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항 차질·미·이란 협상 공백에도 3대 지수 전쟁 전 수준 회복

【뉴욕=AP/뉴시스】다우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2만5000선을 돌파한 4일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의 황소상(Charging Bull) 앞에서 한 여성이 눈이 내리는 가운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4일 기자들에게 "다음 목표는 3만"이라고 말했다. 2018.1.5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긴장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했는데도 미국 투자자들이 다시 위험자산으로 몰리면서 뉴욕 증시가 전쟁 이전 수준을 웃돌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부터 헤지펀드까지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면서 미국 3대 지수는 전쟁 전 수준을 회복했고, 대형 기술주 7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최근 8거래일 동안 2조5000억달러 늘어났다.
WSJ는 이번 랠리의 핵심 배경으로 시장의 학습효과를 지목했다. 월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 급락이 나타나면 결국 자신의 강경한 방침을 되돌릴 것이라는 기대가 퍼져 있다는 것이다. 실제 원유 파생상품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늘 끝내 물러선다는 이른바 ‘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거래’가 회자됐고, 한 대형 트레이딩 회사 내부 소통방에는 이를 상징하는 타코 이모지가 6주간 100개가량 쌓였다고 WSJ는 전했다.
문제는 시장이 이런 기대에 기댄 채 전쟁의 실물 충격을 거의 무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 운항은 여전히 원활하게 정상화되지 못했고, 미·이란 평화협상도 중단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을 연장하겠다고 밝혔지만 미국은 이란 항구 봉쇄를 계속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과거보다 더 대담해졌다. WSJ는 올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하루 최대 상승 5번 가운데 4번이 이번 전쟁 기간에 나왔다고 짚었다. 전쟁 직후 한 30세 개인투자자는 로빈후드 주식을 대거 매수했고, 또 다른 개인투자자는 나스닥100의 3배 수익률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로 갈아탔다. 시장이 빠지면 더 사는 ‘저가매수 본능’이 코로나19 팬데믹과 관세 충격 때처럼 다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관투자자들도 다르지 않았다. 전쟁 발발 이후 미국 3대 지수가 7% 넘게 밀리며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조정 국면에 들어갔지만, 최근 반등은 전쟁 종식 기대보다 기술적 매매의 성격이 강했다고 WSJ는 분석했다. 변동성 확대에 맞춰 주가 하락에 베팅했던 헤지펀드들이 공매도 포지션을 급히 되사들이며 상승을 키웠고, 추세 추종 자금도 뒤따라 유입됐다. 월가에서는 1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기업 이익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도 반등을 떠받쳤다.
다만 이런 낙관이 오래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 WSJ는 휴전이 유지되고 해상 운송이 재개되더라도 올해 남은 기간 에너지 가격이 높게 유지될 수 있고, 전쟁과 경제적 민족주의가 시장을 계속 흔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번 반등은 중동 전쟁의 위험이 사라져서라기보다, 시장이 악재보다 유동성과 반등 본능을 더 믿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21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부터 헤지펀드까지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면서 미국 3대 지수는 전쟁 전 수준을 회복했고, 대형 기술주 7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최근 8거래일 동안 2조5000억달러 늘어났다.
WSJ는 이번 랠리의 핵심 배경으로 시장의 학습효과를 지목했다. 월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 급락이 나타나면 결국 자신의 강경한 방침을 되돌릴 것이라는 기대가 퍼져 있다는 것이다. 실제 원유 파생상품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늘 끝내 물러선다는 이른바 ‘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거래’가 회자됐고, 한 대형 트레이딩 회사 내부 소통방에는 이를 상징하는 타코 이모지가 6주간 100개가량 쌓였다고 WSJ는 전했다.
문제는 시장이 이런 기대에 기댄 채 전쟁의 실물 충격을 거의 무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 운항은 여전히 원활하게 정상화되지 못했고, 미·이란 평화협상도 중단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을 연장하겠다고 밝혔지만 미국은 이란 항구 봉쇄를 계속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과거보다 더 대담해졌다. WSJ는 올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하루 최대 상승 5번 가운데 4번이 이번 전쟁 기간에 나왔다고 짚었다. 전쟁 직후 한 30세 개인투자자는 로빈후드 주식을 대거 매수했고, 또 다른 개인투자자는 나스닥100의 3배 수익률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로 갈아탔다. 시장이 빠지면 더 사는 ‘저가매수 본능’이 코로나19 팬데믹과 관세 충격 때처럼 다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관투자자들도 다르지 않았다. 전쟁 발발 이후 미국 3대 지수가 7% 넘게 밀리며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조정 국면에 들어갔지만, 최근 반등은 전쟁 종식 기대보다 기술적 매매의 성격이 강했다고 WSJ는 분석했다. 변동성 확대에 맞춰 주가 하락에 베팅했던 헤지펀드들이 공매도 포지션을 급히 되사들이며 상승을 키웠고, 추세 추종 자금도 뒤따라 유입됐다. 월가에서는 1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기업 이익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도 반등을 떠받쳤다.
다만 이런 낙관이 오래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 WSJ는 휴전이 유지되고 해상 운송이 재개되더라도 올해 남은 기간 에너지 가격이 높게 유지될 수 있고, 전쟁과 경제적 민족주의가 시장을 계속 흔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번 반등은 중동 전쟁의 위험이 사라져서라기보다, 시장이 악재보다 유동성과 반등 본능을 더 믿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