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합의안 '가결’에도 깊어지는 '노노(勞勞)갈등’ 무슨일이

기사등록 2026/05/27 18:41:47

최종수정 2026/05/27 18:52:23

합의안 투표율 95.5%…찬성 73.7%로 '가결’

초기업노조 80.6% 찬성에도 전삼노는 21.1%에 그쳐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한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2026.05.20. 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한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2026.05.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안이 전체 투표자의 과반 찬성으로 가결됐지만, 사업부 간 처우 격차와 소통 부재로 인한 노조 내 깊은 분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27일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교섭단에 따르면 전체 선거인 6만5593명 중 6만2616명이 참여한 임금협상안 투표가 73.7%의 찬성률로 최종 가결됐다.

그러나 합의안 통과라는 결과와는 별개로 투표 결과에서는 노조별로 극명한 입장 차를 보이며 조직 내 심각한 균열이 확인됐다.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는 80.6%의 높은 찬성률을 기록한 반면, 2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찬성률이 21.1%에 그치며 78.9%가 반대표를 던졌다.

다만 삼성전자 내 최대 노조인 초기업 노조의 투표 재적 조합원수는 5만7322명이며, 2대 노조인 전삼노는 8261명에 그쳐 잠정합의안은 가결됐다.

특히 초기업노조 내부에서도 약 1만명에 달하는 인원이 반대 의사를 표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합의안을 둘러싼 조직 내 이견은 단순한 노조 간 갈등을 넘어선 상태다.

이러한 결과는 삼성전자 내 사업부별 보상 양극화와 소통 방식의 문제, 그리고 최근 급변한 노조 지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삼노 측에 반대표가 집중된 배경에는 협상을 주도한 초기업노조가 반도체(DS) 부문 중심으로 의제를 설정한 것에 대한 가전·스마트폰(DX) 직원들의 강한 거부감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과정에서 초기업 노조에 속한 DX 직원들이 전삼노와 DX 중심의 '동행노조’로 대거 이동했다. 초기업노조 내에서는 비메모리 사업 직원의 반대를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동행노조는 공동교섭단에서 이탈한 이후 조합원 수는 이달 초 2000명 수준에서 이날 오후 3시 57분 기준 1만5500명까지 급증했다.

이들은 이번 잠정합의안 투표 자체에 강력히 반발하며, 투표 중지 가처분 신청에 이어 향후 합의안 효력 정지 가처분 소송 제기까지 예고하는 등 법적 투쟁을 선언한 상태다.

노조 관계자들은 전삼노의 신규 가입자 상당수가 이번 협상안 반대를 목적으로 결집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 삼성전자의 가전·모바일 등 비반도체 직원으로 구성된 3대 노조인 '동행'이 26일 오전 수원지법에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 절차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내기 전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05.26. gaga.99@newsis.com
[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 삼성전자의 가전·모바일 등 비반도체 직원으로 구성된 3대 노조인 '동행'이 26일 오전 수원지법에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 절차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내기 전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05.26. [email protected]

보상 체계의 불균형은 갈등의 핵심 요인이다.

6억원 규모의 성과급(자사주)을 받게 된 DS 메모리 부문 직원들이 가결을 주도한 반면, 전체 임직원의 40%를 차지하는 DX 부문은 600만원의 자사주에 그쳐 반발했다.

여기에 교섭 과정에서 상세한 설명과 의견 수렴 과정이 생략된 채 일방적으로 합의안이 추진된 점이 조합원들의 분노를 키웠다.

상황이 악화하자 회사 측도 수습에 나섰다.

노태문 DX부문장(사장)은 메시지를 통해 "임금협상 과정과 결과로 인해 많은 분들이 소외감과 박탈감, 회사에 대한 실망과 서운함을 느끼셨으리라 생각한다"며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어 "사업 환경과 업황의 차이가 부문별로 다른 결과로 이어지는 상황에 부문장으로서 안타까움과 책임감을 느끼며, DX 부문이 마주한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 내부의 진통이 격화되는 가운데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조직 쇄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최 위원장은 합의안 가결 이후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부 적자 개선 요구와 함께 DX 집행부 전면 재구성을 예고했다.

또한 그는 "조합원들이 느끼는 실망감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향후 재신임 투표를 진행할 계획임을 전했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임금협상 과정에서 나타난 투표 결과는 단순히 찬반 수치를 넘어 우리가 당면한 현실과 구조적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단순히 합의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넘어 파편화된 조직의 목소리를 어떻게 통합하고 신뢰를 회복할 것인지가 노조의 최대 과제가 됐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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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 합의안 '가결’에도 깊어지는 '노노(勞勞)갈등’ 무슨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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