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 현장 투입 가시화…일자리 대체 우려가 '조세 논의'로
국회미래연구원 "AI 이익 독점 막고 사회적 전환 비용 기업이 분담해야"
현대차 노조 'AI 고용' 요구…오픈AI·머스크 등 글로벌 거물들도 '이익 공유' 가세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5일(현지 시간)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앞두고 열린 현대차그룹과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미디어데이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공개되고 있다. 2026.01.06.](https://img1.newsis.com/2026/01/06/NISI20260106_0000901088_web.jpg?rnd=20260106083534)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5일(현지 시간)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앞두고 열린 현대차그룹과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미디어데이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공개되고 있다. 2026.01.06.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 (가상 사례) 울산의 한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20년 넘게 일해온 40대 A씨. 최근 공장 조립 라인이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전면 교체되면서 정든 직장을 떠나게 됐다. 하지만 A씨는 막막함 대신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매달 통장에 꽂히는 'AI 사회보장세' 덕분이다. 로봇을 도입해 인건비를 아낀 기업이 낸 세금이 A씨의 재취업 교육비와 최소 생계비로 돌아온다.
영화 속 이야기 같던 '로봇세'와 'AI(인공지능)세'가 우리 삶의 문턱까지 다가왔다. AI와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신하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그로 인해 발생한 이익을 사회 전체가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정치권과 산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로봇이 낸 세금으로 실직자 돕자"…'AI 사회보장세' 제안
연구원이 제안한 AI 사회보장세는 한마디로 '기계 일꾼 사용료'다. AI 시스템을 도입해 인건비를 줄이거나 막대한 부가가치를 올린 기업에 일정한 세금을 매기자는 것이다. 이렇게 모인 재원은 AI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의 재교육이나 소외 계층의 디지털 교육 등에 사용된다.
연구원은 "AI 기술은 생산성을 높이지만, 동시에 소득 불평등과 데이터 독점이라는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며 "이익은 소수 기업이 독점하고 비용은 사회가 부담하는 구조는 결국 혁신에 대한 반발을 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연구원은 'AI기본법'에도 AI 학습 데이터 제공자에 대한 보상 체계를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AI 기업이 방대한 데이터로 막대한 이익을 내면서 데이터 원천 제공자에게 아무런 보상도 돌아가지 않는 구조는 데이터 생성, 공유에 대한 장기적 유인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AI 이익 독점에 대한 사회적 반감을 심화시킨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기업이 AI로 혜택을 보면 그에 따른 부담도 져야 사회적 저항이 줄어든다"며 로봇세 논의에 불을 붙였다.
현대차 '아틀라스'의 공습…현실이 된 일자리 공포
![[군포=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10일 경기 군포시 CJ대한통운 스마트풀필먼트센터에서 AI 휴머노이드 로봇이 완충재 보충, 박스 적재 등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2026.0109.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10/NISI20251210_0021092256_web.jpg?rnd=20260109233000)
[군포=뉴시스] 정병혁 기자 = 지난 10일 경기 군포시 CJ대한통운 스마트풀필먼트센터에서 AI 휴머노이드 로봇이 완충재 보충, 박스 적재 등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2026.0109. [email protected]
이러한 논의가 급물살을 탄 배경에는 로봇 기술의 눈부신 발전이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이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더 이상 로봇이 '단순 반복 작업'만 하는 기계가 아님을 보여줬다.
현대차는 2028년부터 이 로봇을 실제 공정에 투입할 계획이다. 업계는 "제조업의 혁명"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노동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울산=뉴시스] 안정섭 기자 = 26일 오후 현대자동차 노조가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앞 광장에서 올해 임단협 승리를 위한 전체 조합원 출정식을 진행하고 있다. 2025.06.26. yoha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6/26/NISI20250626_0001877982_web.jpg?rnd=20250626175418)
[울산=뉴시스] 안정섭 기자 = 26일 오후 현대자동차 노조가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앞 광장에서 올해 임단협 승리를 위한 전체 조합원 출정식을 진행하고 있다. 2025.06.26. [email protected]
현대차 노조는 최근 임금협상안에 AI 관련 고용, 완전 월급제 시행 등을 담았다. 아틀라스가 노사 합의 없이 국내 생산라인에 배치될 수 없다고 주장했으며 아틀라스 현장 투입에 따른 근무 시간 감소로 임금이 줄어드는 것도 완전 월급제를 통해 막겠다는 게 노조 구상이다.
정치권에서도 올 초부터 AI, 로봇 확산에 따른 사회적 책임과 재원 마련 방안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1기 출범 기념 정책토론회에서 "추세적으로 노동자들의 위치가 더 불안정해질 텐데 로봇세 같은 것도 나중에 한 번 얘기해야 한다"며 "기업이 AI로 혜택을 보면 그에 따른 부담도 져야 사회적 저항이 줄어든다"고 밝혔다.
"세금 대신 배당으로"…오픈AI·머스크도 '이익 공유' 공감
![[다보스=AP/뉴시스] 일론 머스크가 지난 1월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례 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6.01.22.](https://img1.newsis.com/2026/04/20/NISI20260420_0002115921_web.jpg?rnd=20260420183619)
[다보스=AP/뉴시스] 일론 머스크가 지난 1월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례 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6.01.22.
세계적인 AI 기업들도 '이익 공유'라는 큰 틀에는 동의하는 분위기다. 다만 직접적인 세금보다는 '배당'이나 '기본소득' 형태를 선호한다.
오픈AI는 지난 6일(현지 시간) '인텔리전스 시대를 위한 산업 정책'이라는 연구 보고서를 통해 "AI 성장의 혜택이 소수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모든 시민이 지분을 갖는 '공공 부 펀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AI에 대한 일자리 감소 대응 방안으로 '보편적 고소득'을 제안했다.
팔란티어 엔지니어 출신 알렉스 보어스 미 뉴욕주 하원의원은 오는 11월 중간선거 출마 공약으로 'AI 배당'을 제안했다. AI로 인해 생산성이 크게 증가할 경우 국민에게 직접 현금 지급을 하는 구조로, 재원은 AI 소비에 대한 과세나 기업 지분 참여 등을 통해 마련하는 방안이다.
"AI·로봇세, 혁신 저해" vs "사회적 공정 위한 재원"
![[그래픽=뉴시스] 재판매 및 DB금지. hokm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2/20/NISI20250220_0001774726_web.jpg?rnd=20250220150415)
[그래픽=뉴시스] 재판매 및 DB금지. [email protected]
국내 산업계는 AI 산업이 이제 막 태동기를 벗어난 상황에서 세금부터 매기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과도한 과세가 기업의 투자 의지를 꺾고, 결국 생산 기지를 해외로 옮기는 '오프쇼어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직접적인 세금 부과보다는 기존 법인세 체계를 보완하거나,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재교육 펀드'를 조성해 일자리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이 훨씬 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AI세가 기술과 사회의 공존을 돕는 기반이 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전창배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 이사장은 "AI 이익 환원은 혁신을 저해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갈등을 줄여 기술이 우리 사회에 안착하게 돕는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과세 모델에 대한 제안도 나온다. 이민석 국민대 소프트웨어학부 교수는 "과거 기술 도입의 혜택이 일부 기업에 집중됐던 전례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이익 환원 구조를 미리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교수는 특히 물리적 로봇뿐만 아니라 일자리를 실질적으로 대체하는 'AI 에이전트'와 '유료 AI 서비스'까지 과세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I 구독 서비스에 부가가치세 외에 별도의 세금이나 보험료를 얹는 이른바 '기술부가세' 모델이다.
그는 자동화 흐름을 막을 수 없다면 AI 활용 자체를 '인력 고용'의 개념으로 재정의하자고도 제안했다. 로봇이나 AI가 대체한 인력이 기존에 부담했을 고용보험·건강보험료 수준의 비용을 징수하자는 취지다.
다만, AI가 새로운 일자리를 충분히 창출한다면 세금의 필요성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신중론도 공존한다. 영구적인 세목을 신설하기보다는 '한시적 기금'을 통해 인력 재교육에 집중 투자하는 방식이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합리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로봇과 함께 살아갈 'AI 시대', 기계가 벌어들인 부를 사람의 행복으로 연결하는 해법을 찾기 위한 우리 사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