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김수빈 인턴 기자 = 남편의 상습적인 폭력과 집착, 보복 행위에 시달린 여성이 외도를 저질렀더라도 이를 이유로 이혼을 청구하고 재산 분할에서 유리한 판단을 받을 수 있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2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사연자 A씨는 남편과 같은 직장에서 만나 연애 끝에 결혼했지만, 이후 남편의 집착과 폭력적인 모습이 드러났다고 털어놨다. 그는 "친한 동료 집에 갔을 때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편이 몰래 쫓아와 유리창을 깨고 문을 두드리며 난동을 부렸다"며 "밖으로 나가자, 내 머리채를 잡고 뺨을 수차례 때렸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말다툼이 있을 때마다 폭행이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답답한 마음을 영화 모임 지인에게 털어놓다가 가까워졌고, 결국 연애 감정을 느끼며 부적절한 관계로 이어졌다"고 설했다.
외도 사실을 알게 된 남편은 집에서 A씨를 괴롭혔다. A씨는 "평소 나를 감시하던 남편은 결국 이 사실을 알아챘다"며 "'5000만원을 줄 테니 나가라'는 남편의 말을 듣지 않자, 퇴근하고 집에 오면 현관 비밀번호를 바꿔놓거나, 샤워 중 보일러를 꺼 찬물을 뒤집어쓰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밤마다 휴대전화 영상을 크게 틀어 잠을 방해하기도 했다"며 "참다못해 결국 집을 나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A씨는 "나 역시 이 결혼을 끝내고 싶다"며 "외도를 하긴 했지만, 남편의 지속적인 폭력과 괴롭힘을 이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현재 주택담보대출이 내 명의로 돼 있어서 혼자 그 빚을 갚고 있는데, 이혼하게 되면, 빚과 재산 분할은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다"고 덧붙였다.
임형창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A씨가 부정행위를 한 잘못은 있지만, 남편도 결혼 생활 내내 폭행하고 괴롭혔으므로 역시 유책 사유가 있다"며 "민법 제840조 제3호의 사유 '배우자 또는 그 직계 존속으로부터 심의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주장해 이혼을 요구하면 된다"고 말했다.
위자료와 관련해서는 "사연처럼 서로가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경우, 법원은 부부 양측의 유책 사유를 비교해 판단한다"며 "서로의 책임이 동등한 부분은 상쇄시키고, 어느 한쪽의 책임이 크다면 그 부분만큼의 위자료 배상 책임을 인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재산 분할에 대해서는 "A씨가 혼자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하고 있는 점은 재산 유지와 형성에 기여한 요소로 인정될 수 있다"며 "재산 분할 기여도 산정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남편의 괴롭힘이 계속될 경우 경찰에 가정폭력 임시조치를 신청하거나, 법원에 접근금지 등의 사전처분을 요청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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