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단체, 정용진 사과 '맹탕'…"무엇 문제인지 잘 모르는 듯"

기사등록 2026/05/26 10:24:25

사과문 발표에도 '냉담'…"역사 인식 참담·직원 보호 급급"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스타벅스 '탱크데이'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26.05.26.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스타벅스 '탱크데이'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26.05.26.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5·18민주화운동 유공자와 관련 단체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스타벅스 코리아 '탱크데이' 마케팅 사과와 실무진 경위 조사 발표에 대해 "무엇이 잘못됐는지 조차 모르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양재혁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은 26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5·18을 모욕·폄훼했다는 의혹을 받은 스타벅스 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과 관련한 정 회장의 사과 기자회견과 신세계그룹 자체 조사 결과에 대해 "임직원들의 참담한 역사 인식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규탄했다.

양 회장은 "정 회장은 평소 자신이 보여온 정치적 성향과 행보에 대해 일언반구조차 없었다. 사과는 했지만 경영진 책임으로만 돌린 채 자신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은 채 자리를 지키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태도를 두고 이번 사과를 누가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신세계그룹 또한 기자회견을 통해 임직원들이 가진 역사 인식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문제 될 만한 문구들을 결재 과정에서 아무도 문제 삼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겠느냐"며 "정 회장이 유가족과 희생자, 국민 앞에 최소한의 책임을 다하는 경영인이라면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물러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윤남식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장도 정 회장의 사과와 신세계그룹의 자체 조사 결과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윤 회장은 "그룹 경영진이 진정성 있게 경영에 임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사실로 드러났다. 결재 라인 일부가 시안을 열어보지도 않고 통과시켰다는 것은 매우 큰 충격"이라며 "고의성이 없다는 변명도 현시점에서는 의미가 없다. 기업 자체가 역사 인식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박강배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고의성이 없었다'는 자체 조사 결과에 대해 기업이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상임이사는 "자체 조사 과정에서 '고의성이 없었다'는 말이 수없이 나왔다. 또 강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실무진의 휴대전화 조차 확보하지 못했다"며 "결국 실무진이 평소 가지고 있던 역사 인식에 기반해 마케팅을 진행했다는 해명으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이어 "제대로 된 역사 인식이 없었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 것 아니겠느냐"며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했다는 점 자체가 기업과 직원들이 그동안 가지고 있던 역사 인식을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했다.

또 "실무진이 제작 과정에서 AI를 활용했다는 해명 역시 마케팅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없었다는 증거"라며 "'책상에 탁'이라는 문제성 문구를 사용한 경위에 대해 단지 '각운에 맞춘 것'이라고 해명한 것도 구차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정 회장은 직원들을 감싸기에만 급급할 뿐"이라며 "사과에도 불구하고 역사에 둔감하고 타인의 고통에 무감한 기업이 이미 수많은 사람을 모독하고 상처를 줬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광주전남추모연대도 입장문을 내고 "정 회장은 '어떠한 해명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본인의 책임을 인정했지만, 실질적인 책임은 전혀 지지 않고 있다"며 "신세계그룹의 조사 결과 역시 고의성을 전면 부정한 채 구차한 변명으로만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이번 사태는 본사 차원의 천박한 역사 인식과 왜곡된 기업 문화가 낳은 참사"라며 "그럼에도 정당한 분노를 터뜨린 시민들의 비판과 묵묵히 일해 온 현장 노동자들을 방패막이 삼아 위기를 모면하려는 얄팍한 술책을 우리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알맹이 없는 면피성 사과와 비겁한 책임 전가로 총수 자리를 보전하겠다는 것은 광주 시민과 국민을 또다시 기만하는 행위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26일 오전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타벅스 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내부 시스템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근본부터 다시 점검하고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기준도 더욱 높이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어 진행된 그룹 차원의 자체 조사 과정에서는 실무진이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해 경위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해명이 나왔다. 또 해당 사안이 고의로 보이지 않는다는 설명과 함께 결재 라인 전반의 역사 인식 부재 정황도 드러났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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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단체, 정용진 사과 '맹탕'…"무엇 문제인지 잘 모르는 듯"

기사등록 2026/05/26 10:24:25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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