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호르무즈 위기', 치밀한 외교전략 필요할 때다

기사등록 2026/03/30 10:29:26

최종수정 2026/03/30 11:28:24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동 사태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한국의 외교 전략에도 치밀하고 정교함이 요구되고 있다. 중동 사태가 민감한 사안인 만큼 외교부의 메시지는 신중하다. "중동의 평화, 안정이 대화를 통해서 회복돼야 한다", "조기에 중동 전쟁 상황이 안정화되기를 기대한다"는 외교부 당국자의 말처럼 원칙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지난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긴급 현안질의에서 미국 정부로부터 파병 요청을 묻는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미측과 긴밀한 협의를 해 오는 과정에서 요청이라고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한 답변도 중동 상황이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을 띠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외교적 카드는 현실적으로 '전략적 모호성'에 기울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영국,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주요 국가들과 일본 등 7개국을 중심으로 미국을 지원하는 군함 파견 대신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내고, 한국도 여기에 동참했다.
 
외교부는 다양한 외교채널을 통해 여러 국가들과 소통하고 있다. 조현 장관은 최근 한 달 간 전쟁 당사국인 미국과 이란의 외교장관 뿐만 아니라 독일, 프랑스,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 사우디, 쿠웨이트 등 10개국 이상의 서방·걸프국가 등 외교장관들과 통화하며 중동 정세를 논의했다. 조 장관은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 협의체(G7)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미국, 프랑스, 우크라이나 등 8개국 대표들과 회담하고 중동 정세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다만 외교가에서는 전략적 모호성은 결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는 얘기가 나온다. 다양한 선택지를 열어두고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계산된 전략에 가깝다는 것이다. 전략적 모호성을 통해 외교적 유연성을 발휘하기 위한 공간을 확보하되 소극적 대응은 지양하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동 사태가 불거진 후 각국이 철저하게 손익을 따져가며 총성 없는 외교전을 펼치는 상황에서 우리도 국익 극대화를 위한 치밀한 외교 전략이 필요할 때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기자수첩]'호르무즈 위기', 치밀한 외교전략 필요할 때다

기사등록 2026/03/30 10:29:26 최초수정 2026/03/30 11:28:24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