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청소년 50.7% "이용 조절 어려워"…하루 3시간 이상 쓰면 우울증 확률 2배
전세계 청소년 보호 위한 플랫폼 사업자 역할 강조 추세
플랫폼 사업자 차원 설계 개선, 자기조절 능력 교육 필요

[서울=뉴시스]박은비 윤정민 기자 = "옆에서 말리지 않으면 숏츠를 보던 아이들이 멈출 생각을 안 한다. 어른들도 도파민이 자극되는 숏츠를 한참 보고 나서 책을 보면 집중이 안 된다. 아이들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는다. 숙제하라고 하면 집중력이 떨어지는 게 눈에 보인다. 플랫폼 차원의 보호 장치가 절실하다."
지난 28일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이 주재한 학부모·교사 대상 간담회. 이 날 간담회는 아동·청소년의 SNS 이용 실태와 과의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현장 학부모, 중·고등학교 교사,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두루 들었다.
이날 토론에서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과도한 SNS 몰입을 걱정했다. 특히 집중력 저하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컸다. 교사들 역시 SNS 과다 이용이 교실 풍경을 바꾸고 있다고 꼬집었다. 학생들의 수면 부족과 SNS에서 비롯되는 관계 갈등을 예로 들었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수준에 달했다는 토로다.
청소년 2명 중 1명 "조절 불가"… 알고리즘이 중독 부추겨
숏폼 역시 이용 시간 조절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한 청소년 비율은 47.2%다. 전년보다 5.0%포인트 뛴 수치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추천 알고리즘의 반복 노출도 청소년 과의존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같은 조사에서 숏폼 이용자의 50.7%는 알고리즘으로 인해 같은 유형의 숏폼을 반복 시청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인천 연수구에서 중학교 3학년 딸과 중학교 1학년 아들을 둔 학부모 정모(43)씨는 "아이들이 방에 들어가면 실제로 뭘 보는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씨는 "숙제한다고 휴대전화를 들고 있다가도 어느새 쇼츠를 보고 있고 밤에도 알림이 울리면 다시 확인한다"고 전했다.
이어 "부모가 옆에서 계속 지켜볼 수도 없고 무조건 못 쓰게 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적어도 미성년자 계정에는 숏폼 자동 재생이나 밤 시간대 알림, 자극적인 영상 추천 같은 기능을 법적으로 제한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쇼츠·릴스 무한 스크롤이 아이들 뇌 망친다"
이에 따른 아동·청소년의 SNS 이용 증가가 신체·정신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연구 조사가 연이어 나온다. 미국 보건총감의 최신 자문 보고서와 각국 학회 분석을 종합하면 아동·청소년기는 충동을 조절하는 뇌의 전두엽이 완벽하게 발달하지 않은 시기다.
이 시기에 SNS의 도파민 자극에 노출되면 성인보다 훨씬 쉽게 중독된다. 하루 3시간 이상 SNS를 사용하는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우울증과 불안 장애를 겪을 확률이 정확히 2배 높다.
이런 문제의식에 공감한 미국 법원은 SNS가 청소년 중독을 초래해 정신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결했다. 구글과 메타에 이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뉴올리언스(미 루이지애나주)=AP/뉴시스] 미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한 핸드폰 화면에 페이스북과 메시저용 앱들의 아이콘들이 보이고 있다. 2023.09.06.](https://img1.newsis.com/2023/09/06/NISI20230906_0000468866_web.jpg?rnd=20230906183223)
[뉴올리언스(미 루이지애나주)=AP/뉴시스] 미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한 핸드폰 화면에 페이스북과 메시저용 앱들의 아이콘들이 보이고 있다. 2023.09.06.
"단순 금지 아닌 플랫폼 중독 구조 설계 다시 해야"
당사자인 학생들 역시 SNS 부작용 문제에 대한 심각성은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SNS 금지는 안 된다고 봤다. 흡연을 금지하는 건 백해무익해서다. 반면 SNS를 통해서는 분명 얻는 게 있기 때문에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방미통위는 전 세계적으로 청소년 보호를 위한 플랫폼 사업자 역할이 강조되는 추세를 눈여겨보고 있다. 청소년의 SNS 과의존이 더 이상 개인의 문제를 넘어섰다는 판단이다. 중독적 기능을 제공하는 사업자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러 전문가들도 단순한 서비스 이용 금지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플랫폼 사업자 차원에서 서비스 설계를 다시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기조절 능력 교육 등을 통해 책임 있는 이용 문화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은 학부모·교사 간담회에서 "청소년은 보호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표현의 자유, 알 권리 등 기본권의 주체라는 점을 고려해서 청소년이 SNS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저연령층 아동층과 청소년의 경우를 달리 접근하는 연령별 맞춤형 규제 등 합리적 방안이 필요하고, 미디어 역량 교육 등도 함께 실시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앞줄 왼쪽에서 세번째)이 28일 서울에서 열린 '아동·청소년의 안전한 SNS 이용환경 조성을 위한 학부모·교사 간담회'에 참석한 학부모, 교사, 전문가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방미통위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5/28/NISI20260528_0002147545_web.jpg?rnd=20260528164353)
[서울=뉴시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앞줄 왼쪽에서 세번째)이 28일 서울에서 열린 '아동·청소년의 안전한 SNS 이용환경 조성을 위한 학부모·교사 간담회'에 참석한 학부모, 교사, 전문가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방미통위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