더십 등 한국 축구를 둘러싼 여러 문제가 한꺼번에 드러난 결과라는 평을 들으며 홍명보 감독 뿐 아니라 대한축구협회도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사진은 28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모습. 2026.06.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안경남 기자 = 무능과 불통의 아이콘이 된 대한축구협회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성적은 '예견된 참사'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한 한국 축구대표팀은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에서 1승 2패, 조 3위라는 최악의 성적표로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체코와 1차전에서 2-1 역전승한 뒤 개최국 멕시코와 2차전에서 0-1 석패한 한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마지막 3차전에서 0-1 충격패했다.

결과를 떠나 내용에서도 기대에 크게 못 미친 터라 축구 팬들의 불만은 폭발했다.

사실 홍명보호는 2024년 7월 출범 전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다.

홍명보 감독 선임은 불공정 논란으로 얼룩졌고,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의 감사와 징계 요구, 이에 대한 대한축구협회의 행정 소송 제기 등이 이어지면서 그야말로 혼돈의 시간을 보냈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을 일방적으로 임명했다며 시민단체로부터 강요,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 당하자 서울 종로경찰서가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사건을 배당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13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튀니지의 경기에서 클린스만 감독과 대화하고 있는 정몽규 회장. 2024.02.19.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을 일방적으로 임명했다며 시민단체로부터 강요,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 당하자 서울 종로경찰서가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사건을 배당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13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튀니지의 경기에서 클린스만 감독과 대화하고 있는 정몽규 회장. 2024.02.19. [email protected]
한국 축구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때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로 원정 사상 두 번째 16강에 들며 희망을 봤다.

그러나 4년 넘게 대표팀을 이끌어온 벤투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한 축구협회는 제대로 된 검증 없이 후임자 물색에 나섰고, 한국 축구 사상 최악의 감독으로 불려도 이상하지 않을 위르겐 클린스만과 홍명보 감독 선임이란 결과를 낳았다.

문체부 감사에 따르면 2023년 2월 클린스만 감독 선임은 사실상 정몽규 협회장의 독단적인 선택으로 결정됐다.

대표팀 감독 선임을 주도하고 자문하는 기구인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제대로 꾸려지기도 전에 감독 후보군이 추려졌고, 최종 후보자 2명 대한 최종 면접을 정 회장이 진행했다.

정 회장은 절차에 따른 선임이라고 주장했으나,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부족했다.

[인천공항=뉴시스] 김근수 기자 = 홍명보 신임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15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외국인 국가대표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차 출국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7.15. ks@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김근수 기자 = 홍명보 신임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15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외국인 국가대표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차 출국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7.15. [email protected]
독일 출신의 스타플레이어였던 클린스만 감독은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독일을 3위로 이끌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이후 지도자 커리어는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았고, 한국 대표팀을 맡기 전에는 현장 공백도 길었다.

여기에 지도자로서 제대로 된 전술적인 역량을 갖추지 못했단 비판도 따랐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재택근무 논란을 시작으로 전술 부재와 선수단 관리 능력 부실까지 드러내며 한국 축구를 수렁에 빠트렸다.

벤투호 시절 확실했던 전술 색깔은 사라졌고, 손흥민(LAFC)과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의 개인 능력에 의존한 '해줘 축구'만 남았다.

[과달루페(멕시코)=뉴시스] 전신 기자 = 24일(현지 시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과달루페의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홍명보 감독이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2026.06.25. photo1006@newsis.com
[과달루페(멕시코)=뉴시스] 전신 기자 = 24일(현지 시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과달루페의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홍명보 감독이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2026.06.25. [email protected]
결국 클린스만 감독은 2024년 2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에서 요르단에 0-2 충격패를 당한 뒤 비판 여론을 견디지 못하고 해임됐다.

이 과정에서 협회는 계약 기간이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였던 클린스만 감독의 잔여 연봉까지 지급해야 했는데, 이는 무려 70억원에 달했다.

클린스만 사태에도 협회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문체부 감사에 따르면, 후임 사령탑 선임에 나선 협회는 당시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홍명보 감독을 1순위로 추천했으나, 정몽규 회장이 외국인 후보자도 만나보라고 개입하면서 또 흔들렸다.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되자 정 위원장은 돌연 사임했고, 이후 권한이 없던 이임생 당시 기술총괄이사가 감독 선임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홍명보 감독 선임을 강행했다.

[사포판(멕시코)=뉴시스] 김명년 기자 =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5일(현지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에 위치한 베이스캠프 훈련장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회복 훈련 전 기자회견하고 있다. 대표팀은 전날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0-1으로 패배했다. 2026.06.26. kmn@newsis.com
[사포판(멕시코)=뉴시스] 김명년 기자 =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5일(현지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에 위치한 베이스캠프 훈련장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회복 훈련 전 기자회견하고 있다. 대표팀은 전날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0-1으로 패배했다. 2026.06.26. [email protected]
전강위원으로 함께했던 전 국가대표 출신 박주호조차도 홍 감독 선임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랄 정도였다.

2014년 브라질 대회 때 처음 월드컵에 나섰던 홍 감독은 당시 조별리그에서 1무 2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탈락한 뒤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후 행정가로 변신했다가 K리그1 울산 HD 사령탑으로 현장에 복귀해 2연패를 이끌며 재기했다.

그러나 선임 과정에서 불공정 논란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홍 감독은 팬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본인은 한국 축구를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지만, 수십억 원에 달하는 고액 연봉을 봉사로 받아들이는 팬은 거의 없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0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 10월 A매치 친선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에 앞서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2025.10.10.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0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 10월 A매치 친선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에 앞서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2025.10.10. [email protected]
글로벌 급여 분석업체 샐러리리스크에 따르면 홍 감독의 연봉은 216만 유로(약 38억원)로 추정됐고, 이는 북중미 월드컵에 나선 48개국 감독 중 16위에 해당했다. 이는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약 14억원)의 두 배가 넘은 액수다.

한국의 대회 최종 성적이 34위였던 걸 고려하면 더 씁쓸하다.

응원 대신 야유로 시작한 홍명보호의 준비 과정도 좋았을 리 없다.

월드컵 예선을 비교적 순조롭게 통과했지만,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오락가락한 경기력과 전술보단 선수 개인에 의존한 경기력 탓이다.

여기에 본선을 앞두고는 갑자기 스리백 전술로의 전환을 예고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2026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참담한 성적을 거두자 문화체육관광부도 정부 차원의 쇄신 방침을 밝혔으며 정치권에서도 대한축구협회 운영 전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국회 차원의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사진은 29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모습. 2026.06.29.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2026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참담한 성적을 거두자 문화체육관광부도 정부 차원의 쇄신 방침을 밝혔으며 정치권에서도 대한축구협회 운영 전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국회 차원의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사진은 29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모습. 2026.06.29. [email protected]
선수들에게 맞지 않은 옷을 억지로 입혔고, 이는 결과적으로 본선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됐다.

북중미 월드컵 실패는 정 회장이 독단과 협회의 불투명한 감독 선임 절차가 낳은 결과물이다.

한국 축구 전설 박지성은 "어쩌면 우리는 몇 년 전에 이 결과를 이미 예상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왜 이런 상황을 맞이했는지 다시 한번 또 돌아봐야 하는 이 상황이, 참 비참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2014년 브라질에서의 실패 후 8년이 흘러 2022년 카타르에서 16강에 올랐던 한국 축구는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뒷걸음질 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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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6/07/04 08: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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