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정감산책' 개최…학부모·시민 대상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주제
정근식 "선생님의 성찰이 학생의 성찰로 연결"
배재고 "스벅 가야지" 조롱에…"마음 무거워"
![[서울=뉴시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30일 용산구 본청 시청각실에서 열린 제1회 학부모·시민과 문화예술로 만나는 정감산책에서 교육 불평등 해소를 위한 공교육의 역할과 서울교육의 과제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서울시교육청 제공) 2026.06.30. 5757@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6/30/NISI20260630_0002173824_web.jpg?rnd=20260630134227)
[서울=뉴시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30일 용산구 본청 시청각실에서 열린 제1회 학부모·시민과 문화예술로 만나는 정감산책에서 교육 불평등 해소를 위한 공교육의 역할과 서울교육의 과제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서울시교육청 제공) 2026.06.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가 주는 함의를 기본교육이라는 개념에 담아야 한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30일 용산구 본청 시청각실에서 열린 제1회 학부모·시민과 문화예술로 만나는 정감산책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를 집필한 강지나 작가가 학부모·시민을 대상으로 강연하고, 사전에 제출된 질문을 바탕으로 정 교육감과 대담을 나눴다.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는 빈곤 가정에서 자란 청소년 8명을 10여 년간 추적 인터뷰해 이들이 성인이 되는 과정과 교육·노동·복지 정책 과제를 기록한 르포다. 교사이자 해당 책의 저자인 강 작가는 "가난은 영혼을 갉아먹는 문제라는 것을 현장에서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강 작가는 무단결석·흡연·범죄 등 자료상으로는 흉악해 보였던 중학교 3학년 학생의 숨겨진 면을 마주했던 사례를 들면서 사회적 약자를 대할 때는 자료 이면의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적 약자를 마주할 때는 자료만 믿으면 안 된다"며 "그 자료 뒤에 숨어 있는 삶의 맥락, 사연, 역사 등을 함께 봐야 한다"고 했다.
이날 대담에서는 교육 불평등 해소를 위한 공교육의 역할과 서울교육의 과제에 관한 논의가 이어졌다.
취약계층 학생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자칫 '낙인'이 찍힐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정 교육감은 "정책을 실시하려면 정책의 대상이 있어야 하는데 대상화되고 호명되는 순간 낙인으로 변할 수 있는 위험성이 존재한다"며 "교육 현장에서 느끼는 하나하나가 전부 딜레마적인 상황이고, 교육이 그만큼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정 교육감은 '의무교육' 개념을 적극적으로 재해석하고 '기본교육'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이 균형 잡힌 인간으로 자라고, 민주공화국의 떳떳한 시민으로 활동하고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것들을 기본교육 개념에 담고 구체적인 내용을 하나씩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아직 뚜렷하게 기본교육의 정의를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하나씩 만들어가면 앞으로 10년 후에는 기본교육 개념이 어느 정도 탄탄한 제도적 기반을 갖출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교육 현장에서 심리·정서적 지원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본연의 교육 활동'이 갖는 의미 역시 달라지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정 교육감은 "많은 선생님들과 대화하다 보면 교육 활동에 전념하도록 해달라는 말을 하는데 문제는 이 본연의 교육 활동의 본질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미래 교육의 틀이 바뀌고 있는데 자꾸 20세기의 교육 본연의 활동에 전념하게 해달라고 하니 의미가 미끄러진다"며 "미래 선생님의 삶은 사뭇 다를 것이고 거기서 말하는 본연의 교육 활동도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배재고 일부 학생들이 상대인 광주제일고 더그아웃을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반복해 외친 사건을 언급하며 교육 현장의 어려움에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마음이 무겁다. 한편으로는 아무리 해도 이 교육 현장이 안 바뀐다는 절망감이 깔려 있다"며 "교육적인 방식으로 아이들을 다른 인간형으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한계에 부딪힐 때 교육의 힘으로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하게 될 수밖에 없다"며 "우리가 함께 노력해 그걸 넘어설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교육자의 본질적인 고민이며 그런 고민을 해야 학생·학부모에게도 진정성 있는 교육자로 다가간다. 선생님의 성찰하는 힘이 아이들의 성찰하는 힘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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