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수급 불안에 가격 상승까지…내장·단열재 전년比 30~50% 상승
원자재 품귀→공기·입주지연→지체상금 부담…중견 건설사 부담 가중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4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설치돼있다. 2024.06.24. kgb@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06/24/NISI20240624_0020390493_web.jpg?rnd=20240624150239)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4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설치돼있다. 2024.06.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중동 전쟁 전에는 단열재와 방수재를 주문하면 바로 왔는데, 지금은 현장소장이 직접 제조 공장에 찾아가 읍소해야 물량을 확보할 수 있어요."
지난달 31일 인천의 한 중견 건설사 현장소장 박모(46)씨는 "마감 공사에 필요한 페인트나 접착제도 물량 확보가 들쭉날쭉해 작업 순서를 조정하며 공정 일정을 최대한 맞추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소장은 "중동 전쟁이 더 길어지면 원자재 가격 급등과 품귀 현상으로 일부 현장은 공사를 멈춰야 할지도 모른다"며 "원자재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면 전체 공정이 연기되고, 입주까지 지연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나프타 수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건설업계의 불안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대형 건설사에 비해 현금 흐름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견사들은 건설 원자재 공급난으로 유동성 위기가 한층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조달 지연, 품귀 현상으로 입주가 늦어지면 지체상금 부담과 금융 비용 증가로 재정 압박이 커지기 때문이다.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는 단기간에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원·달러 환율은 1500원 안팎을 오르내리며 건설 원자재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나프타는 플라스틱·합성섬유·합성고무 등 석유화학 산업 전반의 기초 원료다. 건설현장의 필수 원자재인 아파트 내장재와 단열재, 스티로폼(EPS), 우레탄 등은 나프타에서 추출한 폴리우레탄과 폴리스티렌이 주원료다. 나프타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이들 원자재 가격이 전년 대비 30~50% 올랐다.
실제 일부 현장에서는 공정 조정 등으로 공사 일정을 재조정하며, 입주 지연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사업장별로 원자재 수급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부족한 자재를 다른 현장에서 긴급 배분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며 "수급 불안이 장기화하면 공사 지연과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은 일정 지연을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지만, 현금 흐름이 취약한 중견사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융 비용 부담이 겹치면 도산 위험까지 배제할 수 없다"며 "사태가 장기화되면 유동성 압박으로 일부 현장은 공사를 멈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간한 '원유 가격 상승이 건설 생산비용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 50% 상승 시 국내 건설 생산 비용은 1.06%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 대비 토목공사가 유가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제유가 50% 상승에 따른 건축물 생산 비용 상승률은 도로시설 2.93%, 도시토목 2.76%, 하천사방 2.19%, 항만시설 2.03%, 농림수산토목 2.03%로 분석됐다. 반면, 주거용 건물 0.90%, 비주거용 건물 0.80%, 건축보수 0.93%로 1% 미만에 그쳤다.
건산연이 건설 투입 요소 380개 가운데 유가 10% 상승에 영향이 큰 요소를 분석한 결과 경유에 의한 영향이 전체 파급 효과의 35.2%를 차지했다. 이어 레미콘(8.5%), 아스콘 및 아스팔트 제품(8.4%), 도로화물운송서비스(4.2%) 순으로 생산 비용 상승을 견인했다.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원유와 유연탄 가격 급등이 이어질 경우 단순한 원가 상승을 넘어 착공 지연과 건설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하면 레미콘·시멘트·철근 등 주요 건설 자재 가격과 운송비 상승이 전 공정에 걸쳐 비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