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가나아트 한남서 개최

Cloud Sonata, 2024, Acrylic on canvas, 162 x 128 cm (100호)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검정과 흰색 사이, 손끝으로 밀어낸 안료가 구름처럼 번지고 빛처럼 흩어진다. 반세기 넘게 흑백 추상의 세계를 탐구해온 박영남(77)화백이 자연의 감각을 담은 신작 연작으로 돌아왔다.
가나아트 한남은 오는 20일부터 6월 21일까지 박영남 개인전 ‘Cloud Sonata’를 개최한다. 대표 흑백 추상 연작 ‘Moonlight Song’과 최근작 ‘Cloud Sonata’를 중심으로 회화 12점을 선보인다.
1973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한 박영남은 손가락으로 물감을 밀고 문지르며 화면을 구축하는 독자적 작업 방식으로 한국 추상회화의 고유한 영역을 구축해왔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미국 코넬대학교 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Cloud Sonata 2026 Mixed Media on Canvas.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 제목 ‘Cloud Sonata’는 자연과 음악적 구조를 동시에 암시한다. ‘Cloud’는 시시각각 변하는 빛과 날씨, 자연의 상태를 뜻하며, 인공조명 없이 자연광 아래에서 작업하는 작가의 태도를 반영한다. ‘Sonata’는 하나의 연작이 다음 연작으로 이어지는 ‘자기 복제(Self Replica)’ 방식의 작업 구조를 가리킨다.
박영남은 캔버스를 세워두지 않고 바닥에 눕힌 상태에서 작업한다. 손가락으로 안료를 밀고 누르는 행위를 반복하며 자연의 비가시적 감각을 추상의 언어로 변환한다. 화면 위 겹겹이 쌓인 검정과 회색의 층위는 먹구름이 피어오르거나 빛이 산란하는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Moonlight Song, 2017, Acrylic on canvas, 250 x 200 cm (200호) *재판매 및 DB 금지
이전 흑백 작업들이 그리드의 수평·수직 구조를 중심으로 형성됐다면, 신작 ‘Moonlight Song’은 보다 자유롭고 유기적인 화면으로 확장된다. 흑백의 대비가 만들어낸 깊이감과 짓이겨지고 층층이 쌓인 안료는 우주의 광활한 풍경을 환기한다.
‘Cloud Sonata’는 전시의 주축을 이루는 최근작으로, 자연의 감각을 캔버스 위에 자유롭게 펼쳐낸 흑백 추상 연작이다. 어떤 구획도 없이 검은 형상들이 서로 뭉치고 번지며 농담의 미묘한 변화를 만들어낸다. 먹구름이 피어오르거나 빛이 산란하는 듯한 화면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의 흐름을 닮았다. 연작의 작품들은 저마다 다른 밀도와 리듬으로 고유한 장면을 이룬다.
작가는 “무엇처럼 보일 때 그것으로 족하다”고 말한다. 특정 대상을 재현하지 않는 추상회화의 특성을 생각하면 역설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지점이다. 보는 이에 따라 그의 화면은 변화하는 구름의 형상이 되기도, 일출과 일몰의 빛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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