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훈풍 타고 순자산총액 사상 첫 400조 돌파
대형사 쏠림 현상 고착화…과장광고·베끼기 논란도 여전
벼랑 끝 중소형사들, '선구안' 앞세운 패시브 공략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지난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2026.04.17. hwa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17/NISI20260417_0021250027_web.jpg?rnd=20260417154858)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지난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2026.04.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순자산 400조원 시대를 열며 전례 없는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다. 정부의 저평가 해소 정책을 기반으로 한 증시 부양이 맞물리면서 시중 자금이 대거 유입된 결과다.
대형사 중심의 시장 구도 속 과장 광고와 보수인하 경쟁 등 논란이 지속되고 있지만, 중소형사들의 질적인 차별화 전략 등이 포착되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모습이다.
삼성·미래 견고한 '양강구도'…점유율 1% 미만 운용사만 14곳
시장의 파이는 커졌지만 과실은 대형사들이 독식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욱 심화했다.
전체 28개 ETF 운용사 가운데 16일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은 162조 9025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28조4099억원으로 두 회사가 전체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구조다.
이어 한국투자신탁운용(30조8420억원)과 KB자산운용(28조8524억원)이 3위 쟁탈전을 벌이고 있으나, 양강과의 격차는 상당하다. 전체 운용사 중 점유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곳이 무려 14곳에 달한다.
이러한 쏠림 현상은 ETF 산업의 구조적 특성에서 기인한다.
ETF는 일반 펀드 대비 보수율이 낮아 전형적인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시장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운용자산(AUM)과 거래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수익을 내기 어려워 막강한 자본력을 토대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유통망을 갖춘 대형사 위주로 재편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쏟아지는 유사상품… 도 넘은 마케팅 병폐도
투자자들의 자금이 손쉽게 몰리는 인덱스나 지수 추종(패시브) ETF 위주로 상품이 쏟아지다 보니, 운용사 간 차별성은 희미해지고 총보수를 내리는 출혈 경쟁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유망 테마가 부상하면 유사 상품이 우후죽순 쏟아지는 이른바 '베끼기' 관행도 여전하다.
최근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 추진을 계기로 우주항공 테마에 자금이 몰리자, 지난 14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우주테크'가 나란히 상장하며 맞불을 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1월 하나자산운용이 '1Q 미국우주항공테크'를 출시한지 반년도 안 된 사이 유사 상품이 시장에 잇따라 출시된 것이다.
경쟁이 과열되며 투자자에게 혼선을 주는 과장 광고 논란도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여겨진다.
하나자산운용은 지난달 26일 '1Q 미국우주항공테크 ETF 스페이스X 편입'이라는 내용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스페이스X 주식을 직접 담은 것이 아니라, 해당 지분을 보유한 미국 ETF(RONB)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어 간접적으로 수익률을 좇는 파생 구조로 확인됐다. 논란이 확산하자 하나자산운용 측은 사과문을 게재하며 진화에 나섰고, 금융 당국 역시 ETF 시장의 과열된 마케팅과 공시 지침 위반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벼랑 끝 중소형사, '액티브' 상품으로 승부수
실제로 액티브 ETF의 성장세는 매섭다.
국내 액티브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 16일 기준 101조418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4일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는데, 불과 2년 사이 40조원 이상이 급증한 규모다.
전체 상품 비중도 2024년 26%(935개 중 239개)에서 올해 27%(1093개 중 299개)로 소폭 늘었는데, 같은 기간 패시브 상품 비중이 1%포인트 줄어든 점과 대조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액티브 시장의 질적 팽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최근처럼 글로벌 변동성이 극심한 장세에서는 기계적으로 지수를 추종하는 것보다 펀드매니저의 기민한 종목 교체와 리스크 관리가 가능한 액티브 상품이 훨씬 매력적인 투자처"라며 "특색 있는 운용 철학을 증명해 내는 중소형사들에게는 기회의 시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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