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10개항' 내용 진실공방…美 "이란 발표안은 쓰레기통에"

기사등록 2026/04/09 11:50:50

이란 발표엔 '농축권 인정·레바논 종전'

美 "농축 없을 것…레바논도 포함 안 돼"

미 이란, 자국 유리한 선전전 벌이는 듯

[워싱턴=AP/뉴시스]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합의한 가운데, 이란이 제시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 기반'으로 인정한 10개 항목의 정확한 내용에 대한 진위 공방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는 모습. 2026.04.09.
[워싱턴=AP/뉴시스]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합의한 가운데, 이란이 제시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 기반'으로 인정한 10개 항목의 정확한 내용에 대한 진위 공방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는 모습. 2026.04.09.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합의한 가운데, 이란이 제시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 기반'으로 인정한 10개 항목의 정확한 내용에 대한 진위 공방이 지속되고 있다.

이란 우라늄 농축권 및 농축 우라늄 비축분 반출 여부를 둘러싸고 벌어질 본격적 종전 협상을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선전전을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이란 공격 2주 중단을 발표하면서 "우리는 이란으로부터 10개항으로 구성된 제안을 받았으며, 이것이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실질적 기반이 된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은 중재국 파키스탄을 통해 각각 15개항과 10개항으로 된 자국 종전 조건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이란 측 10개항을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자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곧바로 "미국이 10개항을 수용하도록 만드는 위대한 승리를 거뒀다"며 10개항의 상세 내용을 공개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발표한 10개항이 자신들이 받아든 10개항과 다른 내용이라는 입장이다.

최고국가안보회의가 발표한 10개항에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인정 ▲우라늄 농축권 인정 ▲모든 제재·자산 동결 해제 ▲전쟁 배상금 지급 ▲레바논 등 모든 전선 종전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미국 언론 보도와 트럼프 행정부 설명을 종합하면 이란이 구성한 10개항은 최소 세 가지다.

액시오스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이집트·튀르키예 등 중재국은 6~7일 미국-이란 사이를 오가며 이란 측 10개항을 고친 수정안을 만들어냈다. 양국이 7일 정오께 합의에 도달하면서 휴전이 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테헤란=AP/뉴시스]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합의한 가운데, 이란이 제시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 기반'으로 인정한 10개 항목의 정확한 내용에 대한 진위 공방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은 이란 측 종전 협상 대표로 거론되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 2026.04.09.
[테헤란=AP/뉴시스]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합의한 가운데, 이란이 제시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 기반'으로 인정한 10개 항목의 정확한 내용에 대한 진위 공방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은 이란 측 종전 협상 대표로 거론되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 2026.04.09.

JD 밴스 부통령은 8일 구체적 설명을 내놨다. 그는 "챗GPT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첫번째 10개항은 곧바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 이후 우리와 파키스탄, 이란 사이의 교섭 과정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두번째 10개항은 훨씬 합리적이었으며, 대통령이 어제 언급한 것은 바로 이 제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번째 버전은 첫번째보다도 더 최대주의적(maximalist)이었으며, 우리는 이것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최고국가안보회의가 7일 발표한 10개항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종전 협상의 핵심 쟁점인 우라늄 농축 문제에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휴전 합의 다음날인 8일 "(이란) 우라늄 농축은 없을 것이며, 미국은 이란과 협력해 깊숙이 묻혀 있는 핵 잔해를 파내 제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이 우라늄을 완전히 포기하는 대가로 제재를 완화해주는 것을 골자로 하는 협상을 예고한 것이다.

그러나 이란은 농축 우라늄 반출은 고려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또 현행 60%인 농축 수준을 최저 1.5% 수준으로 크게 낮출 수는 있지만, 농축 자체를 포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미국 측 조건) 15개항 중 상당수가 이미 합의됐다"고 주장한다. 미국 15개항에는 ▲우라늄 농축 전면 금지 ▲60% 농축 우라늄 450㎏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관 ▲대리세력(proxy) 전략 포기 ▲탄도미사일 사거리·규모 제한 등이 포함돼 있어, 이란이 즉각 거부한 바 있다.

이란이 합의 위반으로 간주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문제에 대해서도, 밴스 부통령은 "이란은 휴전에 레바논이 포함된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는 그런 약속을 하지 않았다"고 공식 부인했다.

오는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미국-이란 종전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양국은 협상 전 수싸움을 이어가는 기류다.

이란 측 대표로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8일 미국의 우라늄 농축권 부정,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지속이 합의 위반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휴전이나 협상은 비합리적(unreasonable)"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 내 협상파로 평가되는 밴스 부통령을 협상에서 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스티브 윗코프, 재러드 쿠슈너와 밴스가 참여할 수 있다"면서도 "밴스는 안전과 보안 문제가 있다"며 불참 가능성을 열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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