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너스 필요 없다" 월가 펀드매니저 밀어낸 AI…8500억 달러 '알고리즘 전쟁'

기사등록 2026/04/21 11:18:17

JP모건·골드만삭스, '인간 분석가' 대신 AI 투자 프로그램 판매 열풍

[뉴욕=AP/뉴시스]월가 트레이더 제임스 콘티가 20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2025.11.21.
[뉴욕=AP/뉴시스]월가 트레이더 제임스 콘티가 20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2025.11.21.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월스트리트의 투자 은행들이 고액 연봉을 받는 펀드매니저 대신 AI와 컴퓨터 알고리즘을 활용한 투자 상품을 앞세워 새로운 돈벌이에 나서고 있다. 인간의 직관보다 빠르고 비용이 저렴한 '기계 투자'에 전 세계 자산가들의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JP모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등 주요 투자은행들이 미리 설정된 규칙에 따라 자동으로 거래를 실행하는 '계량투자전략(QIS)'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과거 헤지펀드들만 사용하던 이 정교한 투자 기법은 이제 연기금과 가문 자산 관리(패밀리 오피스), 일반 고액 자산가들에게까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금융 데이터 분석업체 프리미알랩 조사 결과, 전 세계 은행들이 관리하는 QIS 프로그램 규모는 약 8500억 달러(약 1130조 원)에 달한다. 이는 2020년 3620억 달러에서 5년 만에 2배 이상 급성장한 수치다. 부채를 동원한 레버리지 투자까지 포함하면 실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1조 달러를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된다.

큰손 투자자들이 AI 투자로 발길을 돌리는 핵심 이유는 '속도'와 '비용'이다. 에버코어 ISI의 글렌 쇼어 분석가는 "포트폴리오 매니저와 분석가들은 많은 비용이 들고 보너스도 챙겨줘야 하지만, 컴퓨터는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다. 한 재단 투자책임자는 "시장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인간의 기본 분석에만 의존하는 매니저들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며 "AI 접근 방식이 훨씬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실제 QIS 프로그램은 AI를 동원해 기업의 실적 발표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그 결과에 따라 즉각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미리 방어막을 치는 복잡한 파생상품 거래도 컴퓨터가 알아서 처리한다. JP모건의 경우 관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하며 은행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사업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경고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너무 많은 투자자가 동일한 알고리즘을 사용할 경우 시장의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한꺼번에 매물이 쏟아지며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카이로스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의 라몬 베라스테기 설립자는 "너무 많은 돈이 같은 전략으로 이동하면서 수익 기회가 줄어들고 시장이 과열될 위험이 있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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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 필요 없다" 월가 펀드매니저 밀어낸 AI…8500억 달러 '알고리즘 전쟁'

기사등록 2026/04/21 11:18:17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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