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항쟁→공산폭동' 조작"…건대항쟁 피해자들, 진실규명 신청

기사등록 2026/04/22 11:12:18

1986년 전두환 정권 시절 1200여명 불법구금 사건

'민주화 항쟁→공산폭동' 왜곡, 피해 24억…규명 신청

"2기 진화위, 불법구금 80명만 인정"…2·3차 신청도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10·28 건대항쟁계승사업회 회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진실과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앞에서 10·28 건대항쟁 명예회복과 진실규명 1차 신청 기자회견 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4.22.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10·28 건대항쟁계승사업회 회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진실과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앞에서 10·28 건대항쟁 명예회복과 진실규명 1차 신청 기자회견 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4.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정혜원 인턴기자 = 1986년 10·28 건대항쟁 피해자들은 당시 사건이 전두환 군사정권에 의해 '용공 폭동'으로 조작됐다며 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을 신청했다.

10·28 건대항쟁계승사업회는 22일 오전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피해자 400여명이 참여한 1차 진실규명 신청서를 제출했다.

건대항쟁은 전두환 정권 시기인 1986년 10월 28일, 26개 대학 학생 2000여명이 건국대에 모여 나흘간 전두환 군사 정권 타도를 외치며 벌인 반독재 시위다. 진압 과정에서 학생 1525명이 연행되고 이 중 1288명이 구속되는 등 사상 최대 규모의 학생운동 진압 사례로 기록됐다.

계승사업회에 따르면 이번 신청에는 당시 20여개 대학 학생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사건의 성격을 '민주화 요구를 억압하기 위한 국가권력의 조작 사건'으로 규정하고 ▲국가에 의한 사건 조작 경위 ▲불법구금·폭행 등 진압 및 조사 과정의 인권침해 ▲피해자 및 가족의 후유 피해 ▲대학 공동체 피해 등에 대한 직권조사를 요구했다.

이들은 "건대항쟁은 민주주의와 정치적 자유를 요구하던 청년 학생들의 정당한 민주화 항쟁이었지만, 당시 전두환 군사정권은 이 민주화 시위를 정치적으로 왜곡하고 탄압하기 위해 '황소30'이라는 작전을 통해 공산혁명 폭동사건으로 규정하고 대규모 공안정국을 조성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 과정에서 항쟁에 참여한 학생들은 자신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공산혁명 난동분자'라는 정치적 낙인을 뒤집어쓰게 됐다"며 "지금까지도 당시 항쟁 참가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정신적 트라우마와 사회·경제적 피해를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10·28 건대항쟁계승사업회 회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진실과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앞에서 10·28 건대항쟁 명예회복과 진실규명 1차 신청 기자회견 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4.22.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10·28 건대항쟁계승사업회 회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진실과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앞에서 10·28 건대항쟁 명예회복과 진실규명 1차 신청 기자회견 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4.22. [email protected]

당시 경희대 사학과 2학년 재학생이었다는 박용익 건대항쟁계승사업회 공동위원장은 "학교가 봉쇄된 채 3박 4일 동안 헬기가 날고 최루탄이 난사되는 전쟁터와 다름 없던 상황이었다"며 "학생들을 곤봉과 군홧발로 두들겨 패며 짐승보다 못한 취급을 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용산경찰서로 연행돼 조사를 받으며 '화염병 던졌냐'는 식의 자백을 강요받고 몽둥이와 발길질로 폭행을 당했다"며 "구치소 구금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최근에도 그 기억으로 인해 잠에서 깨는 등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트라우마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계승사업회는 당시 공권력 투입으로 대학 교육 활동이 중단되고, 건국대가 장기간 '공안 사건의 중심 대학'이라는 사회적 낙인을 감내해야 했다고도 주장했다. 이번 신청에는 건국대가 입은 약 24억원 규모의 재산 피해에 대한 진실규명도 포함됐다.

이들은 기자회견 이후 송상교 진실화해위원장과 만나 국가에 의한 사건 조작 여부와 진압·조사 과정에서의 국가폭력 실태 등을 직권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2기 진실화해위는 지난해 5월 이 사건을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발생한 인권침해'로 판단하고 일부 피해를 인정, 국가에 공식 사과와 피해 회복 조치를 권고한 바 있다.

다만 계승사업회는 "당시 청와대와 국가안전기획부가 1200여명을 구속하라고 지시하는 등 사건 처리에 개입했다는 사실도 밝혀졌으나, (진실화해위는) 80명의 불법구금만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계승사업회는 이번 1차 신청에 이어 추가 피해자를 취합해 2차 신청을 진행하고, 오는 7월에는 당시 구속자 수를 상징하는 1200여명을 모아 대규모 3차 신청을 이어갈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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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항쟁→공산폭동' 조작"…건대항쟁 피해자들, 진실규명 신청

기사등록 2026/04/22 11:12:1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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