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대형마트 규제, 현실 미반영…유통정책 다시 짜야"

기사등록 2026/06/30 12:00:00

KDI, '온라인 유통 성장과 유통시장 정책 개선 방향'

현행 유통산업발전법, 대형마트 규제하면 전통시장

보호 효과 나타날 거란 정책 전제 아래서 설계돼

온라인 유통시장 비중 지난 3월 기준 60%에 육박

1인당 온라인 지출 1% 늘면 대형마트 매출 0.264%↓

SSM·편의점은 근거리 수요 타고 오히려 성장세

"온·오프라인 규제 형평성 확보…공정경쟁 환경 조성"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사진은 지난 2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고등어 등 생선 모습.  2026.06.21.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사진은 지난 2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고등어 등 생선 모습.  2026.06.2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전통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대형마트를 규제하는 방향으로 설계된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이 온라인 유통시장 확대라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지적이 나왔다.

온라인 쇼핑이 빠르게 커지면서 대형마트 매출은 줄었지만, 기업형슈퍼마켓(SSM)과 편의점 등 근거리 기반 오프라인 유통업은 오히려 성장했다는 분석이다.

대형마트를 규제하면 전통시장 보호 효과가 나타난다는 기존 정책 전제가 약해진 만큼, 온·오프라인 간 규제 형평성을 맞추고 오프라인 업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유통정책을 다시 짜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0일 이런 내용을 담은 KDI 포커스 '온라인 유통의 성장과 유통시장 정책 개선 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이공 KDI 연구위원이 작성했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1997년 제정 당시 전통시장 보호와 대형마트 규제를 핵심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2012년 개정 때도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업, 출점 규제 등 오프라인 대규모 점포 중심의 규제 틀이 유지됐다.

하지만 이후 온라인 주문, 모바일 주문, 새벽배송 등 온라인 플랫폼 기반 거래가 크게 늘면서 법이 전제한 유통시장과 실제 시장 사이의 차이가 커졌다는 게 KDI의 지적이다.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사진은 지난 2월12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석바위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2026.02.12. amin2@newsis.com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사진은 지난 2월12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석바위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2026.02.12. [email protected]
오프라인 유통업체에는 영업시간과 의무휴업일 등 직접적인 규제가 적용되지만, 같은 소비자를 두고 경쟁하는 온라인 플랫폼에는 이에 상응하는 규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규제 부담이 특정 오프라인 업태에만 쏠리고, 유통산업 전반의 형평성과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실제 온라인 유통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2024년 기준 온라인 유통시장 규모는 약 97조7400억원으로 2018년 48조500억원의 두 배를 넘어섰다.

2024년 전체 유통시장 매출은 8.2% 증가했는데, 오프라인 유통시장 매출 증가율은 2.0%에 그쳤다. 반면 온라인 유통시장 매출은 15.0% 늘었다.

온라인 유통시장 매출 비중은 2023년 전체 유통시장의 50%를 넘어섰고, 지난 3월에는 60%에 이르렀다. 온라인 유통이 더 이상 보조 채널이 아니라 유통시장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온라인 쇼핑이 커지면 오프라인 매출이 일방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통념과는 다른 결과도 나왔다고 KDI는 설명했다.

KDI가 2020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의 월별 신한카드 결제금액 자료를 읍면동 단위로 분석한 결과, 지역의 1인당 온라인 지출이 1% 늘 때 해당 지역의 오프라인 전체 매출도 0.186% 증가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사진은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쿠팡 본사 모습. 2026.06.11.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사진은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쿠팡 본사 모습. 2026.06.11. [email protected]
이는 온라인 쇼핑이 소비자의 잠재 수요를 자극해 전체 소비 지출을 늘리고, 일부 오프라인 업태는 이에 맞춰 점포 수와 소비자 접점을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다만 업태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1인당 온라인 지출이 1% 늘 때 대형마트 매출은 0.264% 감소했다. 온라인 쇼핑과 대형마트가 같은 소비 수요를 두고 직접 경쟁한다는 뜻이다.

반면 SSM 매출은 0.221%, 편의점은 0.324%, 기타 전문유통업은 0.356% 증가했다. 집 가까운 곳에서 즉시 필요한 물건을 사려는 수요가 온라인 쇼핑 확대 속에서도 유지되거나 더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KDI는 온라인 지출 확대에 따른 오프라인 시장 성장이 주로 업체 수 증가와 업체당 소비자 수 증가에서 비롯됐다고 봤다. 온라인 지출이 1% 늘 때 오프라인 업체 1개당 소비자 수는 0.045%, 업체 수는 0.152% 증가했다.

특히 2020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전국 편의점 업체 수는 약 27.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이 소비자 접근성을 앞세워 온라인 유통 성장에 대응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온라인 쇼핑이 대형마트에서 하던 일반 장보기 수요를 일부 가져간 반면, 신선식품을 직접 확인하거나 가까운 곳에서 소량·긴급 구매를 하려는 수요까지 대체하지는 못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사진은 지난 2월4일 서울 소재 편의점의 모습. 2026.02.0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사진은 지난 2월4일 서울 소재 편의점의 모습. 2026.02.04. [email protected]
소비자들은 가격 비교나 대량 구매는 온라인을 이용하면서도, 즉시 필요한 상품이나 근거리 편의 구매는 SSM과 편의점 등 가까운 오프라인 점포를 계속 이용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온라인 유통의 성장을 오프라인 유통의 위축과 동일시하는 단선적 관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KDI는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당시와 달리 현재는 온라인 유통시장이 전체 유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커졌다"며 "유통산업 정책의 방향을 다시 설정할 때 온·오프라인이 함께 경쟁하는 시장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DI는 우선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이나 의무휴업 같은 규제가 지금도 전통시장 보호에 효과적인지 다시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플랫폼이 소비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는 상황에서 대형마트만 규제하는 방식은 규제 부담을 특정 업태에 집중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전통시장과 근거리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온라인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상품과 서비스를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역 특산품, 즉석조리식품, 신선식품 직접 확인, 생활 밀착형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온라인 물류 체계 발전을 고려한 유통정책 조정 ▲온라인 유통 플랫폼의 공정경쟁 환경 조성 등을 개선책으로 내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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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대형마트 규제, 현실 미반영…유통정책 다시 짜야"

기사등록 2026/06/30 12: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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