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직접 타보니 전쟁터"…수리온 산불 진화 현장 체험해보니

기사등록 2026/05/12 16:33:59

최종수정 2026/05/12 16:54:24

육군 2작사 21항공단, 수리온 산불 진화 작전 현장 동행

강풍·연기·산악지형 속 고난도 비행…"골든타임 사수"

[영천=뉴시스] 정재익 기자 = 12일 경북 영천 육군 제2작전사령부 21항공단 부근 산지에서 수리온(KUH-1) 산불진화헬기가 물을 투하하고 있다. 2026.05.12. jjik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영천=뉴시스] 정재익 기자 = 12일 경북 영천 육군 제2작전사령부 21항공단 부근 산지에서 수리온(KUH-1) 산불진화헬기가 물을 투하하고 있다. 2026.05.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영천=뉴시스]정재익 기자 = "3, 2, 1 덤프(투하)"

짧은 외침과 동시에 헬기 아래 매달린 '물버킷(Bambi Bucket)'에서 물이 쏟아졌다. 물기둥은 산 사면 방향으로 퍼졌고, 헬기는 곧바로 다음 담수를 위해 다시 방향을 틀었다.

12일 오전 9시50분께 경북 영천 육군 제2작전사령부 예하 21항공단 활주로.

산불 진화 임무 체험을 위해 탑승한 수리온(KUH-1) 헬기 엔진 소리가 커지자 기체 내부 진동이 몸 전체로 전달됐다. 헤드셋 없이는 옆 사람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의 굉음 속에서 조종사들은 짧고 간결한 용어를 주고받으며 이륙 준비에 나섰다.

"좌측 이상 무" "담수지 진입합니다"

헬기가 땅을 뜨자 창밖 풍경이 빠르게 멀어졌다. 논밭과 야산 위를 지나 담수지로 향하는 동안 조종사는 쉴 새 없이 계기판을 확인했고, 이를 보조하는 승무원들은 외부 지형과 장애물 여부를 계속 살폈다.

군용 산불진화헬기인 수리온은 산불 발생 시 산림청 지휘 아래 진화 작전에 투입돼 초기 대응과 주불 확산 차단 임무를 수행한다. 특히 산악지형이 많아 지상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 '공중 소방차' 역할을 맡는다.
[영천=뉴시스] 정재익 기자 = 12일 경북 영천 육군 제2작전사령부 21항공단 부근 저수지에서 수리온(KUH-1) 산불진화헬기가 담수 작업을 하고 있다. 2026.05.12. jjik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영천=뉴시스] 정재익 기자 = 12일 경북 영천 육군 제2작전사령부 21항공단 부근 저수지에서 수리온(KUH-1) 산불진화헬기가 담수 작업을 하고 있다. 2026.05.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수리온이 담수지 수면 바로 위까지 내려가자 거센 프로펠러 바람에 물결이 크게 일렁였다. 헬기 아래 연결된 대형 물주머니인 '물버킷'이 물속에 잠기자 조종사는 공중에 멈춰 선 듯 기체 균형을 붙잡았다.

물버킷에 1000ℓ의 물을 실은 헬기는 다시 산 방향으로 기수를 돌렸다. 산불 현장에서는 이 같은 담수와 물 투하 과정이 수차례 반복된다.

이날 현장에서는 실제 산불 상황을 가정해 담수와 이동, 물 투하 절차가 이어졌다. 물 투하는 주변 지형과 안전 상태를 확인한 승무원의 신호 이후 조종사의 최종 승인 아래 진행됐다.
[영천=뉴시스] 정재익 기자 = 12일 경북 영천 육군 제2작전사령부 21항공단 활주로에서 장병들이 수리온(KUH-1) 산불진화헬기 이륙 점검에 나서고 있다. 2026.05.12. jjik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영천=뉴시스] 정재익 기자 = 12일 경북 영천 육군 제2작전사령부 21항공단 활주로에서 장병들이 수리온(KUH-1) 산불진화헬기 이륙 점검에 나서고 있다. 2026.05.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항공 조종사들은 이 과정이 보기보다 훨씬 고난도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석경태(41) 21항공단 207항공대대 소령은 "산불 현장은 좁은 공간에 여러 헬기가 동시에 움직여 가장 긴장되는 건 보이지 않는 항공기와의 근접 상황"이라며 "승무원들과 함께 전후좌우를 계속 확인하며 비행한다"고 말했다.

실제 산불 현장에서는 연기와 강풍, 급변하는 기류가 조종사들을 동시에 압박한다. 특히 산 능선 가까이 접근해야 하는 물 투하 작업 특성상 시야 확보가 어렵고, 고압선이나 철탑 같은 장애물 위험도 크다.

박성훈(41) 준위는 "연기는 시야를 가리고 강풍은 기체를 흔들기 때문에 항공기 한계를 넘지 않도록 계속 계기판을 확인해야 한다"며 "산불 현장은 거대한 화마와 싸우는 전쟁터 같은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영천=뉴시스] 정재익 기자 = 12일 경북 영천 육군 제2작전사령부 21항공단 활주로에서 장병들이 수리온(KUH-1) 산불진화헬기를 점검하고 있다. 2026.05.12. jjik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영천=뉴시스] 정재익 기자 = 12일 경북 영천 육군 제2작전사령부 21항공단 활주로에서 장병들이 수리온(KUH-1) 산불진화헬기를 점검하고 있다. 2026.05.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수리온의 강점은 이런 극한 상황에서 드러난다.

국산 기동헬기인 수리온은 자동비행조종장치(AFCS)와 디지털 계기 체계를 갖추고 있다. 쉽게 말해 자동차의 차선 유지 보조 기능처럼 헬기 자세를 자동으로 안정시켜주는 기능이다.

덕분에 강풍 속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공중 정지 비행을 유지할 수 있고, 조종사 피로도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계기판에는 풍향과 풍속까지 표시돼 연기 속에서도 진입 방향과 이탈 경로를 빠르게 판단할 수 있다.

석 소령은 "수리온은 제자리 비행 성능이 좋아 담수 작업 안정성이 뛰어나다"며 "고도를 낮추면 자동 경고음이 울려 안전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영천=뉴시스] 정재익 기자 = 12일 경북 영천 육군 제2작전사령부 21항공단 헬기 정비소에서 석경태 207항공대대 소령(왼쪽)과  박성훈 준위가 수리온(KUH-1) 산불진화헬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5.12. jjik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영천=뉴시스] 정재익 기자 = 12일 경북 영천 육군 제2작전사령부 21항공단 헬기 정비소에서 석경태 207항공대대 소령(왼쪽)과  박성훈 준위가 수리온(KUH-1) 산불진화헬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5.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조종사들은 산불 대응의 시작은 결국 국민들의 예방이라고 강조했다.

박 준위는 "하늘에서 보면 다 타버린 산이 얼마나 참혹한지 더 크게 느껴진다"며 "작은 부주의 하나가 큰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산불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육군 2작사는 올해 들어 산불 대응을 위해 총 24차례 항공기 47대를 투입해 15만4800ℓ의 물을 살포했다. 조종사와 승무원, 정비·안전 요원 등 240여 명이 산불 진화 작전에 참여했다.
[영천=뉴시스] 정재익 기자 = 12일 경북 영천 육군 제2작전사령부 21항공단 부근 산지에서 수리온(KUH-1) 산불진화헬기에 매달린 물버킷에서 물이 쏟아지고 있다. 2026.05.12. jjik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영천=뉴시스] 정재익 기자 = 12일 경북 영천 육군 제2작전사령부 21항공단 부근 산지에서 수리온(KUH-1) 산불진화헬기에 매달린 물버킷에서 물이 쏟아지고 있다. 2026.05.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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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직접 타보니 전쟁터"…수리온 산불 진화 현장 체험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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