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AP/뉴시스] 최근 중동발 원재료 수급 불안으로 비닐봉지 가격이 폭등하며 소상공인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2026.03.27.](https://img1.newsis.com/2025/03/31/NISI20250331_0000222282_web.jpg?rnd=20250331224621)
[타이베이=AP/뉴시스] 최근 중동발 원재료 수급 불안으로 비닐봉지 가격이 폭등하며 소상공인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2026.03.27.
[서울=뉴시스]서영은 인턴 기자 =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글로벌 석유화학 공급망을 강타하며 대만 전역에 비닐봉지 수급 비상이 걸렸다. 원자재 수급 불안을 틈탄 유통업체들의 매석 행위까지 겹치며 민생 경제가 큰 혼란에 빠졌다.
26일 중국시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만 남부 가오슝 지역을 중심으로 비닐봉지 가격이 통제 불능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가오슝 난쯔구와 메이눙에서는 비닐봉지 한 묶음(10개입) 가격이 불과 이틀 만에 160대만달러(약 7,500원)에서 300대만달러(약 1만 4,000원)로 90% 가까이 폭등했다.
이외에 빨대, 염화비닐수지(PVC) 수도관 등 주요 원자재 및 관련 제품 가격도 최소 20~30% 올랐다. 석유화학 원료 대란으로 공급 물량 생산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특히 현장에서는 "재고가 떨어지면 더 이상 팔 물건이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1일 타이난에서 생활용품과 철물을 판매하는 천은진은 "지난주부터 비닐봉지 가격을 한 번에 5대만달러(약 210원)씩 인상했다"며 "과거 인상폭이 0.5~1대만달러(약 20~40원)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이례적인 폭등"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공급업체로부터 테이프, 장갑, 옷걸이, 쓰레기봉투 등의 수급이 끊길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비닐봉지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물량을 확보하려는 시민들이 몰리며 매장 곳곳에는 "재고 소진 시 판매 종료"라는 안내문이 내걸렸다.
서민 경제의 핵심인 외식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타이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왕소화는 "전쟁 여파로 포장재 원가 감당이 안 돼 50대만달러(약 2100원) 미만 결제 시에는 비닐봉지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며 손님들에게 장바구니 지참을 당부하는 실정이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대만 정부도 긴급 대응에 나섰다. 추추후이 대만 경제부 산업발전서장은 "일부 중간 유통업체들이 가격 상승을 노리고 고의로 출하를 늦추거나 가격을 조작하는 정황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경찰 및 공정거래위원회와 합동으로 매장과 창고를 점검하며 적발 시 엄중 처벌할 방침이다.
동시에 공급 물량 확보를 위해 주요 석유화학 기업의 해외 수출을 일시 중단하고 국내 생산 물량을 최우선으로 배정하는 강수를 뒀다. 궁밍신 대만 경제부장은 "에너지 안보를 위해 평소보다 두 배 비싼 가격으로 액화천연가스 물량을 추가 확보하는 등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비닐봉지 등 일회용품에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건축 자재, 자동차 부품 등 플라스틱을 소재로 하는 산업 전반의 제조 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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