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하나면 전면전 위기…美·이란 맞선 호르무즈, BBC "위험한 순간"

기사등록 2026/05/06 08:30:00

휴전 4주 만에 다시 고조된 긴장…美 선박 호위에 이란 맞대응 가능성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개최된 소상공인들과의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05.05.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개최된 소상공인들과의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05.05.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걸프 지역 휴전이 4주 만에 다시 위태로워졌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호위에 나서자 이란의 맞대응 가능성이 커졌고, 양측의 오판이나 우발적 충돌 하나가 전면전 재개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영국 BBC는 5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이 모두 협상을 원한다고 말하면서도 각자의 ‘레드라인’을 고수하고 있어, 어느 한쪽 또는 양쪽이 양보하지 않는 한 전면전 재개 위험이 우발적 충돌 하나로도 커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지금이 “위험한 순간”이라고 짚었다. 양측의 의도와 결과를 잘못 읽는 오판 가능성이 커졌고, 이런 오해와 계산 착오가 위기를 통제 불능으로 밀어넣고 전쟁을 확대하는 전형적 경로라는 것이다.

긴장의 중심에는 호르무즈 해협이 있다. 미국이 선박 2척을 호위해 해협을 통과시키기로 한 결정은 이란의 반응을 부를 수밖에 없었고, 이제 관건은 이란의 대응이 일회성에 그칠지, 양측의 맞대응이 다시 전면전으로 번질지다.

호르무즈 해협은 지난 2월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기 전까지 통행 제한이나 통행료 없이 열려 있었다. 그러나 이후 이란은 해협 폐쇄가 군사적 공격 수단이자 통행료 수입원, 체제 안전을 위한 보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호르무즈해협=AP/뉴시스]2일(현지 시간) 이란 반다르 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 컨테이너 화물선이 정박해 있는 앞으로 소형 보트가 지나가고 있다. 2026.05.05.
[호르무즈해협=AP/뉴시스]2일(현지 시간) 이란 반다르 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 컨테이너 화물선이 정박해 있는 앞으로 소형 보트가 지나가고 있다. 2026.05.05.
미국으로서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자국 앞바다처럼 통제하고 선박에 수백만 달러의 통행료를 물리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BBC는 이를 허용할 경우 미국이 이란에는 전술적 승리를 거뒀더라도 전략적으로는 패배한 셈이 된다고 분석했다.

해협 폐쇄의 여파는 전 세계 경제로 번진다. 폐쇄 기간이 길어질수록 석유와 가스뿐 아니라 첨단산업에 필요한 헬륨, 비료 원료 공급까지 차질을 빚고, 비료 위기는 식량 공급이 취약한 국가의 굶주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원유 거래자들에게 미국 운전자들의 휘발유 가격을 끌어올리지 말라고 압박해왔다. 하지만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손쉬운 승리를 예상하고 전쟁을 결정했지만, 이란 정권이 쉽게 굴복하지 않으면서 미국이 전쟁의 출구를 찾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미국 해군이 선박 2척을 호위했다고 해서 항행의 자유가 회복된 것은 아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전쟁을 시작하기 전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선박은 하루 40~60척에 달했다. 이란은 다시 전쟁에 나설 준비가 돼 있으며, 심지어 긴장 고조의 속도를 스스로 정하려 할 수도 있다고 BBC는 분석했다.

걸프 아랍 국가 중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가 이란의 주요 표적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UAE는 이에 맞서 미국·이스라엘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UAE에 미사일 방어체계인 아이언돔을 보내고 이를 운용할 병력도 파견했다.

이란이 UAE의 푸자이라항을 겨냥한 것은 전략적으로 의미가 크다. 푸자이라항은 호르무즈 해협 바깥, 오만만을 향한 UAE 해안에 위치해 있다. UAE가 호르무즈를 거치지 않고 원유를 수출할 수 있게 해주는 송유관의 종착지이자 대규모 원유 저장시설이 있는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재임 시절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강한 지지를 등에 업고 이란 핵합의, 이른바 JCPOA를 폐기했다. 이후 이란을 강하게 압박했지만 우라늄 농축을 막지 못했고, 이제 미국과 이란은 쉬운 출구가 보이지 않는 전쟁의 길 위에 서 있다고 BBC는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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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 하나면 전면전 위기…美·이란 맞선 호르무즈, BBC "위험한 순간"

기사등록 2026/05/06 08:3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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