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기업 초과이익 사회와 나누는 국민배당금 제안
전문가들은 비판적 "반도체에 더 높은 세율 적용할건가?"
"공공성 강한 석유와 AI·반도체는 달라…산업 위축될수도"
"분배는 일반 예산체계 내에서 해야…국민배당은 불안정"
靑 "개인 의견"…與 "초과세수 활용 원칙 설계하자는 것"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접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4.27. bjk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27/NISI20260427_0021262672_web.jpg?rnd=20260427163242)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용범 정책실장이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접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4.27.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안호균 임하은 박광온 기자 =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기업 초과이윤을 국민에게 환원하는 '국민배당금'을 제안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김 실장은 노르웨이 국부펀드를 예로 들면서 AI·반도체 같은 특정 분야에서 큰 이익이 날 경우 그 과실을 국민에게 환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제안했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노르웨이는 석유와 같이 공공자원 성격이 강한 산업에서 나는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어 우리나라와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김용범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니다"라며 '(가칭) 국민배당금' 제도를 설계하자고 제안했다.
김 실장은 AI 인프라 산업은 기술독점적 성격이 강해 지속적으로 초과이윤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크고, 이런 초과이윤은 소수에게 집중돼 사회 내부의 K자 격차를 구조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석유 수입을 국부펀드에 적립하고 그 운용 수익을 사회 전체에 환원하는 노르웨이를 참고 가능한 하나의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지금 한국 앞에는 드문 역사적 가능성이 놓여 있다. AI 인프라를 공급하는 나라를 넘어, AI 시대의 초과이윤을 인간의 삶으로 환원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될 가능성"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노르웨이의 석유 산업과 우리나라의 AI·반도체 산업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노르웨이는 석유 산업에 대해 일반 법인세와 다른 세율 구조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석유는 공공자원 성격이 강해 개인 기업의 순수한 투자 성과라고 보기 어렵다"라며 "반면 반도체 산업은 민간 기업이 투자해서 만들어낸 성과다. 그런 산업에 특별한 세율을 적용하면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추가 과세를 하면 기업의 투자 유인이 줄어들고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국제 경쟁이 매우 치열하고 다른 나라의 추격도 받는 산업이다. 석유처럼 안정적으로 수익이 나는 구조와는 다르다"며 "자본주의 경제 체제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제안이라고 본다"고 짚었다.
국민배당금이 재정의 유연성이나 효과성 측면에서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취약계층 지원이나 형평성 제고 자체는 필요하다. 다만 그런 역할은 안정적인 일반 예산 체계 안에서 해야 한다"며 "초과세수는 경기나 산업 상황에 따라 크게 변동할 수 있는데, 일시적으로 들어온 돈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분배 체계를 만드는 건 재정 측면에서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염 교수는 "과거에도 대규모 추경과 재정 지출이 반복됐지만 성장 효과가 뚜렷했다고 보기 어렵다. 일시적으로 돈을 푸는 방식은 단기 효과는 있을 수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국가부채만 남게 된다"며 "초과세수는 우선 부채 상환에 사용하고, 그 다음 여력이 있다면 해당 산업의 혁신이나 추가 성장을 위한 재투자에 쓰는 게 맞다"고 언급했다.
김 실장의 이번 발언은 주식시장에도 거센 후폭풍을 일으켰다.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8000선에 근접했던 코스피 지수는 이날 2.29%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도 2.32%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고위 정책 당국자가 AI 산업에서 발생한 세수를 국민에게 환원하는 방안을 언급한 이후 한국 증시가 큰 변동성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한편 청와대는 국민배당금과 관련한 논란이 커지자 김 실장의 '개인 의견'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김 실장의 발언과 관련 "정책실장이 소셜미디어에 게재한 내용은 청와대 내부 논의나 검토와 무관한 개인 의견"이라고 전했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SNS에 김 실장의 국민배당금 제안에 대해 "AI·반도체 산업의 초호황으로 초과세수가 발생할 경우 국가 차원의 전략적·체계적 활용 원칙을 미리 설계하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안 의원은 "기업 이익을 정부가 강제로 나눠 갖자는 것이 아니다. 기업은 이미 법에 따라 세금을 납부하고 있으며, 그 세수는 당연히 국가 재정으로 편입돼 예산을 통해 사용한다"며 "김 실장의 제안은 그 '사용처와 원칙'을 사전에 공론화하자는 것이지, 기업의 경영권이나 배당 정책에 개입하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