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자 없는 장기 집회에 현장 조정 역할 커져
마찰 중재·위험물 관리·참가자 안전 확보 담당
잠실 봉쇄시위 한계…"권한·심리지원 강화해야"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26일 경찰에 따르면 현재 올림픽공원 시위 현장에는 평일 주간 기준 하루 평균 24명의 대화경찰이 투입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6일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시위대가 경찰 진입과 관련 서로 논의를 하고 있는 모습. 2026.06.16. kkssmm99@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16/NISI20260616_0021322209_web.jpg?rnd=20260616093953)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26일 경찰에 따르면 현재 올림픽공원 시위 현장에는 평일 주간 기준 하루 평균 24명의 대화경찰이 투입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6일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시위대가 경찰 진입과 관련 서로 논의를 하고 있는 모습. 2026.06.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일대 선거관리위원회 규탄 시위가 20일 넘게 이어지면서 집회 현장에서 활동하는 '대화경찰'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참가자 간 마찰을 중재하고 시민 안전을 확보하는 역할은 커졌지만, 주최자가 없는 장기 시위라는 새로운 집회 형태 앞에서 제도적 한계도 함께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현재 올림픽공원 시위 현장에는 평일 주간 기준 하루 평균 24명의 대화경찰이 투입되고 있다.
대화경찰은 위험물을 발견하면 시설관리자에게 조치를 요청하고, 참가자 간 갈등이 발생하면 충돌이 확산되지 않도록 중재한다.
2018년 스웨덴 제도를 참고해 도입된 대화경찰은 그동안 신고된 집회 현장에서 주최 측이나 질서유지인과 사전 협의를 통해 행진 경로와 안전 문제 등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아 왔다. 통상 '대화경찰' 문구가 적힌 형광색 조끼를 착용하고 2인 1조로 활동한다. 최근 경찰이 대화와 예방 중심의 집회관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대화경찰의 역할도 확대되는 추세다.
그러나 이번 잠실 시위에서는 역할이 달라졌다. 특정 주최자 없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데다가 장기 체류 형태가 이어지면서 현장 갈등을 조정하고 참가자와 시민 사이의 마찰을 줄이는 업무 비중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기존 신고 집회에서는 주최 측이나 질서유지인과 협의하는 비중이 컸지만 이번 현장은 참가자 간 마찰을 중재하고 시민 안전을 확보하는 역할이 중심"이라며 "취사용 가스통 등 위험물이 발견되면 시설관리자에게 제거를 요청하고 경찰관을 향한 모욕이나 갈등이 확산되지 않도록 현장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경찰은 최근 시설관리자와 협력해 시민 통행을 지원하고 대화경찰을 증원 배치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지난 22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대한체육회 등 입주기관의 출입이 재개될 경우 대화경찰과 형사 기능을 우선 투입해 설득과 경고를 병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대화경찰도 현실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성을 가진 협의 상대가 없는 만큼 설득과 조율의 범위가 제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명예교수는 "대화와 설득은 대표성을 가진 상대가 있을 때 효과를 발휘한다"며 "주최자가 없는 집회에서는 누구와 협의해야 하는지부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화경찰이 중간 지대를 형성해 충돌을 완화하는 기능은 분명히 의미가 있다"며 "SNS 기반 자발적 집회와 장기 체류가 늘어나는 현실에 맞춰 법·제도도 변화한 집회 양상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조수원 기자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며 개표소 봉쇄 시위를 벌이고 있는 시민들과 대한체육회 관계자 등이 1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설치된 개표소 앞에서 대치하고 있다. 2026.06.10. tide1@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10/NISI20260610_0021314649_web.jpg?rnd=20260610102351)
[서울=뉴시스] 조수원 기자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며 개표소 봉쇄 시위를 벌이고 있는 시민들과 대한체육회 관계자 등이 1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설치된 개표소 앞에서 대치하고 있다. 2026.06.10. [email protected]
현장 대화경찰들이 겪는 감정노동 문제도 과제로 꼽힌다.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가 지난해 발간한 '대화경찰 직무환경 분석 및 정책적 지원방안 연구'에 따르면 대화경찰은 집회 참가자들로부터 반복적으로 불만과 요구를 청취해야 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돌발 상황에 상시 대응하는 등 높은 수준의 감정노동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집회·시위 현장 소음은 73.8~94.7데시벨(dB)에 달해 버스 운전기사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의 직업성 소음에 노출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귀마개·선글라스·자외선차단제 등 보호장비도 지급 받지 못해 사비로 구입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고, 교대나 휴게시간·식사 시간도 제때 보장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시위 현장에서는 경찰관을 향해 "중국 공안이냐"며 조롱하거나 침을 뱉고 욕설을 하는 등 대화경찰을 비롯한 현장 경찰에 대한 모욕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 시위 현장 참가자들에 의해 경찰관이 부상을 입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실제 잠실 현장에 투입된 한 정보관은 "많이 어렵다. 저희를 싫어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경찰청은 매년 대화경찰을 대상으로 '군중심리 대처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박3일 합숙 방식으로 군중심리 이해와 갈등관리, 심리 소진 예방, 마음건강 회복 등을 교육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제도적 지원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대화경찰 역할 확대에 걸맞은 지원도 필요하다고 봤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대화경찰은 요구사항을 전달하지만 실제 결정 권한은 거의 없다"며 "권한 없이 욕설과 폭언을 감내하는 감정노동만 반복된다면 현장 경찰관의 자존감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갈등을 조정할 수 있도록 전문성과 권한, 제도적 지원을 함께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