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여파로 실직 200만명 추산…식료품값 급등에 생필품 쿠폰까지 지급
![[테헤란=AP/뉴시스] 27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친정부 시위대가 이란 국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도심 곳곳에서 정부 정책을 지지하고 결속을 다지기 위한 집회가 열렸으며, 참가자들은 국기와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며 현 정권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2026.04.28.](https://img1.newsis.com/2026/04/28/NISI20260428_0001211740_web.jpg?rnd=20260428082306)
[테헤란=AP/뉴시스] 27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친정부 시위대가 이란 국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도심 곳곳에서 정부 정책을 지지하고 결속을 다지기 위한 집회가 열렸으며, 참가자들은 국기와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며 현 정권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2026.04.28.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틀어막아 세계 에너지 시장을 압박하고 있지만, 미국의 항만 봉쇄가 맞물리면서 정작 이란 경제가 먼저 한계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실직자가 급증하고 식료품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이란 정부가 전쟁 종식과 봉쇄 해제를 맞바꾸려는 협상안을 내놓은 배경에도 내부 경제난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끝내는 조건으로 미국이 이란 항만에 대한 해상 봉쇄를 해제해야 한다는 제안을 최근 지역 중재자들에게 전달했다. 이란은 해협 내 공격 중단과 전쟁 종식을 맞바꾸되, 핵 프로그램 문제는 추후 논의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는 핵심 통로다. 이란은 전쟁 초기 이 해협을 봉쇄하며 세계 경제를 압박하는 카드를 꺼냈지만, 미국은 이란 항만을 해상 봉쇄하는 방식으로 맞섰다. 이 조치로 이란의 원유 수출과 주요 수입 물자가 동시에 막히면서 경제 충격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란 노동사회복지부 관계자가 인용한 초기 추산에 따르면 전쟁 여파로 약 100만명이 직접 일자리를 잃었고, 또 다른 100만명이 간접적으로 실직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도 급등해 이란 중앙은행 기준 4월 중순까지 1년간 물가 상승률은 67%에 달했다. 해상 수입에 의존하던 붉은 고기의 보조금 적용 가격도 파운드당 약 3.6달러까지 올라, 월 최저임금이 약 130달러 수준인 서민층에는 부담이 커졌다.
기업들도 버티기 어려운 한계 상황에 놓였다. 제조업체와 소매업체들이 문을 닫고 있으며, 철강 등 원자재 부족으로 생산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전자제품처럼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은 물량 부족과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으로 도로, 항만, 주거용 건물과 주요 철강·석유화학 시설까지 피해를 입으면서 전후 재건 비용이 약 27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추산도 나왔다.
이란 정부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최저임금과 공무원 임금을 올리고, 빵·연료 등 필수품 보조금을 유지하고 있다. 저소득층에는 현금과 식료품 쿠폰을 지급하고, 전략 비축 물자를 풀어 생필품 부족을 완화하려 하고 있다. 동시에 국민에게 물·전기·가스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라고 요청하는 한편, 철강 제품 수출 금지 등 보호 조치도 꺼냈다.
이란은 미국 봉쇄를 우회하기 위해 튀르키예,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과 연결된 철도망과 북부 카스피해 항로를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우회로만으로 원유 수출 차단과 수입 물류 위축을 메우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미국은 이란이 경제 압박에 먼저 물러설 것으로 보고 있고, 이란은 미국이 국제 유가와 휘발유 가격 부담 때문에 봉쇄를 오래 유지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WSJ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길어질수록 가장 먼저 대가를 치르는 쪽은 이란 주민들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동연구소의 알렉스 바탄카 선임연구원은 "경제적 압박을 국가적 자존심 문제로 포장할 수 있지만, 자금이 고갈될수록 정치적 불만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버지니아공대의 자바드 살레히-이스파하니 교수는 "전쟁 종료 이후에는 빈곤해진 국민을 관리하는 문제가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2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끝내는 조건으로 미국이 이란 항만에 대한 해상 봉쇄를 해제해야 한다는 제안을 최근 지역 중재자들에게 전달했다. 이란은 해협 내 공격 중단과 전쟁 종식을 맞바꾸되, 핵 프로그램 문제는 추후 논의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는 핵심 통로다. 이란은 전쟁 초기 이 해협을 봉쇄하며 세계 경제를 압박하는 카드를 꺼냈지만, 미국은 이란 항만을 해상 봉쇄하는 방식으로 맞섰다. 이 조치로 이란의 원유 수출과 주요 수입 물자가 동시에 막히면서 경제 충격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란 노동사회복지부 관계자가 인용한 초기 추산에 따르면 전쟁 여파로 약 100만명이 직접 일자리를 잃었고, 또 다른 100만명이 간접적으로 실직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도 급등해 이란 중앙은행 기준 4월 중순까지 1년간 물가 상승률은 67%에 달했다. 해상 수입에 의존하던 붉은 고기의 보조금 적용 가격도 파운드당 약 3.6달러까지 올라, 월 최저임금이 약 130달러 수준인 서민층에는 부담이 커졌다.
기업들도 버티기 어려운 한계 상황에 놓였다. 제조업체와 소매업체들이 문을 닫고 있으며, 철강 등 원자재 부족으로 생산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전자제품처럼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은 물량 부족과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으로 도로, 항만, 주거용 건물과 주요 철강·석유화학 시설까지 피해를 입으면서 전후 재건 비용이 약 27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추산도 나왔다.
이란 정부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최저임금과 공무원 임금을 올리고, 빵·연료 등 필수품 보조금을 유지하고 있다. 저소득층에는 현금과 식료품 쿠폰을 지급하고, 전략 비축 물자를 풀어 생필품 부족을 완화하려 하고 있다. 동시에 국민에게 물·전기·가스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라고 요청하는 한편, 철강 제품 수출 금지 등 보호 조치도 꺼냈다.
이란은 미국 봉쇄를 우회하기 위해 튀르키예,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과 연결된 철도망과 북부 카스피해 항로를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우회로만으로 원유 수출 차단과 수입 물류 위축을 메우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미국은 이란이 경제 압박에 먼저 물러설 것으로 보고 있고, 이란은 미국이 국제 유가와 휘발유 가격 부담 때문에 봉쇄를 오래 유지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WSJ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길어질수록 가장 먼저 대가를 치르는 쪽은 이란 주민들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동연구소의 알렉스 바탄카 선임연구원은 "경제적 압박을 국가적 자존심 문제로 포장할 수 있지만, 자금이 고갈될수록 정치적 불만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버지니아공대의 자바드 살레히-이스파하니 교수는 "전쟁 종료 이후에는 빈곤해진 국민을 관리하는 문제가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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