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자를까, 남겨두고 일 더 시킬까"…AI 앞에 CEO들 고민 중(종합)

기사등록 2026/05/06 15:56:51

최종수정 2026/05/06 16:45:48

코인베이스·페이팔은 감원, 액손·스포티파이는 인력 유지…AI 활용법 놓고 美기업 양분

[서울=뉴시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AI 안경을 착용하고 있다.(사진출처: AP)
[서울=뉴시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AI 안경을 착용하고 있다.(사진출처: AP)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인공지능(AI)이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들에게 직원을 줄여 비용을 낮출지, 남은 인력에게 더 많은 일을 맡겨 성장 동력으로 삼을지 선택을 요구하면서 직장인들의 해고와 업무 과중 불안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AI 도입을 둘러싸고 미국 기업 경영진 사이에서 두 가지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기업은 AI를 감원 명분으로 삼고 있고, 다른 기업은 같은 인력으로 더 많은 성과를 내는 쪽을 택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글로벌은 대표적인 감원 사례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는 AI가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며 전체 인력의 14%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AI가 회사 업무에 더 깊숙이 들어오면서 직원들이 AI 에이전트를 관리하고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이팔도 앞으로 2~3년에 걸쳐 직원 20%를 줄일 계획이다. 회사는 AI 도입을 확대하는 과정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베드배스앤드비욘드 최고경영자도 최근 투자자들에게 AI로 “상당한 인력 감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도 비슷한 고민을 드러냈다. 수전 리 메타 최고재무책임자는 AI가 더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되면 회사에 어느 정도 인력이 필요한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는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투자 부담 속에 전체 인력의 약 10%인 8000명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기업들이 감원을 택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AI로 업무 효율이 높아지면 같은 일을 더 적은 사람으로 처리할 수 있고, 대규모 해고는 비용을 빠르게 줄여 실적과 주가를 방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블록과 스냅 주가는 AI 관련 감원 발표 뒤 상승했다.

가트너가 중간 관리자 이상 3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조사에서도 AI 에이전트나 지능형 자동화, 자율 기술을 쓰는 기업의 약 80%가 인력을 줄이고 있다고 답했다. AI가 모든 업무를 대체하지는 못하더라도, 기업 현장에서는 이미 감원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뉴시스] 네이버는 최수연 대표(가운데)가 지난 25일부터 양일간 스웨덴 스톡홀름 스포티파이 본사에서 알렉스 노스트롬(오른쪽), 구스타브 소더스트롬 스포티파이 공동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고 26일 밝혔다. (사진=네이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네이버는 최수연 대표(가운데)가 지난 25일부터 양일간 스웨덴 스톡홀름 스포티파이 본사에서 알렉스 노스트롬(오른쪽), 구스타브 소더스트롬 스포티파이 공동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고 26일 밝혔다. (사진=네이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반대편에는 AI를 감원 도구가 아니라 성장 도구로 보려는 기업들이 있다. 테이저와 경찰용 보디카메라 등을 만드는 액손 엔터프라이즈의 조시 이스너 사장은 최근 5000명 넘는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AI가 당장 해고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그는 AI를 “직원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팀이 더 많은 일을 하게 해주는 기술”로 본다고 밝혔다.

스포티파이도 인력을 크게 줄이기보다 기존 인력으로 더 많은 성과를 내는 쪽을 택하고 있다. 구스타프 쇠데르스트룀 스포티파이 공동 최고경영자는 기업들이 AI로 높아진 생산성을 곧바로 인건비 절감으로 돌릴 수도 있지만, 같은 인원으로 더 많은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는 선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IBM도 AI를 단순한 비용 절감 수단으로만 보면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본다. 니클 라모로 IBM 최고인사책임자는 기업 리더들이 AI를 생산성 향상뿐 아니라 성장의 도구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3년 뒤 IBM 직원 수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전망을 해야 한다면 지금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직원을 해고하지 않겠다는 기업에서도 변화는 피하기 어렵다. 인사 전문가들은 많은 직무가 크게 바뀌거나, 여러 역할이 하나로 합쳐질 수 있다고 본다. 신용카드 발급사 싱크로니 파이낸셜은 직원들에게 해고가 아니라 다른 업무로의 재배치를 준비하도록 하고 있다. 일부는 영구적인 이동이 될 수 있고, 일부는 몇 달간의 임시 배치가 될 수 있다.

AI가 CEO들에게 던진 선택은 결국 직원들에게도 다른 형태의 불안으로 돌아오고 있다. 회사를 떠날 것인지, 남아서 더 많은 일을 맡을 것인지의 문제다. AI가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지 않더라도 일자리의 수와 업무 강도, 직무의 형태는 이미 바뀌기 시작했다고 WSJ은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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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자를까, 남겨두고 일 더 시킬까"…AI 앞에 CEO들 고민 중(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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