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검사 권고 묵살…광주도서관 붕괴, 부실시공 은폐 정황

기사등록 2026/06/12 12:15:34

최종수정 2026/06/12 14:08:24

비파괴검사 불합격에도 전체 검사도 안 해

사전검사 후 보수 정황…경찰, 관계자 4명 구속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구조물 붕괴 사고가 나 소방 당국이 잔해물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작업자 4명을 구조 중이다. 2025.12.11.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구조물 붕괴 사고가 나 소방 당국이 잔해물에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작업자 4명을 구조 중이다. 2025.12.11.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박기웅 기자 = 작업자 4명이 숨진 광주대표도서관 붕괴사고와 관련해 현장 관계자들이 부실시공 사실을 숨기려 한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위험 신호가 여러 차례 포착됐음에도 전수검사 권고가 묵살되고, 불합격 판정이 나온 용접부에 대해서도 정상적인 품질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행정안전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의 광주대표도서관 붕괴사고 예비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현장에서는 용접 작업을 쉽게 하기 위해 접합부에 철근을 삽입하는 등 비정상적인 시공이 이뤄졌다.

조사 과정에서 한 용접공은 "공사 관계자들이 용접을 빨리하라고 재촉했고 작업을 쉽게 하기 위해 철근을 넣고 용접했다"고 진술했다.

또 다른 작업반장은 "시공사나 감리에 걸리지 말고 몰래 하라"고 말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실제 사고 후 조사에서는 일부 접합부에서 철근 삽입 흔적이 발견됐고, 용접량 부족과 용접 흔적 부재 등 전반적인 시공 불량 상태도 확인됐다.

문제는 위험 신호가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됐다는 점이다.

구조기술사는 지난해 3월 기술검토 의견서를 통해 메인트러스 상·하현재 용접부 전수검사를 권고했다. 주요 구조물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필수 절차였지만 현장 관리자들은 이를 시공 과정에 반영하지 않았다.

구조기술사 현장점검 당시에도 주요 접합부 다수가 비파괴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지만 특기시방서상 규정된 전체 검사도 시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공사 관계자들은 높은 불합격률을 인지한 뒤 정식 검사에 앞서 별도의 사전검사를 실시한 정황도 확인됐다.

사전검사는 불량 부위를 미리 찾아 보수한 뒤 정식 검사를 통과하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광주=뉴시스]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원인 조사 보고서 중 용접 불량에 해당하는 대목. (사진 = 광주 서구 공공도서관 공사장 붕괴사고 예비조사 결과보고서 갈무리)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원인 조사 보고서 중 용접 불량에 해당하는 대목. (사진 = 광주 서구 공공도서관 공사장 붕괴사고 예비조사 결과보고서 갈무리) [email protected]

현장소장과 작업반장, 비파괴검사 담당자 등도 조사 과정에서 사전검사 실시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현장에서는 용접 불량 정황이 반복적으로 확인됐고, 전수검사 권고와 비파괴검사 불합격 등 경고도 이어졌지만 적절한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불량 사실을 감추거나 축소하려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단순 시공 과실을 넘어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이 나온다.

연구원은 구조물에 작용한 하중은 설계 범위 내에 있었으며 붕괴 원인은 설계 문제가 아닌 시공 단계에서의 용접 품질 미확보에 있다고 판단했다. 용접부 강도 역시 설계 기준의 23.5~35.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는 지난해 12월11일 오후 1시58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철골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작업자 4명이 매몰돼 모두 숨졌다.

광주지법은 이날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를 받는 시공사 현장소장과 철골 구조물 하청업체 대표 및 직원, 감리단장 등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부실시공 은폐 여부와 품질관리 절차 위반 경위, 불법 재하도급 및 무자격자 시공 정황 등을 포함해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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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검사 권고 묵살…광주도서관 붕괴, 부실시공 은폐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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