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군함 불탈 것" vs "성경적 전쟁"…트럼프 없는 '마가' 행사, 이란 지상전 격론

기사등록 2026/03/30 14:45:31

최종수정 2026/03/30 16:30:25

에릭 프린스 "美 군함 불타는 장면 볼 것" 경고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미국 보수 진영의 최대 행사인 보수주의 정치행동회의(CPAC)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부재 속에 이란 전쟁의 향방을 둘러싼 심각한 내부 분열을 드러냈다.

30일(현지시간) 영국의 가디언에 따르면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에서 열린 올해 CPAC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을 이유로 10년 만에 처음으로 불참한 가운데 진행됐다. 해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승리를 자축하며 치적을 과시하던 행사장은 이번에 대통령 대신 지상군 투입 여부를 놓고 엇갈린 목소리를 내는 '마가(MAGA)' 인사들의 설전으로 가득 찼다.

민간군사기업 블랙워터의 전 CEO 에릭 프린스는 이날 토론에서 이란 지상군 투입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침공을 명령한다면 몇 주 안에 미국 군함이 불타오르는 장면을 보게 될 것"이라며 "사람들은 이 상황에 대해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해군 특수부대(SEAL) 출신인 제이슨 레드먼은 "우리는 이미 시작한 일을 여기서 멈출 수 없다"며 전쟁 완수를 주장했다.

릭 그레넬 전 대사는 지상전 언급을 피하면서도 "나중에 돌아보면 이란 정권이라는 위협을 제거한 것에 대해 신께 감사하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했다. 그러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일부 인사들의 불참과 내부 우려를 의식한 듯 "누가 오지 않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우리는 정책이 옳고, 시작한 일을 끝낼 결단력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행사장 밖의 민심은 더욱 싸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세이며, 전쟁의 영향으로 미국 내 평균 휘발유 가격은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요충지였던 플로리다주의 하원 의석 한 석을 민주당에 내주는 등 패배의 징후가 나타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도 위기감이 고조됐다.

특히 세대 간 시각차는 뚜렷했다. 70~80대 고령층 참석자들은 이란 전쟁을 "성경적인 전쟁" 혹은 "1979년 인질 사건의 복수"로 규정하며 지지를 보냈으나, 10~20대 청년층은 징집 가능성과 경제적 파장을 우려했다. 19세 대학생 존 크리스티는 "이란 국민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바라지만, '미국 우선주의'를 따르지 않는 전쟁은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영원한 전쟁 종식'을 공약으로 내걸고 집권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대규모 지상전의 기로에 서게 된 현재의 상황은 CPAC에 모인 보수층에게도 풀기 어려운 숙제가 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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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군함 불탈 것" vs "성경적 전쟁"…트럼프 없는 '마가' 행사, 이란 지상전 격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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