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관세·탈세계화 속 연준 내부선 “지금은 위험한 베팅” 회의론
![[워싱턴=AP/뉴시스]30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가 2011년 11월28일 뉴욕에서 열린 미국외교협회(CFR)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2026.01.31.](https://img1.newsis.com/2026/01/30/NISI20260130_0000964625_web.jpg?rnd=20260131003318)
[워싱턴=AP/뉴시스]30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가 2011년 11월28일 뉴욕에서 열린 미국외교협회(CFR)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2026.01.31.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케빈 워시 후보자가 파격적인 ‘AI 금리 인하론’을 내세우며 상원 인준 청문회 등판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AI가 생산성을 끌어올려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그의 구상은 연준 내부에서조차 거센 회의론에 부딪히고 있어 순탄치 않은 인준·정책 행보가 예상된다.
20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워시는 21일 열리는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자신이 주장해온 AI 기반 금리 인하 논리를 사실상 처음으로 본격 시험대에 올리게 된다.
워시는 지난 1년간 AI 확산이 노동 생산성을 끌어올려 기업이 임금을 더 올리고도 가격을 크게 올리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같은 생산을 더 적은 인력으로 해낼 수 있게 되면 인건비 부담도 낮아져 물가 압력이 줄고, 그만큼 금리 인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그는 지난해 한 금융 팟캐스트에서 공식 지표에 생산성 개선 효과가 늦게 반영되더라도 연준은 선제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결국 베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시와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가장 자주 꺼내든 비교 사례는 1996~1997년 앨런 그린스펀 당시 연준 의장 시절이다. 당시 그린스펀은 인터넷 혁명에 따른 생산성 향상을 근거로 금리 인상 요구를 누르고 금리를 동결했고, 이후 물가 안정과 경기 호황이 이어졌다. 다만 닷컴 버블 과열 우려가 커지자 연준은 1999~2000년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연준 안팎에서는 지금 상황이 당시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은 최근 한 행사에서 워시가 그린스펀만큼의 신뢰를 갖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설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1990년대에는 물가가 2%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에서 금리를 올릴지, 동결할지를 두고 논쟁했지만 지금은 물가가 6년째 연준 목표치 2%를 웃돌고 있다는 점이 결정적 차이로 꼽힌다.
대외 환경도 당시와 정반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1990년대에는 값싼 수입품과 세계무역 확대가 물가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줬지만, 지금은 관세와 탈세계화, 지정학적 충돌이 공급망을 흔들며 비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이란 전쟁은 이런 물가 상방 압력을 보여주는 가장 직접적인 사례로 제시됐다.
연준 인사들은 AI가 아직 물가를 낮추기보다 오히려 단기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설 붐과 전력요금 상승, 주가 강세에 따른 소비 확대가 대표적이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알베르토 무살렘 총재는 이달 연설에서 미래의 생산성 개선을 믿고 금리를 내리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진정한 친성장 기조는 생산성 기대에 기대어 금리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먼저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AI가 실제로 대규모 생산성 혁신을 만들어낼 경우 오히려 중립금리도 올라갈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중립금리는 경기를 과열시키지도, 위축시키지도 않는 기준 수준의 금리를 뜻하는데, 미래 성장 기대가 커질수록 투자 수요가 늘고 저축은 줄어 이 균형 수준 자체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 금리를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과거보다 긴축 강도는 약해질 수 있다.
워시의 논리를 지지해온 인사들 사이에서도 속도 조절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 재무부 고문을 지낸 조지프 라보르냐는 AI가 디스인플레이션을 가져올 가능성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이란 전쟁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연준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WSJ는 워시가 이번 청문회에서 기존의 AI 낙관론을 얼마나 유지할지가 향후 연준의 금리 경로를 가늠할 첫 신호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20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워시는 21일 열리는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자신이 주장해온 AI 기반 금리 인하 논리를 사실상 처음으로 본격 시험대에 올리게 된다.
워시는 지난 1년간 AI 확산이 노동 생산성을 끌어올려 기업이 임금을 더 올리고도 가격을 크게 올리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같은 생산을 더 적은 인력으로 해낼 수 있게 되면 인건비 부담도 낮아져 물가 압력이 줄고, 그만큼 금리 인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그는 지난해 한 금융 팟캐스트에서 공식 지표에 생산성 개선 효과가 늦게 반영되더라도 연준은 선제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결국 베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시와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가장 자주 꺼내든 비교 사례는 1996~1997년 앨런 그린스펀 당시 연준 의장 시절이다. 당시 그린스펀은 인터넷 혁명에 따른 생산성 향상을 근거로 금리 인상 요구를 누르고 금리를 동결했고, 이후 물가 안정과 경기 호황이 이어졌다. 다만 닷컴 버블 과열 우려가 커지자 연준은 1999~2000년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연준 안팎에서는 지금 상황이 당시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은 최근 한 행사에서 워시가 그린스펀만큼의 신뢰를 갖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설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1990년대에는 물가가 2%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에서 금리를 올릴지, 동결할지를 두고 논쟁했지만 지금은 물가가 6년째 연준 목표치 2%를 웃돌고 있다는 점이 결정적 차이로 꼽힌다.
대외 환경도 당시와 정반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1990년대에는 값싼 수입품과 세계무역 확대가 물가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줬지만, 지금은 관세와 탈세계화, 지정학적 충돌이 공급망을 흔들며 비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이란 전쟁은 이런 물가 상방 압력을 보여주는 가장 직접적인 사례로 제시됐다.
연준 인사들은 AI가 아직 물가를 낮추기보다 오히려 단기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설 붐과 전력요금 상승, 주가 강세에 따른 소비 확대가 대표적이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알베르토 무살렘 총재는 이달 연설에서 미래의 생산성 개선을 믿고 금리를 내리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진정한 친성장 기조는 생산성 기대에 기대어 금리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먼저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AI가 실제로 대규모 생산성 혁신을 만들어낼 경우 오히려 중립금리도 올라갈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중립금리는 경기를 과열시키지도, 위축시키지도 않는 기준 수준의 금리를 뜻하는데, 미래 성장 기대가 커질수록 투자 수요가 늘고 저축은 줄어 이 균형 수준 자체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 금리를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과거보다 긴축 강도는 약해질 수 있다.
워시의 논리를 지지해온 인사들 사이에서도 속도 조절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 재무부 고문을 지낸 조지프 라보르냐는 AI가 디스인플레이션을 가져올 가능성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이란 전쟁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연준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WSJ는 워시가 이번 청문회에서 기존의 AI 낙관론을 얼마나 유지할지가 향후 연준의 금리 경로를 가늠할 첫 신호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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