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추경' 논의 부상…반도체 초과세수 하반기에 풀까?

기사등록 2026/06/30 11:20:00

최종수정 2026/06/30 11:26:58

李대통령, GPU 확보 위한 2차 추경 가능성 시사

하반기 반도체 초과세수 활용 논의 본격화 전망

추경 추진시 법적 요건 충족 여부 논란 될수도

'양극화·성장잠재력 문제 해결 위해 필요' 의견도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6.30.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6.30.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2차 추경(추가경정예산) 논의가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으로 올해 우리 경제가 높은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장 잠재력 하락과 양극화 심화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호황으로 발생한 초과세수를 미래를 위한 투자와 민생 어려움 해소에 투입하기 위한 논의는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전략회의'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 물량 확보 현황을 보고받은 뒤 "(GPU가) 점점 대규모로 필요할 것 아니냐. 우리가 추경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는데 사실 재원도 추가로 발생하는 것 같다"며 "보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국무회의에서 민생 회복을 위한 재정 투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반도체나 이런 데 초과 세수가 예상되면 유류세를 낮춰도 재정 부담은 그렇게 크지 않고, 이게 서민들의 소비 여력 확대에도 도움이 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아울러 "서민에 대한 소득 지원 정책을 지금 추가하려면 재원이 없지 않냐"며 추경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앞서 정부는 중동전쟁 발발로 물가 급등 등 경제적 충격이 예상되자 지난 4월 26조2000억원 규모의 '전쟁 추경'을 편성하고 고유가 피해지원금(4조8000억원),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5조원), 전국민 유류비·교통비 경감(5조1000억원) 등에 재원을 투입했다.

전쟁 추경 재원은 국채 발행 없이 증가한 세수와 기금 여유 재원으로 조달했다. 당시 정부는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올해 초과 세수가 25조 2000억원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반도체 경기가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를 나타내면서 초과 세수 규모도 당초 전망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15조~25조원 규모의 세수가 더 걷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2차 추경에 대한 전망도 점차 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정부가 올해 하반기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추가 국채발행 없이 10조~15조원 규모의 2차 추경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현재 경제상황상 2차 추경 관련법상 요건을 충족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국가재정법은 추경 편성 요건으로 ▲전쟁·대규모 재해 ▲경기침체 등 대내외 여건의 중대한 변화 ▲법령에 따른 국가의 지출 발생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반도체 호황으로 올해 성장률은 2% 후반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넘어서는 경기 회복 국면인 만큼 추경이 요건을 충족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야당의 반발도 거세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일시적인 초과 세수가 예상된다면 국가 채무를 줄이고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는 데 쓰는 것이 상식"이라며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치적 이익을 위해 재정을 퍼붓겠다는 발상에만 매몰돼 있다"고 비난했다.

현재 정부는 "2차 추경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규모의 반도체 초과세수가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에 들어서면 이를 활용할 방안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전반적인 경기 상황은 나쁘지 않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부문으로 성장의 온기가 확산되지 않고 있다는게 고민의 지점이다.

우리 경제는 1분기 3.8%(전년 동기 대비)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지역별 격차는 더욱 커졌다. 반도체 호황의 수혜를 입은 수도권(5.2%)과 충청권(4.2%)은 올해 1분기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지만, 반도체 생산 라인이 적은 호남권(0.0%)은 성장률이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소득 분배 지표도 악화했다. 상위 20%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을 하위 20%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5분위 배율은 1분기 6.59배로 집계됐다. 2020년 6.89배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양극화가 심해졌다.

또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 경기마저 꺾일 경우 다시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계감도 상당하다.

이 때문에 정부는 반도체 초과세수를 인공지능(AI)과 같은 성장동력에 투입해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고, 청년층·소상공인 등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GPU 확보, AI 육성, 에너지 전환, 청년 취업·창업 지원, 취약계층 소비여력 보강 등에 재원을 투입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5일 재경부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초과세수 활용 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고 "미래를 대비하고,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어려운 분들 좀 살아갈 수 있게 지원도 해 줘야 한다"고 답했다.

양극화와 중앙은행의 긴축, 주식시장의 변동성 완화 등이 하반기 경제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재정이 경기와 민생을 방어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경기 여건 전환기, 관리가 필요한 대내 리스크' 보고서에서 ▲통화정책의 전환 ▲건설투자 회복 지연 ▲고용 제로 ▲주식시장 불안정성 확대 ▲내·외수 양극화가 하반기 우리 경제가 직면한 대내 리스크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대외적으로는 지경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내적으로는 통화 및 금융 정책의 전환을 비롯해 다양한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만큼 적절한 대응을 통해 성장모멘텀을 이어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 이사대우는 "우리 경제가 수치상으로는 성장률도 좋고 전망치도 계속 올라가면서 경기가 좋지만 온도차이가 굉장히 심해 보완할 부분은 분명히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2차 추경을 하게된다면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본다"며 "또 추경은 (물가 상승 등) 부작용도 동반할 수 있는 만큼 부문별 분배와 시기 조정에 신경을 잘 써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및 대외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회의실에 입장하고 있다. 왼쪽은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2026.06.19.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및 대외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회의실에 입장하고 있다. 왼쪽은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2026.06.19.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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