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사 보상금 시효 지났다며 안 준 軍…대법, 유족 승소 판단

기사등록 2026/05/08 12:00:00

최종수정 2026/05/08 13:32:24

6·25 전쟁 당시 실종 처리…휴전 10년 후 사망신고

1998년 전사 판정…유족 "2021년까지 알지 못했다"

군 당국, '지급사유 발생한 날' 기준으로 시효 계산

대법원 "보상금 소멸시효, 통지받은 날부터 시작"

[서울=뉴시스] 6·25 전쟁 때 실종 처리된 군인의 유족이 전사 사실을 뒤늦게 알고 보상금을 청구했으나 거부당하자 군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내 대법원에서 승소 취지 판단을 받았다. 사진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유해를 수습하는 모습. (사진=국방부 제공) 2026.05.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6·25 전쟁 때 실종 처리된 군인의 유족이 전사 사실을 뒤늦게 알고 보상금을 청구했으나 거부당하자 군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내 대법원에서 승소 취지 판단을 받았다. 사진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유해를 수습하는 모습. (사진=국방부 제공) 2026.05.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6·25 전쟁 때 실종 처리된 군인의 유족이 전사 사실을 뒤늦게 알고 보상금을 청구했으나 거부당하자 군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내 대법원에서 승소 취지 판단을 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최근 유족 A씨가 국군재정관리단장을 상대로 제기한 군인사망보상금 지급 불가 결정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8일 밝혔다.

유족 A씨는 1949년 2월 육군에 입대해 6·25 전쟁이 발발한 후인 이듬해 8월 전사한 것으로 판명된 B씨의 자녀다. B씨는 전쟁 당시 실종자로 분류됐고, 유족은 휴전 약 10년 후인 1963년 1월 B씨의 사망을 신고했다.

육군본부가 B씨를 전사자로 결정한 것은 그가 숨진 지 약 48년 후인 1998년 3월 31일이었다.

A씨는 2022년 7월 군에 '군인사망급여금'을 청구했으나, 국군재정관리단은 "B씨 사망일로부터 소멸시효인 5년이 지났다"며 거부했다.

군인사망급여금은 지난 1951년 1월 제정된 규정에 따른 제도로, 6·25 전쟁이 발발한 후 전사 등의 이유로 숨진 군인의 유족에게 소정의 보상금을 준다.

규정이 처음 생길 당시에는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5년 이내 청구하지 않으면 지급하지 않는다'는 소멸시효 규정을 두고 있었으나, 1955년 9월 '사망통지서를 받은 날'로부터 시작하도록 고쳐졌다.

A씨는 재심을 청구했으나, 군인재해보상연금 재심위원회는 종전의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소멸시효가 시작된다는 규정을 잣대로 삼아 기각했다.

보상금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인 B씨의 사망일은 물론, 유족의 사망신고일이나 육군의 전사 결정일을 기준으로 봐도 5년의 시효가 다 지났다는 이야기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 본관에 정의의 여신 디케상이 보이고 있다. 2026.05.08.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 본관에 정의의 여신 디케상이 보이고 있다. 2026.05.08. [email protected]
A씨는 이에 불복해 2023년 1월 이번 소송을 냈다.

A씨는 2021년 9월 중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으로부터 연락받기 전에는 B씨가 6·25 전쟁 때 전사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B씨의 사망 신고도 집안 어른들의 권유로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군 당국이 소멸시효 시작점으로 봤던 시기에는 자신이 보상금을 청구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다.

1·2심은 군 당국과 마찬가지로 아무리 늦어도 육군의 전사 결정일인 1998년 3월 31일부터 소멸시효가 시작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소멸시효 시작점을 '사망통지서를 받은 날'로 고친 규정을 B씨 사례에도 소급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유족이 지급 사유 발생 여부를 객관적으로 알 수 없던 경우에도 규정을 문언 그대로만 해석해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보는 건 정의와 형평에 맞지 않는다"며 "헌법상 재산권 보장이나 평등의 원칙, 소멸시효 제도 존재 이유에도 부합한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6·25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국가가 군인의 사망 사유를 따로 통지하지 않는 이상, 유족이 전사 여부를 명확히 알기 어려웠다는 사정 때문에 소멸시효 규정이 개정됐던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A씨가 B씨의 사망일인 1950년 8월로부터 개정된 규정의 시행일인 1955년 9월 사이 군인사망급여금 청구권이 발생한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만한 사정을 발견할 수 없다"며 "소멸시효 시작 시점은 개정된 규정(통지를 받은 날)이 적용된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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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사 보상금 시효 지났다며 안 준 軍…대법, 유족 승소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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