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자란 미스 필리핀 우승자…현지서 '정체성 논란' 일어

기사등록 2026/05/10 10:31:13

[서울=뉴시스] '미스 유니버스 필리핀 2026' 우승자 비아 밀란-윈도스키가 지난 7일(현지시각) 현지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TheMissUniversePH' 페이스북) 2026.05.10.
[서울=뉴시스] '미스 유니버스 필리핀 2026' 우승자 비아 밀란-윈도스키가 지난 7일(현지시각) 현지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TheMissUniversePH' 페이스북) 2026.05.10.

[서울=뉴시스]서영은 인턴 기자 = 인생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낸 필리핀계 미국인이 새로운 '미스 유니버스 필리핀'으로 선정되면서 현지에서 정체성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 열린 결선에서 우승을 차지한 비아 밀란-윈도스키(23)는 오는 11월 세계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필리핀 대표로 출전한다. 하지만 우승 직후 현지에서는 그가 미국 위스콘신에서 자라 필리핀 문화와 언어에 서툴다는 점을 들어 "진정한 필리핀 대표가 맞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밀란-윈도스키는 위스콘신-매디슨 대학교에서 역사와 국제 관계학을 전공했다. 이번 대회에서 돋보이는 지적 답변으로 주목을 끌었다.

그는 결선에서 "시민들의 불만에도 필리핀을 대표할 가치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미국에서 자라면서도 나를 필리핀인으로 먼저 인식했다"며 "필리핀 국민이 생존을 위해 가족과 떨어져 해외로 나가지 않아도 되도록 국내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답해 심사위원들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럼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일부 누리꾼들은 그가 과거 다른 미인 대회에서 미국 대표로 출전했던 이력을 언급하며 "본토 필리핀인들이 이용당했다며, 결국 외국인이 우승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당선 확률을 높이기 위해 필리핀으로 온 것 아니냐"며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밀란-윈도스키는 지난 7일 한 토크쇼에 출연해 정면 돌파에 나섰다. 그는 태생적 이중 국적자임을 밝히며 "미국과 필리핀 양쪽 모두에서 이방인으로 여겨졌던 어린 시절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고백했다. 이어 "내가 필리핀을 집으로 선택했듯이, 이번 우승을 통해 필리핀이 마침내 나를 선택해 준 기분"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필리핀 내 정체성에 대한 해묵은 논쟁을 재점화했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의 진 나베라 강사는 "고국에 거주해야만 필리핀인이라는 생각은 다소 폐쇄적"이라며 "중요한 것은 공유된 가치와 국가를 대표하는 헌신"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미국서 자란 미스 필리핀 우승자…현지서 '정체성 논란' 일어

기사등록 2026/05/10 10:31:13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