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라는데…대기업들 '정년 후 재고용' 너도나도 도입 왜?

기사등록 2026/04/02 14:21:37

LG전자, 정년 후 재고용 첫 도입

현대차·포스코·삼성전자 등 제도화

신입 초임 수준으로 일정기간 계약

"정년 연장보다 인건비 부담 줄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 트윈타워. (사진=업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 트윈타워. (사진=업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대기업을 중심으로 정년퇴직한 근로자를 계약직 직원으로 다시 채용하는 '정년 후 재고용'이 확산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현장에 곧바로 투입할 수 있는 숙련 근로자를 신입 초임 수준의 조건으로 일정 기간 고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근로자 역시 업무 부담은 줄이고, 정년퇴직 후 국민연금 개시 전까지의 소득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정년 연장 법제화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앞으로도 정년 후 단계적·선택적 재고용을 택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전날 노동조합과 임금 및 단체협약 합의를 거쳐 내년부터 정년 후 재고용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문성과 숙련된 기술을 보유한 직원은 본인 희망 여부와 건강 등을 고려해 최대 1년간 더 일할 수 있게 된다.

LG전자 외에도 현재 현대자동차, 포스코, 삼성전자 등이 정년 후 재고용 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0년대 초반부터 퇴직자를 계약직으로 재고용했으며, 2021년 해당 제도를 숙련 재고용 제도로 명칭하고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2014년에는 노사 합의를 통해 퇴직 후 재고용 기간을 최대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했다.

포스코도 기존 선별 재고용에서 퇴직자 전체로 재고용 범위를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임단협에서 3자녀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정년 후 재고용하는 것을 제도화하기로 했다.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양재 사옥. 2025.04.24. jhope@newsis.com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양재 사옥. 2025.04.24. [email protected]
기업들은 근로 현장에 곧바로 투입할 수 있는 숙련 근로자를 신입 초임 수준의 조건으로 일정 기간 고용할 수 있는 만큼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해당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년을 연장하면 기존 근로조건도 그대로 연장돼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커진다"며 "정년 후 재고용 제도를 도입하면 보통 신입 초임 수준이나 정년퇴직 직전 임금의 몇 퍼센트 등으로 계약하게 돼 인건비 부담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AI)이 생산 현장에 적용되면 근로자들의 일자리도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AI나 로봇이 지금 당장 현장에 투입돼 일을 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청년은 줄고, 고령 근로자는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기업들도 고령 인력을 확보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청년 일자리 확대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률적인 정년 연장보다는 정년 후 단계적·선택적 재고용하는 것이 청년층 선호 일자리와 충돌하지 않는 대안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전날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과 '정년 후 계속고용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우재준 의원은 개회사에서 정년 후 재고용에 대해 "정년을 앞둔 근로자의 숙련된 노하우를 활용하는 동시에 기업의 과도한 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층 선호 일자리와도 충돌하지 않는 효과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총 관계자는 "보통 대기업 신입 초임은 30년 이상 근무한 중장년 근로자 연봉과 비교하면 약 3배 정도 차이가 난다"며 "정년 연장이 아닌 재고용 방식을 활용하면 임금 부담이 완화되는 만큼 신규 채용 확대에 있어 조금 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년을 앞둔 근로자 입장에서도 정년 연장 법제화까지는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당장의 소득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정년 후 재고용 제도를 선호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년 연장 법제화는 언제 이뤄질지 모르는데 퇴직 후 국민연금 수령 시기까지 소득 공백이 생긴다"며 "당장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것보다 임금은 좀 낮더라도 계속 근무했던 사업장에서 일하는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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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라는데…대기업들 '정년 후 재고용' 너도나도 도입 왜?

기사등록 2026/04/02 14:21:37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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