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랠리로 버틴 美경제의 그늘…상위 20%가 소비 57% 떠받쳤다

기사등록 2026/06/30 10:58:27

상위 20%가 美 소비 57% 차지…주식 자산 87%도 쥐었다

증시 랠리 덕에 부자 지갑 열렸지만, 자산 격차는 더 벌어졌다

[뉴욕=AP/뉴시스] 2013년 7월15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밖에 성조기와 월스트리트 표지판이 보이는 모습. 2013.07.15.
[뉴욕=AP/뉴시스] 2013년 7월15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밖에 성조기와 월스트리트 표지판이 보이는 모습. 2013.07.15.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 경제가 물가 부담과 관세 충격 속에서도 버티는 데는 전체 소비의 57%를 차지하는 상위 20% 소득자의 지출이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주식과 주택 자산이 불어난 부유층 소비가 미국 경기를 떠받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CNN은 29일(현지시간) 소비심리가 낮은데도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버티는 이유 중 하나로 부유층의 강한 소비를 꼽았다. 소비가 경제의 핵심 동력인 미국에서 부유층 소비가 미국 소비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부유층이 돈을 더 쓸 수 있는 힘이 주식과 주택 가격 상승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상위 20% 소득자는 미국 주택 자산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주식 자산 쏠림은 더 뚜렷해, 미국 가계가 보유한 주식 자산의 87%도 이들에게 집중돼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연구소의 예금 계좌 자료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올해 들어 지난해보다 소비를 더 늘리고 있다. 다만 소비 증가의 중심에는 주택과 주식 자산을 많이 보유한 부유층이 있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은 상위 20% 소득자가 미국 전체 소비의 57%를 차지한다고 집계했다. 이 수치는 높은 물가와 관세 부담에도 미국 소비가 버티는 데 부유층 소비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보여준다.

부유층 소비를 키운 것은 소득만이 아니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낮은 금리로 집을 사거나 주택담보대출을 낮은 금리로 갈아탄 가구는 이후 집값 상승의 혜택을 크게 봤다. 여기에 주식시장 상승까지 겹치면서 부유층의 금융자산도 불어났다.

【서울=뉴시스】남강호 기자 = 12일 오후 서울 남산 반얀트리 클럽&스파 서울에서 고소영 웨딩드레스로 잘 알려진 미국 명품 드레스 암살라(Amsale)의 대표 겸 디자인 총책임자인 암살라 아베라(Amsale Aberra)가 프레스 프리젠테이션을 갖고 있다. 전 세계 15개국에 80여개 매장을 운영중인 암살라 다지인 그룹은 세련된 맨하튼 신부를 대표하는 '암살라(Amsale)'와 뉴포트의 클래식하고 페미닌한 신부를 상징하는 '크리스토스(Christos)', 드라마틱한 헐리웃 셀러브리티를 위한 '케네스 풀(Kenneth Pool)' 등 각각의 개성이 뚜렷한 세 개의 브랜드로 이루어져 있다. kangho@newsis.com
【서울=뉴시스】남강호 기자 = 12일 오후 서울 남산 반얀트리 클럽&스파 서울에서 고소영 웨딩드레스로 잘 알려진 미국 명품 드레스 암살라(Amsale)의 대표 겸 디자인 총책임자인 암살라 아베라(Amsale Aberra)가 프레스 프리젠테이션을 갖고 있다. 전 세계 15개국에 80여개 매장을 운영중인 암살라 다지인 그룹은 세련된 맨하튼 신부를 대표하는 '암살라(Amsale)'와 뉴포트의 클래식하고 페미닌한 신부를 상징하는 '크리스토스(Christos)', 드라마틱한 헐리웃 셀러브리티를 위한 '케네스 풀(Kenneth Pool)' 등 각각의 개성이 뚜렷한 세 개의 브랜드로 이루어져 있다. [email protected]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상위 20% 소득자는 미국 전체 주택 자산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하위 20% 소득자가 보유한 주택 자산 가치는 전체의 3%에 그쳤다.

자산 쏠림은 주택보다 주식에서 더 뚜렷하다. 연방준비제도의 자산분포 통계에 따르면 미국 가계가 보유한 주식 자산의 87%는 상위 20% 소득자에게 집중돼 있다.

최근 증시 랠리는 부유층이 더 많이 쓸 수 있는 여지를 키웠다. 배당 등을 포함한 총수익률 기준으로 S&P500 지수는 지난 1년간 22%, 2023년 이후 76%, 최근 10년 동안 327% 올랐다.

마이클 피어스 옥스퍼드이코노믹스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가 상승이 고령·고소득 가구의 외식·여행·쇼핑 같은 여유 소비를 떠받치는 중요한 동력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들 가구는 외식·여행·쇼핑 소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조 브루수엘라스 RSM U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가 상승으로 늘어난 소비의 4분의 3을 상위 20% 소득자가 차지한다고 추산했다. 그는 주가 상승에 따른 추가 소비 규모가 지난 1년간 530억 달러에 이른다고 봤다.

미국 월마트에서 소비자가 '비비고 코리안 바비큐 볶음밥'을 살펴보고 있다.(사진=CJ제일제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월마트에서 소비자가 '비비고 코리안 바비큐 볶음밥'을 살펴보고 있다.(사진=CJ제일제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브루수엘라스는 이 규모가 직전 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2.1%의 약 7분의 1에 해당한다고 추산했다. 부유층 소비가 미국 경제성장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 구조는 미국 경제의 약점이기도 하다. 주식시장 상승이 경제를 떠받치는 동시에 자산 격차를 더 벌리고 있기 때문이다. 저소득층과 중산층은 경기 회복을 체감하기 어렵고, 경제가 불공정하다는 불만도 커질 수 있다.

브루수엘라스는 이런 구조가 고소득층은 더 나아지고 저소득층은 더 어려워지는 ‘K자형 경제’를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대형 신용조합 네이비페더럴의 헤더 롱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주가 급락 같은 충격이 닥치면, 주식시장과 실물경제가 모두 양극화된 상황에서는 경기 둔화 위험이 더 커진다고 봤다.

가장 큰 변수는 증시 랠리가 계속될 수 있느냐다. S&P500 시가총액의 3분의 1은 기술주가 차지하고, 미국 증시 가치에서 반도체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거의 5분의 1에 이른다. CNN은 기술주와 반도체주 강세를 과거 닷컴버블과 같은 투기 광풍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AI 기술을 실제로 쓰려는 기업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주가 상승세가 꺾이면 부유층 소비가 위축되고 경기 침체 위험도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주식시장 흐름이 곧 경제 전체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미국 경제에서는 그 영향력이 이전보다 커졌다. CNN은자산이 상위 계층에 집중된 탓에 증시 랠리는 경제를 떠받치는 힘이면서 동시에 불평등을 키우는 그늘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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