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구글 독주 깨졌다…이온트랩 양자컴, 사상 첫 ‘100큐비트’ 벽 넘었다

기사등록 2026/06/18 00:00:00

최종수정 2026/06/18 00:22:24

퀀티넘, 98큐비트 프로세서 ‘헬리오스’ 네이처에 공개

‘정확도 높지만 규모 확장 어렵다’는 이온트랩 한계 극복…초전도 방식 추격

구글이 세운 ‘양자우위’ 기록 50배 뛰어넘어…정답률 5%로 슈퍼컴 압도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24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퀀텀 코리아 2025'에서 관람객들이 IBM '퀀텀 시스템 원(Quantum System One)' 양자컴퓨터 모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5.06.24.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24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퀀텀 코리아 2025'에서 관람객들이 IBM '퀀텀 시스템 원(Quantum System One)' 양자컴퓨터 모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5.06.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그동안 IBM과 구글 등 ‘초전도체’ 방식 양자컴퓨터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100큐비트급 대규모 양자 회로가 ‘이온트랩’ 방식으로도 구현됐다. 이온트랩 방식 양자컴퓨터가 대규모 연산 실증에 성공한 것은 세계 최초다.

이온트랩 방식은 연산 정확도가 높은 대신 핵심 자원인 큐비트 수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원자 정렬과 연산을 동시에 처리하는 하드웨어 혁신을 통해 제어의 복잡성을 해결하며 규모를 대폭 키우는 데 성공했다. 양자컴퓨터의 핵심 척도인 연산 정확도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처리 가능한 데이터 규모를 상용화 직전 단계까지 끌어올린 셈이다.

단일 연산 정확도는 99.921%로 세계 최고 수준이며, 연산 복잡도가 폭증하는 상황 속에서도 이 고난도 연산을 수백번 연속으로 수행해 최종 정답을 도출해내는 '종합 성공률' 역시 수년 전 구글이 발표했던 양자우위(0.1%)의 50배인 5%에 달해 확실한 양자우위를 입증했다.

이온트랩 방식 약점인 '큐비트 수' 극복…구글·IBM의 초전도체 방식 독주 막을까

18일 글로벌 양자컴퓨팅 기업 퀀티넘(Quantinuum)은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를 통해 98큐비트 성능을 갖춘 차세대 이온트랩 양자 프로세서 ‘헬리오스(Helios)’를 전격 공개했다. 헬리오스는 100개 가까운 대규모 큐비트 제어에 성공하며 상용화의 가시적인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자컴퓨터 업계는 그동안 큐비트를 만드는 방식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해 왔다. IBM, 구글 등이 주도하는 초전도체 방식은 금속 회로를 칩 위에 굽는 형태로 큐비트 확장이 쉬웠다. 반면 이온트랩 방식은 원자(이온)를 전자기장 공간에 띄워 쓰기 때문에 잡음이 적고 정확도가 높지만, 수많은 원자를 안정적으로 제어하기 어려워 큐비트 수가 30~50개 수준에 머물렀다. 100개 안팎의 대규모 양자 회로를 구성하는 것은 초전도체 방식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초전도체 전유물 깨졌다…이온트랩의 역습

퀀티넘은 두 가지 혁신으로 이 한계를 깨부쉈다. 우선 기존 이터븀(Yb) 대신 ‘바륨 동위원소’를 큐비트 재료로 채택했다. 값비싼 자외선 레이저 대신 단가가 저렴하고 제어가 쉬운 가시광선 영역의 레이저를 사용해 2큐비트 게이트 연산 정확도를 99.921%까지 끌어올렸다.

구조적 혁신도 더해졌다. 원자를 자유자재로 이동시킬 수 있는 ‘4방향 교차로(4-way X-junction)’ 구조와 ‘회전식 이온 저장 링’을 세계 최초로 칩 위에 구현했다. 컴퓨터의 메모리(RAM)와 연산장치(CPU)를 분리한 것처럼 구조를 만들어, 양자 연산이 수행되는 동안 다른 공간에서 다음 연산에 필요한 원자들을 미리 정렬하는 ‘병렬 연산’을 가능하게 했다.

멀리 떨어진 큐비트끼리 소통할 때 중간 큐비트들을 거치며 오류가 쌓이는 초전도 방식과 달리, 헬리오스는 교차로를 통해 원하는 원자끼리 직접 소통(All-to-All 연결성)하게 만들어 불필요한 연산 오류를 원천 차단했다.
[고양=뉴시스] 정병혁 기자 = 2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4 퀀텀코리아에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초전도 기반 50큐비트 양자컴퓨터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2024.06.25. jhope@newsis.com
[고양=뉴시스] 정병혁 기자 = 2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4 퀀텀코리아에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초전도 기반 50큐비트 양자컴퓨터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2024.06.25. [email protected]

구글 ‘0.1%’ 비웃은 헬리오스 ‘5%’…진짜 양자우위 증명

퀀티넘은 헬리오스를 활용한 무작위 회로 샘플링(RCS) 테스트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지난 2019년 구글이 초전도 방식으로 처음 양자우위를 선언했을 당시 최종 연산 성공 확률(정답률)은 0.1% 수준에 불과했다. 1000번 중 1번만 맞춘 꼴이라 "슈퍼컴퓨터로 편법을 쓰는 게 더 빠르다"는 지적을 받았다.

반면 헬리오스는 큐비트 수가 98개로 늘어나 연산 복잡도가 수백조 배 이상 폭증했음에도 최종 정답률을 5%까지 끌어올렸다. 구글 기록의 50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는 고전 슈퍼컴퓨터가 어떤 알고리즘을 쓰더라도 물리적으로 절대 따라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실험실 안의 기술 과시를 넘어 ‘진짜 양자우위’를 입증했다는 평가다.

학계 "확실한 양자이득 보여줘…느린 속도는 과제"


국내 양자물리학 전문가들도 이번 성과에 찬사를 보냈다. 김태현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그간 양자이득 관점에서 애매했던 기존 성과들에 비해 확실한 우위를 보여줬다"며 "향후 2차원 격자형 이온트랩 양자컴퓨터로 확장할 수 있는 아키텍처를 검증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정훈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 역시 "오직 초전도체만 가능하다고 여겼던 100큐비트급 규모를 이온으로도 구현할 수 있게 됐다"며 "이온 기반 양자컴퓨터가 초전도체보다 더 강력한 연산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현실이 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상업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물리적 숙제도 명확하다. 권석준 성균관대 반도체융합공학과 교수는 "정확도와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개선해 상업화에 근접했다"면서도 "여전히 이온트랩 방식의 고질적 약점인 ‘느린 연산 속도’는 향후 개선해야 할 점"이라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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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구글 독주 깨졌다…이온트랩 양자컴, 사상 첫 ‘100큐비트’ 벽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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