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가처분 일부인용'·'조정 첫날 빈손'…"선제적 긴급조정 시급" 여론 커져

기사등록 2026/05/18 20:09:53

최종수정 2026/05/18 20:16:09

법원, 쟁의 금지 가처분 인용에도 노조 "쟁의 강행"

노사 2차 사후조정 첫날 '빈손'…19일 중노위 최종 회의 연장

노조 집행부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는 중"

중노위 "양측 접점 찾고 있는 중"

재계·전문가 "선제적 긴급조정권 발동" 목소리 높여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1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 간의 2차 사후조정 회의중 점심 식사를 위해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까지 시사한 가운데 열린 이번 2차 사후조정은 총파업 예고일을 사흘 앞두고 마지막 교섭이 될 전망이다. (공동취재) 2026.05.18.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1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 간의 2차 사후조정 회의중 점심 식사를 위해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까지 시사한 가운데 열린 이번 2차 사후조정은 총파업 예고일을 사흘 앞두고 마지막 교섭이 될 전망이다. (공동취재) 2026.05.18. [email protected]
[서울·세종=뉴시스]남주현 이지용 박광온 기자 = 삼성전자의 총파업을 사흘 앞두고 열린 사후 조정 회의 첫째 날이 별다른 소득 없이 마무리됐다.

법원이 사측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상당 부분 인용하며 브레이크를 걸었지만, 노조가 파업 강행 의지를 꺾지 않으면서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이 결국 사태 해결의 유일한 카드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민사합의31부는 삼성전자가 초기업노동조합 등을 상대로 낸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번 결정은 방재·배기·배수 등 안전보호시설 유지와 회사가 핵심 쟁점으로 내세운 '웨이퍼 변질 방지 보안작업', 시설 점거 금지 요청을 모두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노조는 파업 기간에도 안전시설과 보안 작업을 평상시처럼 유지해야 한다. 의무를 위반하면 노조 측에 하루 최대 1억 원, 지도부 개인에게 1000만 원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노조 측 대리인인 법무법인 마중은 이번 결정을 사측의 완승이 아닌 노조의 쟁의권을 일정 부분 보장한 절충안으로 해석하며 파업 의지를 고수했다.

마중 측은 "사실상 쟁의행위에는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으며 오히려 파업에 동참 가능한 조합원 수가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 속에 진행된 18일 2차 사후조정 첫째 날 회의도 장시간 이어졌으나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다.

노사 양측은 성과급 산정 방식을 두고 여전히 팽팽한 대립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여명구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 피플팀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자리를 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노동조합은 일단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고 있고 내일 연장해서 오전 10시에 출석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박정범 조정과장은 내일이 마지막 회의인지 묻는 질문에 "내일 회의를 해 봐야 한다"며 "(노사가) 적극적으로 임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태까지 여러 안들이 많이 나와 있으니까 그런 거에 대해서 변화된 안이 있는지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박 조정과장은 양측이 접점을 찾고 있는 지에 대해 "(접점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삼성전자 노사는 오는 18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추가 사후조정을 진행했다. 사진은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6.05.17.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삼성전자 노사는 오는 18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추가 사후조정을 진행했다. 사진은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6.05.17. [email protected]

법원의 가처분 인용에도 불구하고 노사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재계와 정부 일각에서는 선제적인 긴급조정권 행사론이 힘을 얻고 있다.

가처분으로 초반 피해를 일부 줄일 수는 있어도, 파업이 본격화할 경우 발생할 완제품 생산 차질과 글로벌 공급망 훼손, 대외 신인도 하락 위험은 전혀 해소되지 않기 때문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원에서 회사 요청이 폭넓게 인정됐지만 파업 자체는 당연히 가능하다"며 "가처분 결과가 긴급조정권 행사 검토 필요성을 낮출 정도는 아니다"라고 해석했다.

정부와 재계의 움직임도 한층 긴박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전날 김민석 국무총리가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위기감을 반영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파업 발생 이전부터 삼성전자에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파업이 발생한다면 즉각적으로 긴급조정권을 발동해 국민경제 및 산업생태계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는 19일 이뤄질 사후 조정 최종 회의가 막판 변수가 될 수는 있다.

법원이 안전시설 유지와 점거 금지 명령을 명확히 함에 따라 노조 집행부가 가질 법적·금전적 부담이 커지면서 노사가 양보하며 극적인 타협점을 모색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그러나 최종 조정안이 결렬되고 노조가 파업 효과를 내기 위해 가처분 결정의 범위를 넘어서는 행동을 보인다면, 정부가 전례 없는 '파업 전 전격 발동' 카드를 꺼내 들거나 즉각적인 긴급조정권 발령 체제로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조용현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대표 변호사는 "법원이 평상시 수준 유지를 판단한 것은 생산에 큰 차질이 없도록 하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노조가 위반해 파업을 강행하면 불법 파업이 되며, 이 경우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당연히 발령하게 될 것"이라며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노조 측의 파업은 더 이상 진행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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