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후 미분양 3만 가구 돌파…중견 건설사 유동성 '휘청'
유동성 악화→연체율 상승→폐업 증가…구조적 위기 심각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4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설치돼있다. 2024.06.24. kgb@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06/24/NISI20240624_0020390492_web.jpg?rnd=20240624150239)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4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설치돼있다. 2024.06.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지방 분양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분양을 마냥 미룰 수도 없고, 그렇다고 무리하게 분양에 나설 수도 없어요."
지난 10일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지방 분양시장과 관련한 뉴시스 취재진의 질문에 "지방에 사업장이 몰린 중견 건설사들 입장에서 미분양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 분양 시기를 놓고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동성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건설사들은 경영위기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분양 시기와 물량을 보수적으로 조절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건설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가운데, 준공 후 미분양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중견 건설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방을 중심으로 누적된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은 데다 최근 분양 성적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줄도산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2월 말 기준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약 14년 만에 3만 가구를 넘어섰다.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은 전월 대비 36.1%(1140가구) 급증하며 지방을 중심으로 악성 미분양 부담이 빠르게 확대되는 양상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월 대비 0.6%(368가구) 감소한 6만6208가구로 집계됐다. 수도권은 1만7829가구로 0.3%(52가구), 지방은 4만8379가구로 0.6%(316가구) 각각 줄었다. 지역별로는 대구가 4296가구로 가장 많았고, 경남(3629가구), 경북(3174가구), 부산(3136가구), 충남(2574가구), 경기(2359가구), 제주(2213가구), 전남(1926가구)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지방 분양시장은 일부 단지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견 건설사가 시공을 맡은 사업장 대부분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를 제외한 중견 건설사들의 분양 단지는 총 16곳으로, 이 중 1·2순위 청약에서 모집 인원을 모두 채운 단지는 3곳에 불과했다. 미분양 단지의 청약 경쟁률은 대부분 0.1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 그쳤다.
호반건설이 경북 경산시에 공급한 '경산 상방공원 호반써밋 1단지'는 983가구 모집에 221건 접수에 그치며 전 평형이 미달됐다. 특별공급에서도 427가구 모집에 21명만 신청했다. 또 동원건설산업이 인천 중구에 공급한 '오션포레베네스트하우스' 역시 249가구 모집에 47명만 신청해 0.1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중견 건설업계의 유동성 위기도 현실화하고 있다. 은행권 건설업 대출 연체율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IBK기업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중소 건설업 연체율은 1.22%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본격화한 2022년 말(0.40%)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이후 2023년 말 1.14%에 이어 다섯 분기 연속 1%대를 웃돌고 있다.
시중은행 3곳(신한·하나·우리은행)의 중소 건설업 연체율 평균도 지난해 말 기준 0.74%로, 2년 전(0.38%)보다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또 올해 1분기 건설사 폐업 신고 건수는 1088건으로, 지난 2014년 이후 12년 만에 1000건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지방에 쌓인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보다 과감하고 실효성 있는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하는 방식은 단기적으로 일부 물량을 흡수해 악성 미분양 해소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면서도 "수요 위축된 시장 분위기를 근본적으로 회복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9년에는 미분양 주택을 구입할 경우 취득세를 50% 감면하고 양도소득세를 5년간 면제하는 등 강력한 인센티브가 적용된 바 있다"며 "현재와 같은 지방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이와 유사한 수준의 파격적인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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