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200m 안에 4개 브랜드 빼곡…중저가 아이웨어 격전지 된 명동

기사등록 2026/06/30 16:16:47

젠틀몬스터가 만든 시장 빈틈 공략

관광객 몰리는 명동으로 잇단 출점

공간·가격·브랜드 경험으로 차별화

[서울=뉴시스] 권민지 기자 =서울시 중구 명동에 아이웨어 브랜드 더블러버스와 블루엘리펀트 매장이 마주보며 위치해있다. 2026.06.30. m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권민지 기자 =서울시 중구 명동에 아이웨어 브랜드 더블러버스와 블루엘리펀트 매장이 마주보며 위치해있다. 2026.06.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권민지 기자 = "이것도 써봐." "그것보단 이게 나은데."

3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아이웨어 브랜드 더블러버스 매장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거울 앞에서 안경을 번갈아 착용하며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다. 직원은 먼저 제품을 권하지 않았다. 고객들이 벗어놓은 안경을 닦아 다시 진열대에 올려놓을 뿐이었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는 블루엘리펀트가 자리하고 있었다. 도보 2~3분 거리에는 리끌로우와 뉴뉴아이웨어, 조금 더 걸으면 뭍(MUUT)도 나온다. 불과 수백 미터 안에 중저가 아이웨어 브랜드가 모여 하나의 '아이웨어 거리'를 형성한 모습이다.

명동이 중저가 아이웨어 브랜드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젠틀몬스터가 개척한 체험형 오프라인 전략이 성공을 거두자 후발 브랜드들도 합리적인 가격과 브랜드 경험을 앞세워 명동으로 몰려들고 있다.

[서울=뉴시스] 권민지 기자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하우스 노웨어' 젠틀몬스터 매장이 전시장처럼 꾸며져있다. 아이웨어 제품은 구조물 주위로 전시됐다. 2026.06.04. m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권민지 기자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하우스 노웨어' 젠틀몬스터 매장이 전시장처럼 꾸며져있다. 아이웨어 제품은 구조물 주위로 전시됐다. 2026.06.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젠틀몬스터가 개척한 중저가 아이웨어 시장…후발 주자 급성장

현재 중저가 아이웨어 시장은 젠틀몬스터가 닦아놓은 길 위에서 성장하고 있다.

과거 아이웨어 시장은 저렴한 가격의 안경원과 해외 명품 브랜드 중심으로 양분돼 있었다. 젠틀몬스터는 10만~20만원대라는 중간 가격대를 앞세워 인기를 끌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다.

가격만이 아니었다. 안경원을 벗어나 전시장을 연상시키는 플래그십 매장을 선보이며 아이웨어를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끌어올렸다.

매장 중앙을 차지한 설치미술과 현대미술 작품,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는 공간 구성은 '안경을 사러 가는 곳'이 아니라 '구경하러 가는 곳'이라는 새로운 소비 문화를 만들었다.

브랜드가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며 가격대를 점차 높이자 그 아래 시장을 공략하는 후발 브랜드들이 빠르게 등장하기 시작했다.

블루엘리펀트는 대부분 제품을 4만~6만원대에 판매하고, 더블러버스는 4만9000~9만9000원, 리끌로우도 10만원 이하 가격대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뭍은 티타늄 소재와 변색 렌즈 등 기술력을 앞세우면서도 7만원 후반~14만원 후반대로 가격을 맞췄다.

[서울=뉴시스] 권민지 기자 =서울시 중구 명동에 위치한 블루엘리펀트 매장 내부. 2026.06.30. m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권민지 기자 =서울시 중구 명동에 위치한 블루엘리펀트 매장 내부. 2026.06.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식은 같지만 해석은 달라

브랜드마다 공간은 달랐지만 공통점은 분명했다. 모두 온라인 판매나 안경원 유통이라는 공식에서 탈피해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였고, 브랜드를 경험하는 공간을 만들고 있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블루엘리펀트였다. 명동에만 4개 매장을 운영하며 상권을 촘촘하게 공략하고 있었다.

'블루엘리펀트 스페이스 명동'에서는 매장 한가운데 자리한 원통형 계단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방문객은 거대한 원통 속을 지나듯 2층으로 올라가며 자연스럽게 다른 공간을 경험하게 된다.

명동 플래그십스토어는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무채색 공간과 강렬한 붉은색이 대비를 이루고, 매장 절반은 모래와 돌을 활용한 설치형 전시로 꾸며져 있었다. 아이웨어는 전시를 감상하듯 자연스럽게 둘러볼 수 있도록 배치했다.

[서울=뉴시스] 권민지 기자 =서울시 중구 명동에 위치한 더블러버스 매장 내부. 2026.06.30. m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권민지 기자 =서울시 중구 명동에 위치한 더블러버스 매장 내부. 2026.06.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더블러버스는 브랜드 철학을 공간으로 풀어냈다.

지난해 말 문을 연 3층 규모 플래그십스토어에는 브랜드 키워드인 '하트'를 형상화한 대형 오브제가 설치돼 있었다. '사랑'과 '새로운 시선'이라는 메시지를 공간 전체로 확장한 것이다.

뭍은 가격 경쟁 대신 기술력을 내세웠다.

뭍은 매장 중앙에 장미 형태의 대형 오브제를 배치해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냈다. '생명'을 테마로 꾸민 공간은 전시장을 연상시켰고, 안경사가 상주하는 명동점에서는 도수 렌즈 처방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었다.

단순히 패션 아이템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티타늄 소재와 변색 렌즈 등 고급 사양을 적용한 제품을 전면에 내세워 기술 경쟁력까지 함께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서울=뉴시스] 권민지 기자 =뭍(MUUT) 명동 매장에서는 무료 시력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뉴뉴아이웨어 매장에서도 안경테를 구매하면 도수 렌즈를 맞출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2026.06.30. m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권민지 기자 =뭍(MUUT) 명동 매장에서는 무료 시력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뉴뉴아이웨어 매장에서도 안경테를 구매하면 도수 렌즈를 맞출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2026.06.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리끌로우는 안경뿐 아니라 모자와 가방, 부츠 등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함께 판매하며 스타일링 공간을 구성했다.

인기 아이돌 그룹 몬스타엑스 형원을 모델로 내세워 젊은 소비자와 해외 팬층을 겨냥했고, 할인 행사와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외국인 관광객 발길을 끌고 있었다.

뉴뉴아이웨어는 또 다른 방식이었다. 뉴뉴월드 명동점 지하에 마련된 매장에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안경이 빽빽하게 진열돼 도서관 서가를 떠올리게 했다. 콘택트렌즈와 도수 렌즈 제작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패션 잡화와 안경원을 결합한 형태를 갖췄다.

[서울=뉴시스] 권민지 기자 =서울시 중구 명동에 위치한 더블러버스 매장에서 고객들이 자유롭게 제품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 2026.06.30. m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권민지 기자 =서울시 중구 명동에 위치한 더블러버스 매장에서 고객들이 자유롭게 제품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 2026.06.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판매'보다 '체험'

공간은 달라도 쇼핑 방식은 비슷했다. 기자가 둘러본 모든 매장에서 모든 제품이 손이 잘 닿는 곳에 진열돼 있었다.

고객들은 직원에게 요청하지 않고 원하는 제품을 직접 집어 자유롭게 착용했다. 필요한 제품이 있으면 사진을 찍어 직원에게 보여달라는 안내문도 곳곳에 붙어있었다.

매장 곳곳에 설치된 거울 앞에서는 관광객들이 여러 개의 안경을 번갈아 써보며 가족과 친구에게 서로 어울리는 제품을 골라주고, 사진을 찍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직원들은 먼저 말을 걸지 않았다. 고객들이 충분히 공간을 경험하도록 두고, 벗어놓은 제품을 정리하거나 필요한 질문에만 응대했다.

과거 안경원이 시력 검사와 제품 설명 중심이었다면, 지금의 아이웨어 매장은 브랜드를 경험하고 취향을 발견하는 공간으로 변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서울=뉴시스] 권민지 기자 =서울시 중구 명동에 위치한 리끌로우 매장. 2026.06.30. m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권민지 기자 =서울시 중구 명동에 위치한 리끌로우 매장. 2026.06.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필수품'에서 '패션'으로

브랜드들이 명동 아이웨어 매장으로 몰리는 배경에는 소비 방식의 변화가 있다.

안경과 선글라스가 시력 교정이나 자외선 차단을 위한 필수품에서 벗어나 의류·가방처럼 스타일을 완성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으면서 직접 착용하고 비교하는 경험이 중요해졌다.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명동은 이러한 수요를 흡수하기에 최적의 상권이다. 실제 뭍과 뉴뉴아이웨어는 한국의 안경 기술력을 앞세워 도수 렌즈 제작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관광객을 공략하고 있었다.

안경이 '기능'을 파는 시대는 저물고 있었다. 명동의 아이웨어 매장들은 이제 제품보다 공간을, 디자인보다 브랜드 경험을 먼저 제안하고 있었다.

[서울=뉴시스] 권민지 기자 =서울시 중구 명동에 위치한 뭍(MUUT) 매장 내부. 2026.06.30. m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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