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철 서울대 교수 "북한, 정상국가화 위해 헌법 디자인한 듯"
"영토 조항 신설했으나 적대적 관계 등 관련 표현은 없어"
"北 헌법 개정서 표현 순화…정상국가 이미지 고려한 듯"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 최고인민회의 제15기 대의원들과 만수대기슭에서 제15기 제1차회의 성과를 축하하는 예술인들의 공연을 관람했다고 24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6.03.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3/24/NISI20260324_0021220546_web.jpg?rnd=20260324160519)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 최고인민회의 제15기 대의원들과 만수대기슭에서 제15기 제1차회의 성과를 축하하는 예술인들의 공연을 관람했다고 24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6.03.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북한이 정상국가화 이미지를 염두에 두고 헌법을 개정한 것으로 파악된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표현 수위를 조정하고 사회주의적 색채를 일부 완화하는 방향으로 헌법을 개정한 것으로 보인다는 진단이다.
이정철 서울대 교수는 6일 오전 통일부 기자단을 대상으로 열린 전문가 간담회에서 지난 3월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 회의 관련 중요 동향을 평가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개정된 헌법을 파악한 바에 따르면 "가장 큰 첫인상은 북한이 정상국가화 이미지를 갖기 위해 전체적인 헌법을 디자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헌법 서문에서 김일성·김정일 헌법이라는 표현이 사라졌다며 "그 과정에서 사회주의 헌법이란 표현까지 사라진 것 아니냐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또 "사회주의 자립적 민주 경제 노선 표현은 자립적 민주 경제 노선으로 수정하는 등 북한이 정상국가로서 일반적 헌법의 형태를 띠기 위해 이런 변화를 꾀한 것 같다"라며 "경제적 조치에서 보면 '무상치료', '세금없는 나라' 등 표현을 다 삭제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이미 탈북민들에 따르면 사실상 세금을 내고 있다고 한다"라며 시장 원리가 깊숙이 수용된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또 "헌법이라는 최고 수준의 문서에 어울리지 않는 전투적 표현도 많이 삭제했다"라며 "전반적으로 표현들이 순화되고 굳이 사회주의적 성격을 강조하지 않아도 될 수 있는 조치들로 헌법 디자인을 마련하지 않았느냐는 판단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를 거듭 강조해 왔으나 이 교수는 "이번 헌법에서는 '적대적'이라는 형용사와 관련된 표현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인상을 받았다"라고 했다.
이어 "영토 조항을 신설하고 국가성을 강조하는 표현들과 규정들은 생겼지만 그럼에도 적대적 관계, 교전국 관계 등 성격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남북평화공존으로 가는 하나의 인프라가 마련될 수 있겠다는 희망적 판단을 해볼 수 있는 헌법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신설된 영토조항에선 북한 주권 영역을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해당 영역에 대한 '불가침성'을 명문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새 영토조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역은 북쪽으로 중화인민공화국과 러시아 연방, 남쪽으로 대한민국과 접하고 있는 영토와 그에 기초하여 설정된 영해와 영공을 포함한다"라고 명시했다.
북한 국무위원장 권한을 상당 부분 강화한 점도 특징이라고 이 교수는 밝혔다.
헌법상 국가기관 배열 순서에서 최초로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에 앞서 배치했다. 이 교수는 "국무위원장이 가장 앞서 권한이 명기되고 책임과 소환권이 삭제됐다"라며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권한은 국무위원장에만 유일하게 줬다고 돼있는 등 종합해보면 국무위원장 권한이 상당히 강화됐다"라고 했다.
핵 문제와 관련해선 국무위원장의 핵사용 권한이 최초로 명시됐으며 모든 무력에 대한 통솔권이 명문화됐다. 핵무력지휘기구에 대한 핵 사용 권한 위임 근거도 마련된 것으로 파악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