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이스, 해외 아티스트 첫 日 국립경기장 입성에 24만 떼창 "예스 오어 예스"

기사등록 2026/04/29 00:04:03

28일 국립경기장서 열린 월드투어 '디스 이즈 포' 리뷰

앞서 25~26일 공연까지 권위가 높은 공연장에서 세 차례 무대

올해 일본 데뷔 10년차…명실상부 현지 국민 걸그룹

"성장 서사와 팬들과의 관계성이 장기집권 비결"

'미사모' 미나·사나·모모, 日 멤버 3인방 인기 뒷받침

360도 공연…3시간 동안 지치지 않는 라이브로 실력 증명도

[서울=뉴시스] 트와이스, 월드투어 '디스 이즈 포(THIS IS FOR)' 미국 필라델피아 공연. (사진 = David Brendan Hall 제공) 2026.04.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트와이스, 월드투어 '디스 이즈 포(THIS IS FOR)' 미국 필라델피아 공연. (사진 = David Brendan Hall 제공) 2026.04.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뉴시스]이재훈 기자 = 비가 내렸던 전날의 축축함은 거짓말처럼 걷혔다. 마치 공연을 축하하는 것처럼, 화창한 봄날을 맞은 28일 오후 도쿄. 일본의 거장 건축가 구마 겐고가 전국 47개 도도부현의 삼나무를 엮어 설계한 거대한 새 둥지, '숲의 스타디움' 국립경기장(MUFG 스타디움)은 특유의 따뜻한 질감을 뿜어내고 있었다. 철골과 나무가 조합된 이 하이브리드 건축물이 내어주는 거대한 환대는, 일본 데뷔 10년 차(내년이 일본 데뷔 10주년)를 맞은 K-팝 간판 걸그룹 '트와이스(TWICE)'와 이들을 맞이하는 8만 '원스(ONCE)'의 뜨거운 온기와 완벽하게 포개졌다.

트와이스는 이번에 여섯 번째 월드투어 '디스 이즈 포(THIS IS FOR) 인 재팬' 추가 공연을 통해 해외 아티스트 사상 최초로 도쿄 국립경기장 단독 콘서트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지난 25~26일 공연에 이날까지 사흘 간 무려 24만명이 운집했다.

트와이스는 4월 한 달간 원 오크 록(ONE OK ROCK), 사쿠라자카46, 미세스 그린 애플 등 쟁쟁한 현지 톱 아티스트들이 거쳐 간 이 상징적인 무대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명실상부한 현지 '국민 걸그룹'의 위상을 다시금 증명했다. 국립경기장은 닛산 스타디움과 수용 규모 측면에서 일본 공연 생태계 내 쌍벽을 이루는데 특히 2021년 도쿄 하계 올림픽 주경기장이었던 만큼 현지 톱가수들도 입성이 힘든, 권위가 상당히 높은 곳이다.

현지 최고 권위의 연말 가요제인 NHK '홍백가합전' 단골 손님인 트와이스의 발자취는 곧 K-팝이 일본 열도에서 개척해 온 영토의 확장사와 같다. 2017년 7월 도쿄 체육관에서 열린 데뷔 쇼케이스(약 1만5000명 동원)로 움튼 씨앗은 2019년 K-팝 걸그룹 최초 돔 투어를 거쳐, 2024년 7월 해외 여성 아티스트 최초의 닛산 스타디움 입성(양일 14만 명)이라는 거대한 나무로 자라났다. 그리고 마침내 자체 최대 규모인 국립경기장 3회 공연(누적 24만 명)에 닻을 내렸다. 첫 쇼케이스 때와 관객수를 산술적으로 단순 비교하면, 무려 16배가 늘어난 것이다.

단순히 객석 수의 물리적 팽창을 넘어, 이는 한 팀이 이방의 땅에서 대중의 삶 속으로 얼마나 깊고 넓게 스며들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공간적 은유다. 계단을 건너뛰지 않고 10년의 시간을 정직하게 밟아 오르며 쟁취한 이 서사는 '아이돌과 팬'이라는 관계를 단단한 생의 '동반자'로 치환해 냈다.

고물가 흐름 속에서 콘서트 티켓 가격이 치솟아도 트와이스를 향한 현지의 애정은 굳건하다. 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을 응원하며 기꺼이 고액 소비를 동반하는 일본 특유의 '오시카쓰(推し活)' 문화가 가장 이상적으로 발현된 결과다. 어린아이부터 가족 단위 관객, 그리고 'TT' 열풍 당시 유입돼 20대 직장인으로 성장한 팬들까지. 트와이스는 K-팝을 넘어 일본 대중음악 시장을 견인하는 거대한 경제적, 문화적 축이 됐다. 공연 시작 전 친구와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던 직장인 미쿠(26) 씨는 "내 학창시절의 좋았던 추억뿐 아니라 힘든 기억까지 함께 한 그룹이 트와이스다. 나이를 먹어가면서도 트와이스 음악을 계속 듣고 콘서트에 꾸준히 찾아가고 싶다. 그럴 정도로 내 삶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은 라이브 밴드의 다양한 질감으로 편곡된 사운드와 함께 약 3시간 동안 앙코르까지 무려 36곡을 소화하는 방대한 서사시였다. 이번 투어의 주제곡과도 같은 '디스 이즈 포(THIS IS FOR)'와 '스트래티지(Strategy)'로 시작했다. 사각지대 없이 360도로 풀 개방된 원형 무대는 그 자체로 멤버들이 10년간 쌓아온 무대 장악력의 시험대였으나, 트와이스는 입체적인 동선과 다채로운 단차의 9개 리프트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360도 공연에 가장 최적화된 팀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도쿄=뉴시스] 28일 오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여섯 번째 월드투어 '디스 이즈 포(THIS IS FOR) 인 재팬' 시작 전 모습. (사진 = 트와이스 인스타그램 캡처) 2026.04.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뉴시스] 28일 오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여섯 번째 월드투어 '디스 이즈 포(THIS IS FOR) 인 재팬' 시작 전 모습. (사진 = 트와이스 인스타그램 캡처) 2026.04.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완벽한 라이브 앙상블 속에서도 각자의 미학을 뽐낸 솔로 무대 역시 객석을 압도했다. 쯔위 '런 어웨이'의 붉은 와인빛 매혹, 미나 '스톤 골드'의 몽환적인 금빛 연출, 나연 '미(MEEEEEE)의 통통 튀는 에너지, 블루스 풍의 런웨이를 걸은 정연 '픽스 어 드링크', 피아노 연주와 댄서들의 군무를 결합한 다현 '체스', 신스팝 선율 아래 민트 드레스를 입은 채영 '슛', 어번 R&B 힙합으로 무대를 찢어놓은 지효 'ATM', 우아한 미학의 극치를 보여준 사나, 힙한 댄스에 방점을 찍은 모모 '무브 라이크 댓'까지. 9인 9색의 무대는 거대한 스펙터클 속에서도 촘촘한 밀도를 잃지 않았다. 특히 메인 무대뿐 아니라 서브 무대, 런웨이 무대 등을 효과적으로 번갈아가며 사용해 각 솔로 무대 전환 속도감도 대단했다.

유닛 무대도 큰 환호를 받았다. 정연·지효·채영은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케데헌) OST '테이크다운(TAKEDOWN)'을 통해 힙합 공연 같은 카리스마를 발산했고, 일본인 멤버 미나, 사나, 모모가 뭉친 '미사모'의 '컨페티(Confetti)'는 화려하면서도 상큼하고 청량했다.

이번 공연의 또 다른 미학적 백미는 다현의 무대였다. 피로골절로 퍼포먼스가 제한된 다현은 댄스가 중심이 되는 단체 무대 모서리 쪽 의자에 앉아 상반신만으로 안무를 소화했다. 그의 의지로 이번 공연에서 9인 완전체 무대가 성사된 것이다. 카메라는 다현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포착했고, 멤버들의 동선은 결코 그를 무대 밖으로 밀어내지 않았다. 비록 완벽하게 같아질 수는 없을지라도 기어이 한 몸처럼 박동하려는 이 '정확한 연대'의 풍경은 묘한 숭고함마저 자아냈다.

화룡점정은 '팬시(FANCY)', '왓 이즈 러브(What is Love)? 등으로 이어지는 히트곡 퍼레이드의 떼창 구간이었다. 특히 '예스 오어 예스(YES or YES)' 후렴구을 합창하는 팬덤 '원스' 8만의 일심동체는 대단한 스펙터클을 선사했다. 그루브감이 넘치게 편곡된 '댄스 더 나이트 어웨이(Dance The Night Away)'는 완전한 축제였다. '해피 해피(HAPPY HAPPY)'로 시작해 '스테이 바이 마이 사이드'까지 다섯 곡이 연이어 이어지는 앙코르 구간엔 토롯코(이동차)를 타고 스타디움 트랙을 천천히 돌았다. 이들에게 인사를 보내는 일본 원스의 열기는 초대형 스타디움이 담기에도 모자랄 정도였다.

음악 전문가들은 트와이스가 현지에서 장기 집권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이러한 '서사'와 '관계성'을 꼽는다. 김윤미 대중음악 저널리스트(한국대중음악상(한대음) 선정위원)는 "꾸준한 활동 속 단단해진 팀워크와 소통이 안정적 기반이 됐다"고 짚었고,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 교수 겸 글로벌 K-센터장(한대음 선정위원)는 "어린 팬들을 사로잡아 오랜 충성도를 유지할 토대를 마련한 점"을 성공 요인으로 봤다. 차우진 엔터문화연구소 대표(대중음악 평론가)와 황선혜 일본 조사이국제대 미디어학부 교수(전(前)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센터장)는 "미사모(MISAMO)라는 유닛의 성공과 멤버별 개성이 시너지를 이뤄 높은 친밀감을 형성했다"고 분석했으며, '들어볼래? J-팝(J-POP)!' 등을 펴낸 J-팝 전문가인 황선업 대중음악 평론가(한대음 선정위원)는 "화려한 아이콘이자 언제든 곁에 있어 주는 동반자로 포지셔닝한 것이 식지 않는 응원의 비결"이라고 평가했다.

공연 막바지, 인접한 신궁구장에서 진행 중이던 야쿠르트와 한신의 프로야구 경기가 잠시 중단될 만큼 화려하고 거대한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았다. "10년 동안 여러분의 귀중한 사랑을 받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한 인생이라고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지효의 눈물 젖은 목소리가 국립경기장의 따뜻한 나무 처마를 타고 흩어졌다.
[도쿄=뉴시스] 이재훈 기자 = 28일 오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여섯 번째 월드투어 '디스 이즈 포(THIS IS FOR) 인 재팬' 시작 전 팬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2026.04.28. realpaper7@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뉴시스] 이재훈 기자 = 28일 오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여섯 번째 월드투어 '디스 이즈 포(THIS IS FOR) 인 재팬' 시작 전 팬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2026.04.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화려한 연출과 자본의 투입만으로 8만 명의 마음을 하나로 묶을 수는 없다. 트와이스가 이날 도쿄의 밤하늘에 쏘아 올린 것은 단순한 축포가 아니라, 서로의 성장과 청춘을 기꺼이 목격하고 응원해 온 아티스트와 팬덤이 10년의 비바람을 뚫고 함께 도달한 가장 아름답고 눈부신 우주였다. 팬들이 마지막에 일제히 든 슬로건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첫 MUFG 국립 최고의 추억 다시 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가자."

다음은 음악 전문가들이 분석한 트와이스가 일본에서 '국민 걸그룹'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김윤미 대중음악 저널리스트(한대음 선정위원)

일본 멤버가 꽤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다국적 구성은 초기 현지 진입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했다. 여기에 밝고 친근한 이미지, 대중적 음악과 포인트 안무 등 트와이스만의 특장점은 폭넓은 팬층 확보를 가능케했다. 꾸준한 활동 속 더 단단해진 팀워크와 팬덤과의 소통, 계속되는 성장과 진화가, '해외가수 첫 국립경기장 단독 공연'으로 대표되는 탄탄한 위상의 안정적 기반이 되고 있다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 교수 겸 글로벌 K-센터장(한대음 선정위원)

트와이스는 다른 한국 그룹들과는 조금 달리, 일본에서 자리 잡기 시작할 무렵 10대 여성팬들을 사로잡으며 젊은 층을 기반으로 삼는데 성공했다. 이후 다양한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활약하는 등 국민 걸그룹으로서의 대중성을 한층 강화했으며, 일본인 멤버 3명(미사모)의 존재 및 일본 내에서 그들의 성공적인 유닛 활동은 트와이스의 꾸준한 인기를 뒷받침했다. 특히 한번 팬이 되면 오랫동안 충성도를 유지하는 일본 팬들의 특성상, 젊은 팬들 확보하는데 성공했던 트와이스는 오랜 시간 꾸준히 인기를 누릴 토대를 잘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도쿄=뉴시스] 이재훈 기자 = 28일 오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여섯 번째 월드투어 '디스 이즈 포(THIS IS FOR) 인 재팬' 시작 전 팬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2026.04.28. realpaper7@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뉴시스] 이재훈 기자 = 28일 오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여섯 번째 월드투어 '디스 이즈 포(THIS IS FOR) 인 재팬' 시작 전 팬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2026.04.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차우진 엔터문화연구소 대표(대중음악 평론가)

미사모(MISAMO)라는 일본인 3인 유닛은 사실상 별도 IP처럼 움직인다. 오래 활동하면서 'TT 포즈' 바이럴로 흡수한 여중고 팬덤이 그대로 20대 직장인으로 성장하고, 시장성의 토대가 되기도 했다. 홍백가합전 5회 출장, 2024년 닛산 입성, 그리고 이번 국립경기장. 트와이스는 케이팝 뿐 아니라 일본 음악 시장의 톱티어이기도 하다. 밝고 경쾌한 콘셉트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도 장수의 비결이 아닐까.

황선업 대중음악 평론가(한대음 선정위원)

일본인 멤버 세 명을 품은 구성이 현지 친화력의 토대가 됐다면, 데뷔 이래 한결같이 이어온 성실한 행보가 트와이스를 '스타'에서 '동반자'의 자리로 옮겨 놓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화려하게 빛나는 아이콘이기도 하지만, 필요할 때면 언제든 곁에 있어주는 친구로도 분할 수 있는 포지셔닝은 트와이스만의 독보적 정체성이기도 하다. 그렇게 꾸준히 일본 팬들과의 거리감을 좁혀 왔기에, 지금과 같은 식지 않는 일본 팬들의 응원이 가능하다.

황선혜 일본 조사이국제대 미디어학부 교수(전(前)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센터장)   

트와이스는 각 멤버의 개성과 매력이 팀 전체의 일체감으로 이어지는 그룹이다. 3세대 걸그룹으로서 2세대 K-팝의 정통성과 4세대의 참신함을 함께 지닌 팀으로 평가된다. 특히 세 명의 일본인 멤버가 일본 시장에서 높은 친밀감을 형성했고, 멤버별 매력이 시너지를 이루며 장기적인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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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 해외 아티스트 첫 日 국립경기장 입성에 24만 떼창 "예스 오어 예스"

기사등록 2026/04/29 00:04:0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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