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명 사망한 이란 학교 공습…美, 책임 규명 없이 침묵

기사등록 2026/06/17 12:24:38

최종수정 2026/06/17 13:40:23

공습 직후 오폭 인지 정황…조사 공개 미뤄져

민간인 피해 예방 조직 축소 논란…"구조적 실패"

[테헤란=신화/뉴시스] 지난 2월 28일(현지 시간)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 미나브 여자 초등학교 폭격 현장에서 구조대와 주민들이 부상자를 구조하고 있다. 현지 당국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초등학교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 숫자가 최소 148명으로 늘었으며, 9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2026.03.02.
[테헤란=신화/뉴시스] 지난 2월 28일(현지 시간)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 미나브 여자 초등학교 폭격 현장에서 구조대와 주민들이 부상자를 구조하고 있다. 현지 당국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초등학교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 숫자가 최소 148명으로 늘었으며, 9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2026.03.02.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미국이 이란 내 군사시설을 겨냥해 실시한 공습 과정에서 학교가 공격받아 대규모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지만, 사건 발생 수개월이 지나도록 공식적인 책임 인정이나 조사 결과 공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6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사건은 전쟁 초기인 지난 2월 28일 발생했다.

당시 미군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 해군 시설을 표적으로 토마호크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지만, 실제 타격 지점에는 학생과 교사들이 수업 중이던 초등학교가 포함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란 당국은 이번 공격으로 최소 175명이 숨졌으며 대부분이 어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공습 직후 미 국방부 내부에서는 공격 대상이 예상과 다를 수 있다는 판단이 빠르게 공유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위성사진과 현장 영상, 목격자 증언 등이 공개되면서 실제 피해 지점이 학교라는 사실이 점차 명확해졌다고 한다.

군 당국은 사건 발생 약 2주 뒤 실시된 예비 조사에서 표적 설정 과정의 오류가 사고 원인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에 따르면 공격에 활용된 표적 데이터가 수년간 갱신되지 않았고, 사용된 위성 이미지에는 이미 존재하던 학교 시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특히 조사 과정에서는 과거 한 정보 분석관이 해당 건물이 학교일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이 정보가 최종 표적 선정 단계까지 전달되지 않았다는 정황도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군과 정보기관은 해당 지역을 군사시설로 계속 분류했고, 공격 직전까지 재검증 절차 역시 이를 바로잡지 못했다.

미 국방부는 사건 이후 장기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최근까지도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원론적 설명만 반복해왔다.

군 내부 관계자들은 조사 보고서가 이미 작성됐으며 최종 공개를 위해 국방부와 백악관 승인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보고서 공개 시점과 관련자 문책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연 배경으로는 여러 기관이 관여하는 검토 절차와 함께 조직 내부의 책임 회피 문화가 거론된다. 일부 관계자들은 표적 정보와 공격 결정을 담당한 기관들이 자신들의 데이터 체계에 치명적 오류가 있었다는 점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그동안 전투 수행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 우려가 군사적 판단을 과도하게 제약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국방부 내 민간인 피해 예방·대응 기능이 축소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민간인 피해 완화 정책과 관련 훈련을 담당하던 조직들이 사실상 폐쇄 절차에 들어갔고, 미 국방부 감찰관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군이 법률상 요구되는 민간인 보호 역량을 충분히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전장의 혼란으로 설명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미군 민간인 보호 정책 분야에서 활동했던 웨스 브라이언트는 NYT에 "이번 사건에는 '전쟁의 안개'라는 설명이 적용되기 어렵다"며 "표적 설정과 검증 단계의 구조적 실패 가능성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의회에서도 책임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소속 애덤 스미스 하원의원은 최근 청문회에서 군 지휘부를 향해 "실수가 발생했고 미국에 책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브래드 쿠퍼 중부사령관은 "미국은 고의로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지 않는다"고 답했지만, 유가족 사과와 공식 책임 인정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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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명 사망한 이란 학교 공습…美, 책임 규명 없이 침묵

기사등록 2026/06/17 12:24:38 최초수정 2026/06/17 13:4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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