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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사진출처: 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강건우 인턴기자 = 인공지능(AI) 열기에 기대어 빚을 무리하게 끌어다 쓴 자금이 도미노처럼 무너지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8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BIS)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과도한 지출과 불투명한 빚 돌리기가 약 20년 전 글로벌 신용 경색과 유사한 금융 위기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BIS는 문제의 핵심이 자금 출처에 있다고 꼬집었다. BIS는 "오픈AI, 엔비디아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복잡한 금융 거래를 통해 AI 개발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봇 개발사가 칩을 사기 위해 칩 제조사로부터 직접 대출을 받는 식으로 자금을 융통한다"고 묘사했다.
이어 일반 은행권을 거치지 않는 사모펀드 등 '그림자 은행'의 개입도 짚었다. BIS는 "사모펀드 등 그림자 은행 산업도 AI 수요를 잡기 위해 데이터센터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며 "이처럼 AI 부문의 자금 조달이 불투명하게 이뤄지고 있어 시스템의 취약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블로 에르난데스 데 코스 BIS 총재는 이런 구조적 모순을 짚으며 구체적인 경고를 던졌다.
그는 "각 기업이 경쟁사를 이기고 시장 점유율을 독점하려다 보면 AI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결국 과잉 상태가 될 위험이 크다"며 "AI가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현재의 투자 붐이 갑작스럽게 끝나면서 경제 전체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BIS 보고서는 빅테크들의 지출 멈춤이 어떻게 위기를 부를지 시나리오로 설명했다.
보고서는 "AI 버블이 꺼질 경우 금융 안정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초대형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투어 진행해 온 공격적인 설비 투자 속도를 줄이거나 멈추게 되면, 공급망에 있는 수많은 빚을 진 기업들이 사라진 매출을 대체하지 못해 빚을 갚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BIS는 이번 AI 인프라 붐을 과거의 대형 금융 사건들과도 겹쳐서 봤다.
보고서는 "현재 AI 투자 붐의 규모와 속도, 그리고 큰 생산성 향상에 대한 기대감이 과거 닷컴 버블, 1840년대 영국의 철도 투기 광풍, 대공황 직전의 호황기와 매우 닮아 있다"며 "단기적으로 큰 하방 리스크를 보여주는 전조들"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시장은 이미 불안증을 보이고 있다. 영란은행(BOE)은 지난해 12월 주가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과도하게 부풀려졌다고 경고했고, 국제통화기금(IMF)도 AI 기업 가치를 닷컴 버블에 비교한 바 있다.
최근에는 애플이 마이크로칩 비용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발표하면서 나스닥 지수가 1.3% 급락했다. AI 반도체 주식에 의존도가 높은 국내 코스피 시장도 하루 10% 이상 출렁이는 등 테크 주의 변동성이 극심해진 상태다.
여기에 물리적 한계도 나타나고 있다. 구글은 수용력 부족으로 인해 메타가 자사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쓰지 못하도록 사용량을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BIS는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이나 칩 부족 역시 AI 붐의 약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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