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울림 김창훈 짓고 더 베인 부르다…뽑파민에 소외 문제 녹인 '뽑기 인형'

기사등록 2026/05/01 09:00:19

오늘 산울림 데뷔 50주년 프로젝트 서른세 번째 싱글 발매

[서울=뉴시스] 산울림 50주년 프로젝트 33번째 싱글 '뽑기인형' 디지털 재킷. (사진 = 산울림 측 제공) 2026.05.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산울림 50주년 프로젝트 33번째 싱글 '뽑기인형' 디지털 재킷. (사진 = 산울림 측 제공) 2026.05.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전설적인 사이키델릭 밴드 '산울림'의 베이시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인 김창훈이 산울림 데뷔 50주년을 향한 대장정 속에서 또 다른 선명한 발자국을 찍었다. 화려한 '뽑파민(뽑기+도파민)' 시대의 이면에 웅크린 철저한 소외와 고립의 정서가 강렬한 록 사운드로 벼려졌다.

김창훈이 작사·작곡하고 밴드 '더 베인(채보훈)'이 편곡과 가창, 연주를 맡은 신곡 '뽑기 인형'이 1일 오후 12시 발매된다. 오는 2027년 산울림 데뷔 50주년을 맞아 진행 중인 기념 프로젝트의 서른세 번째 싱글이다.

노래는 캡슐과 기계 속에 갇혀 바깥세상을 갈망하는 '뽑기 인형'의 시선을 철학적 우화로 빚어낸다. "어서 날 뽑아줘 / 오랫동안 기다렸어"라는 애원은 간택만을 기다리는 수동적 존재의 슬픈 고백이다.

손가락 하나로 무한한 숏폼 콘텐츠를 넘기며 찰나의 자극을 탐닉하는 현대 사회에서, 선택받지 못한 인형의 고립감은 묘한 기시감을 안긴다. 스치듯 짧은 시선에 설레다 이내 돌아서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보며, 인형은 다시 차가운 기계 속으로 주저앉는다.

이토록 답답하고 쓸쓸한 텍스트는 더 베인의 거칠고 호쾌한 사운드를 만나 역설적인 폭발력을 얻는다. 하드록과 개러지 록의 질감이 소용돌이치는 기타 리프 위로 채보훈의 거침없는 보컬이 쏟아지며 투명한 벽을 깨부술 듯한 외향성을 분출한다.

특히 곡의 뼈대를 이루는 기타 솔로는 음악적 정수다. E메이저 코드에서 파, 솔 음을 활용해 갑작스레 이국적인 중동풍으로 선회하는 전개는, 과거 산울림의 여러 록 트랙에서 맏형 김창완이 구사했던 독창적인 전법과 맞닿아 있다. 표면적으로는 산울림의 원형을 피해 가는 듯하지만, 그 깊은 곳에는 산울림의 영혼을 정교하게 쌓아 올린 채보훈의 건축술이 빛을 발한다.

임희윤 음악평론가는 이번 신곡에 대해 "바야흐로 무한의 선택과 랜덤 플레이가 손 안에 주어진 '뽑파민'의 세계 속에서 현대인은 과연 영영 행복할까. 김창훈이 날린 질문은 채보훈의 록 특급열차를 타고 직선처럼 곡선으로 뻗어간다"며 "종착역을 알 수 없는 기나긴 안개의 행렬이 산울림의 시대에서 지금 우리의 시대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밴드와 멤버들이 남긴 위대한 유산 50곡을 후배 뮤지션들이 재해석하는 이 대장정은 내년까지 쉼 없이 이어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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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림 김창훈 짓고 더 베인 부르다…뽑파민에 소외 문제 녹인 '뽑기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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