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살풀이와 日 부토의 만남…베를린 무대 오르는 이주 여성의 몸짓

기사등록 2026/07/01 17:12:18

융복합 무용 '유사고고학적 번역: 베를린 사례' 공연

파독 간호사·다국적 이주 여성 예술가 참여

'유사고고학적 번역: 베를린 사례' 공연 장면. (사진=다문화극단 샐러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유사고고학적 번역: 베를린 사례' 공연 장면. (사진=다문화극단 샐러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타국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한 이주여성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한국 전통춤 '살풀이'와 일본 전위무용 '부토'가 독일 베를린 무대에서 만난다.

 세계적인 부토 안무가 가세키 유코와 미술·영상·연극을 넘나드는 융복합 예술가 박경주가 공동 연출한 무용 프로젝트 '유사고고학적 번역: 베를린 사례'가 오는 19일 오후 7시(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우퍼스투디온에서 공연된다.

이번 작품은 제2회 국제 한국-독일 무용축제 공식 초청작으로, 현재 '워크 인 프로그레스(Work in Progress)' 형태로 개발 중이다.

 작품은 2008년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입국한 지 26일 만에 추락사한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 고(故) 쩐탄란의 일기를 모티브로 삼았다. 무용수들은 활자로 남겨진 그의 기록을 각자의 신체와 삶의 경험을 통해 춤으로 다시 써 내려간다.

공연의 중심에는 한국 전통춤 '살풀이'가 있다. 무속 의례에서 비롯돼 망자의 한을 풀고 넋을 기리는 제의적 춤사위가 일본의 전위무용 부토와 만나 새로운 움직임의 언어를 만들어낸다.

 기술을 접목한 인터랙티브 무대도 특징이다. 카메라 기반 실시간 시스템이 무용수의 움직임을 데이터로 인식해 영상과 사운드를 즉각 변화시키며, 공연과 기술이 유기적으로 호흡하는 무대를 구현한다.

아울러 고인의 사망 9주기였던 2018년 사고 현장에서 촬영한 미공개 라이브 댄스필름 '귀환(Return)'(연출 박경주)이 무대 위 실시간 퍼포먼스와 교차 편집돼 상영된다.

 출연진도 눈길을 끈다. 1960~70년대 파독 간호사들이 결성해 23년째 활동 중인 베를린 '우리무용단'(단장 김연순)이 살풀이를 선보이며, 파독 간호사 출신 성악가 박-모아 덕순이 독창을 맡는다. 인도 고전무용가 아푸르바 모한, 브라질 문화예술 치유 기획자 아드리아나 마리아 도스 산토스 등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다국적 이주 여성 예술가들도 참여해 연대의 의미를 더한다. 무대 디자인은 이란 출신 건축가 마흐탑 에스마엘자데가 맡았다.
'유사고고학적 번역: 베를린 사례' 공연 포스터. (이미지=다문화극단 샐러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유사고고학적 번역: 베를린 사례' 공연 포스터. (이미지=다문화극단 샐러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작을 맡은 다문화 극단 샐러드와 베를린 아티스트 그룹 우보(WoBo) 측은 "비유럽의 문화와 언어가 유럽 관객과 동등한 위치에서 만나는 실험적 예술 공간이 될 것"이라며 "이번 베를린 발표 공연을 거쳐 완성도를 높인 뒤, 내년 4월 필리핀 마리키나시에서 세계 초연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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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살풀이와 日 부토의 만남…베를린 무대 오르는 이주 여성의 몸짓

기사등록 2026/07/01 17:12:1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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