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특별한 수업…"옛날엔 시집갈 때 요강 챙겨갔지"

기사등록 2026/05/08 15:46:31

서울시교육청 동구여중 세대배움 동행 현장

어르신께는 카네이션 학생엔 파마 해주기도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8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구여중에서 세대배움 동행 프로그램 중 어르신이 학생에게 파마를 해주는 모습 2026.05.08. nowest@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8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구여중에서 세대배움 동행 프로그램 중 어르신이 학생에게 파마를 해주는 모습 2026.05.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어버이날인 8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구여중 과학실. 여학생들만 즐비한 공간에 나이가 지긋한 60~70대 어르신들이 들어왔다. 가벼운 인사 이후 손잡기와 손뼉치기, 함께 노래 부르기 등이 진행되면서 낯선 사람과의 어색함도, 세대 간 거리감도 느낄 새 없이 빠르게 친밀감을 쌓았다.

여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꾸미기 관련 내용이 나오자 과학실 내 분위기는 더 달아올랐다. 주로 여성들이 화장할 때 사용하던 경대와 분첩을 포함해 요강, 참빛, 망태기 등의 사진을 보며 물건의 이름과 용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중학생들은 후배, 시니어학생들은 선배가 되어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이날 한 어르신은 결혼할 때 요강과 경대, 분첩을 가져갔던 경험, 다른 어르신은 옛날에 머리에 벌레가 많아 참빗으로 벌레를 떼어내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뽀글뽀글 콘테스트'에서는 아카시아 파마라고 불리던 꾸미기 놀이를 함께했다. 어르신들이 학생들에게 아카시아 풀과 비슷한 고무줄을 활용해 직접 머리를 땋고 파마를 해줬다.

중학교 1학년인 전아현(13)양은 "같이 노래를 부르고 머리도 해주셔서 웃음만 나왔다"며 "책을 읽으면서 모르는 것도 많았는데 잘 알려주셔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김해우(13)양도 "할머니집에서 본 것들이 있었는데 그 내용들을 말씀해주셔서 반가웠다"고 했다.

선배로 참여한 70대 권춘자씨도 "학교에 오기 전에는 망설였는데 친절히 반겨줘서 고마웠다"며 "내 손녀가 14살인데 내 후배라고 하고 나더러 선배라고 하니 귀엽기도 하고 즐겁다"고 말했다.

60대 김순희씨 역시 "날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을 많이했는데 여기 오니까 10대로 돌아간 것 같아 좋다. 아카시아 파마처럼 어렸을 때 했던 걸 다시 해보니 재밌다"고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생 인성 함양과 어르신 학습 욕구 충족, 자아 성취감 제고 등을 위해 2023년부터 세대배움 동행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주로 중학교 학생들과 학력인정평생교육시설 어르신이 한 공간에서 같이 수업을 하며 교감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재 4개 학교, 4개 학력인정평생교육시설이 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고 시교육청은 원활한 진행을 위해 학교별 프로그램비 200만원을 지원한다. 시교육청 평생교육지원단 내 인적 자원 436명이 강사 역할을 하며 프로그램 진행을 돕기도 한다.

손희숙 시교육청 평생교육기획팀장은 "앞으로도 모두가 만족하는 세대 통합 프로그램이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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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특별한 수업…"옛날엔 시집갈 때 요강 챙겨갔지"

기사등록 2026/05/08 15:46:31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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