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감미료의 '배신'…자녀 넘어 손주 세대까지 대사 건강 위협

기사등록 2026/04/20 18:00:00

최종수정 2026/04/20 18:22:24

[서울=뉴시스] 제로 식품에서 당류 성분을 대체하기 위해 쓰이는 인공 감미료가 손주 세대의 건강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 제로 식품에서 당류 성분을 대체하기 위해 쓰이는 인공 감미료가 손주 세대의 건강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이기주 인턴 기자 = 설탕을 대체해 '제로 칼로리'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인공감미료가 당사자뿐 아니라 후손의 건강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부모 세대가 섭취한 감미료가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교란하고, 이것이 유전적 경로를 통해 대대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칠레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학술지 'Frontiers in Nutrition'에 발표한 논문에서 수크랄로스와 스테비아가 세대 간에 미치는 영향을 동물실험을 통해 분석했다.

연구진은 쥐 47마리를 세 그룹으로 나눠 각각 일반 물, 수크랄로스가 첨가된 물, 스테비아 용액을 16주간 섭취하게 했다. 이후 교배를 통해 1세대와 2세대(손자 세대)를 확보했으며 이들 자손은 감미료를 전혀 섭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장했다.

생후 20주 시점에서 진행된 분석 결과, 특히 수크랄로스를 섭취한 부모의 후손에서 변화가 두드러졌다. 이들 자손은 장내 염증과 관련된 유전자가 과도하게 활성화됐고, 간에서 지방 대사를 조절하는 유전자 발현은 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장내 미생물 생태계의 교란도 확인됐다. 감미료에 노출된 부모 세대의 후손들은 장 건강 및 대사 조절의 핵심 물질인 단쇄지방산(SCFA) 농도가 낮았고, 장 상피 세포 결합력이 약화되는 등 '장 누수' 위험 지표가 관찰됐다.

스테비아의 경우 수크랄로스보다 영향은 제한적이었지만 자녀 세대에서 일시적으로 장내 염증 관련 유전자 증가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수크랄로스가 체내에서 잘 분해되지 않고 장에 오래 머물며 미생물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는 반면, 스테비아는 빠르게 분해·흡수돼 영향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부모 세대에서 변화한 장내 미생물이 자손에게 전달되며 유전자 발현까지 영향을 미치는 '후성유전학적 메커니즘'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동안 인공감미료는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배출돼 비교적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번 연구는 장내 미생물과 분자 경로를 통해 후손의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당류 감미료의 장기 섭취가 제2형 당뇨병과 뇌졸중 위험 증가와 관련될 수 있다며 체중 감량 목적으로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동물실험에 기반한 만큼 인간에게 직접 적용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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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감미료의 '배신'…자녀 넘어 손주 세대까지 대사 건강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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